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평행선 너머의 침입자30화

평행선 너머의 침입자

평행선 너머의 침입자

30화: 사면초가

"움직이지 마!"

최 경위의 다급한 고함과 함께 로비의 긴장감은 임계점을 돌파했다.

피투성이 올리브색 맥코트를 걸치고 계단에서 들이닥친 진짜 도윤과, 진짜 도윤의 깨끗한 옷을 입고 민아의 목에 칼을 겨눈 가짜 도윤. 형사들의 권총 총구가 두 명의 똑같은 임도윤을 번갈아 가리키며 세차게 흔들렸다.

가짜 도윤은 미친 듯이 웃으며, 훔쳐 간 싱크로 장치의 주파수 증폭 다이얼을 한계까지 강제로 비틀어 돌렸다.

지이이이이이잉-!

기계 내부의 과부하 주파수가 물리적인 고주파 충격파로 변환되어 로비의 대기를 갈랐다. 형광등 유리가 쩍 갈라지며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고, 로비 한구석에 설치되어 있던 소형 분전반에서 강렬한 불꽃이 튀며 검은 연기가 뿜어 나왔다.

"으악!"

강력한 전자기 충격(EMP)으로 형사들의 전자 장비와 최 경위의 무전기가 폭발하듯 쇼트가 났고, 순간적으로 로비 전체가 암흑과 검은 연기 속에 잠겼다.

가짜 도윤은 그 혼란을 틈타 민아를 최 경위 쪽으로 세차게 밀쳐버린 뒤, 깨진 뒷유리창 문을 뚫고 빗속의 캠퍼스 밖으로 유유히 달아났다.

"민아야!"

도윤은 쓰러지는 민아를 붙잡아 안았다. 최 경위와 형사들은 연기 속에서 기침을 터뜨리며 가짜가 도망친 뒷유리창 쪽으로 달려갔다.

위우우우웅-! 위우우우웅-!

그때, 제3공학관 건물 밖에서 수십 대의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개 떼처럼 울려 퍼졌다.

강북서 본서의 기동 타격대와 무장 경찰들이 지원 요청을 받고 건물을 에워싸고 있는 소리였다. 그들은 안에서 벌어진 평행 우주의 미스터리를 알지 못했다. 그들의 지시 사항은 오직 하나, '피의자 임도윤(올리브색 맥코트를 입은 흉악 살인마)'을 현장에서 사살하거나 체포하라는 명령뿐이었다.

진짜 도윤은 지금 가짜가 입고 다니던 그 피 묻은 올리브색 맥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이대로 밖으로 나간다면 지원 나온 무장 경찰들의 총구에 사정없이 난사당할 터였다.

"임도윤! 일단 피해!"

최 경위가 연기 속에서 소리쳤다.

"본서 기동대는 널 보면 즉시 발포할 거다! 가짜가 도망친 틈을 타서 지하 보일러 통로로 빠져나가!"

"하지만 반장님은요?!"

"난 여기서 본서 병력의 진입을 지연시키며 시간을 벌겠다! 어서 가!"

민아는 도윤의 손을 세차게 잡아끌었다.

"도윤아, 이쪽이야! 날 따라와!"

민아는 3년 동안 이 건물을 드나들며 익혀둔 제3공학관 지하지도와 미로 같은 배수 통로를 꿰뚫고 있었다. 도윤은 민아의 손에 이끌려 로비 지하의 어둡고 습한 배관실 통로를 통해, 경찰의 포위망을 극적으로 피해 건물 밖 캠퍼스 서편 야산 구석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폭우는 멈추지 않고 쏟아졌고, 캠퍼스 사방에는 경찰들의 확성기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가득했다.

도윤은 졸지에 경찰과 살인마 가짜 모두에게 쫓기는 절체절명의 '사면초가' 신세가 되었다.

민아는 도윤을 이끌고 대학가 외곽에 위치한 자신의 좁은 원룸 자취방으로 은밀히 피신했다. 자취방의 불을 끄고 커튼을 굳게 친 채, 두 사람은 젖은 몸을 웅크리고 숨을 몰아쉬었다.

도윤은 떨리는 손으로 머리의 피를 닦아냈다.

"가짜가 싱크로 기계까지 가져갔어…… 게이트는 이제 완벽하게 열릴 거야."

"도윤아, 정신 차려."

민아가 도윤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쥐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살인마가 네 인생을 훔치게 놔둘 순 없어. 최 경위님이 시간을 벌어주시는 동안, 가짜가 훔쳐 간 오리지널 싱크로 장치를 역으로 해킹하거나 랩실의 헬름홀츠 코일 장치를 오버로드시켜서 포털을 차단할 계획을 세워야 해. 가짜를 그 틈새로 다시 밀어 넣어버리는 거야."

도윤은 민아의 맑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모두가 자신을 가짜로 믿고 쫓는 최악의 고립 속에서, 민아의 변함없는 믿음이 그의 무너진 심장을 강하게 다시 지탱해 주었다. 사면초가의 막다른 골목에서, 진짜 임도윤은 가짜의 위선을 깨부수고 소중한 이들을 구하기 위한 최후의 3부 반격 작전을 조용히 가동하기 시작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