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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너머의 침입자27화

평행선 너머의 침입자

평행선 너머의 침입자

27화: 민아의 의심

제3공학관 1층 로비의 백색 형광등 아래, 폭우에 젖은 채 들어선 최 경위와 강민아는 다급하게 사방을 둘러보았다.

"도윤아!"

민아가 로비 구석의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는 도윤을 보고 소리쳤다.

그는 도윤의 안경을 쓰고, 도윤의 젖은 셔츠와 바지를 입은 채 머리에 가벼운 상처를 치료하는 듯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있었다. 가짜 도윤이었다. 가짜는 그들이 4층 랩실로 올라가기 전, 기습적으로 1층에서 합류하여 선수를 친 것이었다.

가짜 도윤은 민아를 보자마자 황급히 일어나 다정한 걱정이 가득 서린 눈빛으로 그녀를 부축했다.

"민아야! 무사했구나…… 다친 데는 없어? 내가 쫓아가다가 그놈을 놓치고 여기서 머리를 다쳤어. 반장님, 죄송합니다."

그의 연기는 완벽했다. 목소리의 억양, 소심하게 어깨를 웅크리는 행동거지까지 진짜 도윤의 페르소나를 완벽히 모방하고 있었다. 최 경위는 긴장해 있던 어깨를 약간 풀며 도윤의 머리 상처를 살폈다.

"그놈은 놓쳤나? 지독한 새끼로군. 일단 4층 랩실로 올라가서 상황을 정리하고, 너희 둘 다 경찰서로 임시 신변보호를 위해 동행한다. 밖은 아직 위험해."

"예, 반장님. 그러는 게 좋겠습니다."

가짜 도윤이 도윤의 말투로 차분하게 대꾸했다.

그들은 경찰의 호위 하에 1층 매점 앞 대기실로 이동하여 간단히 안정을 취하기로 했다. 최 경위는 형사들에게 4층 랩실 수색을 지시한 뒤, 매점 자판기에서 캔음료와 견과류가 가득 든 에너지바 세 개를 뽑아와 민아와 가짜 도윤에게 건넸다.

"밤새 고생들 했다. 이거라도 좀 씹으면서 진정해라."

"아, 감사합니다."

가짜 도윤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포장지를 뜯어 호두와 아몬드가 촘촘히 박힌 에너지바를 한 입 크게 베어 물고 우작우작 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벤치 옆에서 캔커피를 쥐고 지켜보던 민아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차갑게 굳어졌다.

민아의 뇌리 속에 번개 같은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대학 1학년 시절, 동아리 MT에서 진짜 임도윤은 땅콩 소스가 묻은 월남쌈을 한 입 먹었다가 기도 폐쇄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와서 구급차에 실려 가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도윤은 초콜릿이나 과자를 살 때도 뒷면의 '견과류 함유 성분'을 극도로 꼼꼼하게 확인하는 지독한 견과류 알레르기 환자였다. 민아는 도윤과 3년 동안 매일 랩실을 쓰며 그의 그런 체질적 특징을 누구보다 정밀하게 숙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앞의 도윤은 아몬드와 땅콩 분태가 가득 든 초코바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씹어 삼키고 있었다.

"도윤아."

민아가 심장의 격렬한 고동을 억누르며 차분하게 물었다.

"너…… 견과류 알레르기는 어쩌고 그걸 그렇게 잘 먹어? 너 땅콩 한 톨만 먹어도 숨 막혀서 쓰러지잖아."

가짜 도윤의 턱관절이 일순간 딱 멈췄다.

그의 눈동자가 안경 렌즈 뒤에서 0.1초의 짧은 시간 동안 가차 없이 흔들렸다. 가짜는 도윤의 뇌와 학술적 지식, 기억 정보의 일부를 해킹하듯 폰을 통해 복제했으나, 진짜 도윤이 가진 육체적 체질 정보와 알레르기 반응 같은 미세한 바이오 메커니즘까지는 완벽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 그거?"

가짜 도윤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에너지바를 내려놓았다.

"최근에 면역 치료를 받아서 조금은 괜찮아졌어. 요새는 소량은 먹어도 반응이 안 오더라고. 걱정해 줘서 고마워, 민아야."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

하지만 민아는 확신했다. 면역 치료 같은 소리는 터무니없는 헛소리였다. 도윤은 불과 지난주에도 랩실에서 과자를 고를 때 "견과류 섞인 공장에서 제조"라는 문구만 보고도 과자를 민아에게 줘버렸던 지독한 결벽증 상태였다.

눈앞의 존재는 임도윤이 아니었다. 0.01%의 틈을 뚫고 도윤의 옷을 입고 도망친 살인마 괴물이었다.

민아는 캔커피를 쥔 손에 힘을 주며, 가짜 도윤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등 뒤쪽으로 손을 뻗어 최 경위의 옷자락을 살며시 잡아당겼다.

그리고 최 경위가 의아한 눈빛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순간, 민아는 극도로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미세하게 가로저으며, 가짜 도윤의 주머니 속에 삐져나온 '도윤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짜의 붉은 진흙이 묻은 흉기 냄새)'를 가리켰다.

최 경위의 베테랑 형사 특유의 안광이 순식간에 날카롭게 조여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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