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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대공과의 이혼은 거절합니다6화

괴물 대공과의 이혼은 거절합니다

괴물 대공과의 이혼은 거절합니다

6화: 진정차의 효능

창가의 깨진 화분에는 손톱보다 작은 새잎이 올라와 있었다.

세리아나는 그 잎을 오래 내려다보았다. 잎맥은 아직 흐렸고 줄기는 조금만 건드려도 꺾일 것처럼 가늘었다. 그래도 살아 있었다.

대공성에 온 뒤 그녀가 본 것들 중 가장 작고 가장 분명한 생명이었다.

미나는 찻잔을 들고도 한참 망설였다.

"정말 우려도 되겠습니까?"

"진하게는 안 됩니다."

"예. 아주 연하게만 하겠습니다. 하지만 대공 전하께 올렸다가 아무 효과가 없으면..."

"효과가 없는 것도 확인입니다."

미나는 그 말을 이해하려 애쓰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세리아나는 새잎 하나를 전부 따지 않았다. 끝이 조금 벌어진 잎 가장자리만 아주 작게 떼어 냈다. 미나는 그것을 더운물에 담그고 물빛이 변하기 전에 곧바로 건져 냈다.

차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옅었다.

맑은 물 위에 희미한 풀빛이 한 번 스친 정도였다. 향도 거의 없었다. 다만 세리아나에게는 검게 썩은 뿌리 냄새가 조금 걷힌 것이 느껴졌다. 완전히 깨끗하지는 않았다. 흙 밑에서 올라오는 눅눅한 냄새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래도 전과는 달랐다.

세리아나는 손목을 감싼 리본을 누르지 않으려 애썼다.

누르면 미나가 볼 것이다.

"미나."

"예, 대공비 전하."

"이 차는 내가 강제로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대공 전하께서 거절하시면 그대로 물릴 겁니다."

"예."

"그리고 보관실에서 본 일은 아직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말하지 않겠습니다."

미나의 대답은 빨랐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빠른 대답만은 아니었다. 세리아나는 그 차이를 알아차렸다.

누군가가 곁에 서겠다고 하는 일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세리아나는 찻잔을 받았다.

"가겠습니다."

카시안의 집무실 앞에는 아르덴이 서 있었다.

그는 세리아나의 손에 들린 잔을 보고 아주 짧게 눈을 내리깔았다.

"대공비 전하."

"대공 전하께서 계십니까?"

"계십니다. 다만 밤 이후 통증이 아직 남아 계셔서..."

안쪽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오게 해."

아르덴은 더 말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집무실은 어두웠다. 촛불은 켜져 있었지만 창가의 검은 유리가 빛을 삼켰다. 책상 위에는 펼쳐진 보고서가 있었고 그 위에 찍힌 붉은 인장들이 마른 피처럼 보였다.

카시안은 책상 옆에 서 있었다.

앉아 있지 않은 것은 앉을 수 없기 때문처럼 보였다. 손등에는 희미한 비늘 자국이 남아 있었고 목덜미 위로 검은 선이 아주 옅게 떠 있었다.

그는 찻잔보다 먼저 세리아나의 얼굴을 보았다.

"무슨 일이지."

"진정차입니다."

카시안의 시선이 찻잔으로 내려갔다.

"누가 만들었지."

"미나가 우렸고 재료는 오늘 살린 약초입니다."

살린.

그 단어에 카시안의 눈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네가 마신 것은 아니겠지."

"아닙니다."

"억지로 한 일인가."

"아닙니다."

세리아나는 잔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드셔도 되고 거절하셔도 됩니다. 다만 이 약초가 대공 전하의 밤 이후 통증에 쓰였다고 들었습니다. 확인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카시안은 오래 말이 없었다.

"나를 치료하겠다는 말은 아니군."

"치료라고 부르기에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세리아나는 그의 손등을 보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눈은 자꾸 그쪽으로 갔다. 비늘 자국 사이의 피부가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 통증이 없는 사람의 손이 아니었다.

"하지만 통증을 조금 덜 수 있다면, 그 정도는 확인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카시안은 잔을 들었다.

아르덴이 한 발 움직였지만 멈췄다. 카시안이 손짓으로 막았기 때문이다.

"독은 아니겠지."

"그럴 생각이었다면 더 쉬운 방법을 찾았을 겁니다."

아르덴이 숨을 삼켰다.

카시안은 아주 희미하게 입꼬리를 움직인 듯했다. 웃음이라고 하기에는 짧았다.

"그렇겠군."

그가 차를 마셨다.

찻잔이 비는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세리아나는 숨을 죽였다. 문밖의 미나도 숨을 죽이고 있을 것이다. 촛불만 아주 작게 흔들렸다.

잠시 뒤, 카시안의 손이 책상 모서리를 움켜쥐었다.

아르덴이 다가가려 했다.

"전하."

"기다려."

카시안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감았다. 목덜미의 검은 선이 한 번 꿈틀거렸다. 세리아나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다가가려다 멈췄다.

