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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너머의 침입자31화

평행선 너머의 침입자

평행선 너머의 침입자

31화: 밤의 거래

민아의 좁은 원룸 방 안은 칠흑 같은 어둠에 싸여 있었다.

도윤은 창문 밖 가로등 불빛이 커튼 틈새로 새어 들어오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며, 젖은 수건으로 뺨의 핏자국을 훔쳤다. 대학가 주변은 순찰차들의 사이렌 소리로 여전히 술렁이고 있었고, 진짜 임도윤의 이름은 뉴스 속보와 SNS를 타고 흉악 살인마의 대명사로 낙인찍혀 있었다.

바로 그 찰나, 침대 머리맡에 놓여 있던 민아의 스마트폰이 징잉, 징잉 하고 진동하기 시작했다.

액정 화면에 뜬 번호는 공란이었지만, 도윤은 즉각 그것이 가짜의 신호임을 깨달았다.

민아가 떨리는 손으로 스피커폰 통화를 수락했다.

가짜의 여유롭고 서늘한 음성이 좁은 원룸 안에 흘렀다. 가짜는 도윤이 민아의 방에 숨어들 것까지 완벽히 짐작하고 있었다.

"원하는 게 뭐야. 기계도 다 훔쳐 갔으면서 왜 자꾸 전화를 걸어?"

도윤이 억눌린 분노를 토해냈다.

수화기 너머의 가짜가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대안?"

가짜의 제안은 파격적이고 기괴했다.

도윤은 순간 흔들렸다.

가짜의 말대로라면, 자신이 이 차원을 포기하고 Beta 차원으로 추방되는 대가로 부모님과 민아는 누명과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민아는 다급하게 도윤의 팔을 흔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도윤아, 속지 마! 저쪽 세계는 이미 뉴스에서 봤듯이 경찰 수색 영장이 발부된 파멸의 지옥이잖아! 게다가 들었던 그 무서운 Gamma의 수색대까지 널 노릴 거야!"

민아의 외침이 수화기 너머로 전달되자, 가짜는 낮게 조소했다.

도윤은 침묵 속에서 노트북의 잔여 전파 로그를 훑어보았다.

그는 가짜의 이 솔깃한 회유가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기만책임을 즉각 간파했다. 가짜는 도윤을 Beta 차원의 경찰 수사망과 Gamma의 차원 제거 부대(Gamma-03)가 득실거리는 함정으로 던져버려 소멸시키고, 자신은 Alpha 차원의 임도윤으로 합법적이고 안락하게 살아갈 마지막 덫을 놓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도윤은 이 제안을 역이용하기로 했다.

"……좋아, 거래에 응하지."

도윤이 짐짓 꺾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았어. 그리로 갈게."

도윤이 전화를 끊었다.

민아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도윤아, 진짜로 그 지옥으로 가겠다는 거야?!"

"아니."

도윤의 안경 렌즈 뒤 눈동자가 밤의 어둠 속에서 날카롭게 빛났다.

"가짜가 거래를 위해 새벽 2시에 게이트를 켜두고 동조 좌표를 고정하겠다고 했어. 그렇다는 건, 그 시간 동안 기계 창고의 방어망이나 경계가 느슨해지고 그놈도 기계 제어에 온 신경을 쏟아야 한다는 뜻이야. 그 틈이 우리가 가짜의 아지트를 습격해 싱크로 기계를 빼앗고 포털을 완전히 박살 낼 유일한 기회야."

도윤은 민아와 함께 가짜를 역으로 낚아챌 3부 탈환 작전의 설계를 시작했다.

밤의 거래는 양쪽 모두 서로를 파멸시키기 위해 파놓은 이중의 덫이었고, 새벽 2시의 시한폭탄 도화선은 소리 없이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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