회귀한 백수의 게이트 노다지 독점: 빙제의 각성

11화: 빙제의 각성
사흘 뒤,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 앞.
서유진은 주먹을 움켜쥔 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주치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차트를 몇 번이나 재확인하며 중얼거렸다.
"기적입니다……. 괴사해가던 심장 세포들이 완전히 원래 기능을 되찾았습니다. 종양 수치도 정상이고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죠?"
의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유진은 품속에 있던 빈 유리병을 만지작거렸다.
태현이 준 푸른 액체, 그 신비한 물약이 동생 민우를 죽음의 문턱에서 낚아챈 것이 분명했다.
민우는 사흘 만에 일반 병실로 옮겨져 스스로 숟가락을 들 수 있을 만큼 회복했다. 동생이 환하게 웃으며 "누나, 나 이제 안 아파."라고 말하는 순간, 유진의 심장은 강태현이라는 사내에게 완전히 묶여 버렸다.
약속은 지켜졌다. 이제 유진이 약속을 지킬 차례였다.
오후 2시, 각성자 협회 강남 측정소.
대격변이 일어난 지 겨우 나흘째였지만, 급히 문을 연 측정소는 각자의 초자연적인 능력을 확인하려는 인파로 미어터지고 있었다.
태현과 유진은 구석진 벤치에 앉아 있었다.
"서유진 씨. 측정기 위에 올라가면 심장에 모인 마력을 최대한 가라앉히고, 아주 얇은 실오라기 하나만큼의 마력만 흘려보내세요."
"제 힘을 감추라는 말씀인가요?"
"네. 대기업 길드나 정부에 눈도장을 찍히면 온갖 귀찮은 감시와 계약 분쟁에 휩싸입니다. 우리의 무기는 철저한 정보 통제와 숨겨진 이권의 선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유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동자에 깃든 푸른빛이 차분하게 사그라들었다.
"서유진 씨, 측정실로 입장하세요!"
안내원의 지시에 유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커다란 유리 구체 모양의 마력 측정기 앞으로 걸어갔다. 구체에 손을 얹자, 측정기가 희뿌연 에테르 빛을 발산했다.
위이이잉.
구체 내부의 눈금이 서서히 올라가다 멈췄다.
[마력 수치: 12]
[임시 랭크: F급 마법사 계열]
측정관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F급이시네요. 마력 형태는 약간의 한기(寒氣) 속성. 몸 건강히 하위 던전이나 보급 스태프로 일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다음 분 들어오세요."
F급 헌터 서유진. 그것이 공식적인 그녀의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태현의 시야 속에서 움직이는 '지배의 계약' 전용 투명 스크린의 수치는 완전히 달랐다.
[계약 부하: 서유진 (각성 상태)]
- 실제 마력 등급: C급 (지속적 성장 중)
- 고유 속성: 절대 영도 (SSS급 잠재성)
- 코어 상태: 빙황(氷皇)의 핵 활성화 완료.
"완벽합니다."
측정실을 나오는 유진을 향해 태현은 엷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세상은 그녀를 비웃는 F급으로 보겠지만, 태현은 이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전략 병기를 품에 안은 것이나 다름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