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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에 갇힌 소년7화

정오에 갇힌 소년

정오에 갇힌 소년

7화: 이름을 잃는다는 것

이름을 잃는다는 말은 처음엔 비유처럼 들렸다.

하지만 다음 루프에서 박소라의 출석번호가 사라졌다.

담임은 출석부를 넘기다 멈칫했다.

"오늘 결석... 아니, 이상하네. 우리 반이 원래 서른한 명이었나?"

교실이 술렁였다. 서진은 곧장 뒤를 돌아봤다. 소라는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보지 않았다. 짝꿍이었던 학생은 빈자리처럼 소라의 책상 위에 자기 가방을 올려놓았다.

소라가 작게 말했다.

"나 여기 있는데."

아무도 듣지 못했다.

서진과 이수, 민재만 그녀를 보고 있었다.

쉬는 시간, 네 사람은 옥상 문 앞 계단에 모였다. 소라는 자신의 학생증을 내밀었다. 이름 칸이 비어 있었다. 사진도 흐려져 있었다.

"이게 이름을 잃는 거야?"

민재가 이를 악물었다.

"장난 아니잖아."

이수는 소라의 손을 잡았다.

"아직 우리는 널 알아. 박소라. 미술부. 파란색 샤프를 쓰고, 점심시간에 늘 우유를 남겨."

소라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런 걸 왜 기억해?"

"기억하려고 봤으니까."

서진은 주먹을 쥐었다. 백도겸은 경고했다. 다섯 번째를 찾으면 한 명은 이름을 잃는다고. 그런데 아직 다섯 번째를 찾지도 않았는데 소라가 지워지고 있다.

"도겸을 찾아야 해."

"어디서?"

"정오 전에 운동장에 나타났어. 우산을 들고."

네 사람은 수업을 빠지고 시계탑으로 향했다. 해온고의 시계탑은 본관과 별관 사이, 오래된 느티나무 옆에 서 있었다. 평소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낡은 구조물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탑 아래에는 작은 철문이 있었다. 자물쇠는 녹슬었지만, 손잡이에는 최근 누군가 만진 듯한 물기가 남아 있었다.

서진이 문을 당겼다.

덜컥.

잠겨 있었다.

"비켜."

민재가 근처 화단에서 벽돌을 집어 들었다.

"야, 그건 좀..."

"내 친구가 사람들한테 없는 애 취급당하는데 학교 기물 걱정하게 생겼냐?"

벽돌이 자물쇠를 내리쳤다. 쇳소리가 운동장에 울렸다. 세 번째로 내리쳤을 때 자물쇠가 부러졌다.

문 안쪽은 좁고 어두운 계단이었다. 축축한 먼지 냄새가 났다. 벽에는 누군가 손톱으로 긁은 글자가 이어져 있었다.

나는 여기 있었다.

내 이름은 지워졌다.

정오를 믿지 마라.

소라가 숨을 삼켰다.

계단 끝에는 작은 방이 있었다. 방 한가운데에는 멈춘 시계 장치가 있었고, 그 아래 낡은 책상이 놓여 있었다. 책상 위엔 학생 수첩 여러 권이 쌓여 있었다.

이수가 첫 권을 펼쳤다.

"1999년... 강유현."

다음 권.

"2006년 백도겸."

서진은 맨 아래 수첩을 꺼냈다. 표지는 거의 썩어 있었다. 이름 칸에는 검은 잉크가 번져 있었다. 그 옆에 사진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 시계탑 앞에서 웃고 있는 여학생. 교복은 지금과 달랐다.

사진 뒤에는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첫 번째 죽음은 추락이 아니었다.

갑자기 방 안의 시계 장치가 움직였다.

딸깍.

계단 아래에서 백도겸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들어가면 안 됐어."

그는 검은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이제 탑이 너희 이름을 알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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