계약서의 문장들이 떠올랐다.

묻지 않는다.

명령하지 않는다.

억지로 쓰지 않는다.

그 조항은 카시안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세리아나에게도 필요했다.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 손을 뻗기 시작하면, 그녀는 스스로를 멈출 수 없게 될 것이다.

세리아나는 손을 내렸다.

카시안의 숨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손등의 비늘 자국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장 끝의 갈라진 선 하나가 옅어졌다. 목덜미를 조이던 검은 선도 조금 느슨해졌다.

카시안이 눈을 떴다.

"통증이..."

그는 말하다가 멈췄다.

세리아나는 대신 묻지 않았다.

카시안은 그 침묵을 알아들었다.

"줄었다."

아르덴의 얼굴이 굳었다.

카시안은 빈 찻잔을 내려놓았다.

"아주 조금이다."

"조금이면 충분합니다."

"충분하지 않다."

"오늘 확인할 일에는 충분합니다."

카시안은 세리아나를 보았다.

"우연이라고 하기는 어렵군."

세리아나는 그 말을 조용히 받았다.

칭찬도 아니고 고백도 아니었다.

그러나 인정이었다.

"대공 전하께서 인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있다."

카시안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네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내가 본 것이 착각이 아니라는 것. 그건 인정해야 한다."

세리아나는 리본 아래 손목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인정은 무서웠다.

쓸모를 인정받는 순간, 사람은 도구가 되기 쉬웠다. 베르딘에서는 늘 그랬다. 쓸모가 있으면 붙잡혔고 쓸모가 없으면 버려졌다.

카시안은 그녀의 얼굴을 보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힘을 내게 내놓으라는 뜻은 아니다."

세리아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계약은 유효하다."

"알고 있습니다."

"네가 원하지 않으면 아무도 묻지 못한다. 나도."

그 말은 전보다 조금 더 무거웠다.

차 한 잔이 실제로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희망은 사람을 예의 없게 만들 수 있었다. 카시안은 그 사실을 아는 얼굴이었다.

세리아나는 처음으로 의자를 보았다.

"앉으셔도 됩니다."

카시안이 눈살을 찌푸렸다.

"명령인가?"

"권유입니다. 서 계신 것이 아파 보입니다."

아르덴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카시안은 잠시 세리아나를 보다가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아주 작은 행동이었지만 집무실의 공기가 달라졌다.

세리아나는 그제야 말했다.

"약초 보관실을 정식으로 살피게 해 주십시오."

아르덴이 고개를 들었다.

"대공비 전하, 그곳은 서쪽 회랑과 가깝습니다."

"그래서 보아야 합니다."

카시안의 눈이 차가워졌다.

"위험하다."

"알고 있습니다."

"알면서도 가겠다는 건가."

"지금 이 차가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었다면, 그곳의 오염도 대공 전하의 통증과 관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건 네가 떠안을 일이 아니다."

"대공성의 약초가 병드는 것은 대공비가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세리아나는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능력 때문이 아니라 지위 때문이라고.

카시안은 그 차이를 들었다.

오래 침묵한 뒤, 그가 말했다.

"혼자 가지 마라."

"예."

"아르덴에게 보고하고 미나 외에 믿을 수 있는 하녀 둘을 붙여라."

"예."

"그리고 누구도 네게 힘을 쓰라고 명령하지 못한다. 약초 하나라도."

세리아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 조건이라면 받겠습니다."

아르덴이 깊게 고개를 숙였다.

"내일 아침 열쇠를 준비하겠습니다."

카시안은 아직 찻잔을 보고 있었다. 빈 잔 바닥에 연한 풀빛이 한 줄 남아 있었다.

"세리아나."

그가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세리아나는 고개를 들었다.

"네 힘은 거짓이 아니다."

짧은 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목 안쪽이 막혔다.

세리아나는 그것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면 더 조심히 쓰겠습니다."

카시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은 허락처럼 들렸고 경고처럼도 들렸다.

방을 나서자 미나가 복도 구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눈이 잔뜩 커져 있었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조금 줄었다고 하셨습니다."

미나의 입술이 떨렸다.

"정말요?"

"정말입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과장해서 말하지 마세요."

"예. 절대 그러지 않겠습니다."

미나는 두 손을 꼭 모았다. 이번에는 두려움보다 안도에 가까웠다.

세리아나는 복도를 걸으며 손목을 느꼈다. 리본 아래 반점은 작게 욱신거렸다. 마치 방금의 인정이 그녀의 몸 안에서도 대가를 요구하는 것처럼.

그러나 오늘 얻은 것도 있었다.

카시안의 통증이 아주 조금 줄었다.

그는 그녀를 믿었다.

그리고 내일, 세리아나는 약초 보관실의 문을 정식으로 열 수 있게 되었다.

검은 흙은 아직 그 안에 있었다.

그녀가 살아남기 위해 확인해야 할 것도,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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