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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대공과의 이혼은 거절합니다37화

괴물 대공과의 이혼은 거절합니다

괴물 대공과의 이혼은 거절합니다

37화: 검은 밀랍선

황후궁 보존 칙서는 아직 열리지 않았고 그 봉투에도 검은 밀랍선이 있다.

로젤린의 펜끝이 그 문장을 받아 적자 환영회장의 촛불이 낮게 흔들렸다. 붉은 장정 위에 놓인 흰 봉투는 지나치게 깨끗했다. 은색 압인은 황후궁의 표식이었지만 그 둘레를 감은 검은 선은 세리아나가 이미 알고 있는 냄새를 품고 있었다.

엔반의 예비 명령서와 이름 없는 수행원의 소매 끝에서 맡았던 냄새였다.

그 냄새가 손목 아래 반점을 찔렀다.

황도 문서 관리인이 붉은 장정을 앞으로 내밀었다.

"칙서는 황후궁 명의입니다. 낭독을 지연하실 수 없습니다."

"낭독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세리아나는 봉투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낭독 전에 봉투의 외부 표식을 검증하겠다고 했습니다."

마르셀 라운이 웃었다.

"황후궁 압인을 의심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은색 압인이 아니라 검은 밀랍선을 확인합니다."

"봉합선입니다. 칙서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무엇으로부터 보호하는지 먼저 기록해야겠습니다."

세리아나는 미나에게 눈짓했다. 미나는 젖은 천을 두 손으로 들고 다가왔다. 손끝은 떨렸지만 천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봉투를 만지지 않고 검은 밀랍선 아래 공기만 스치듯 적셨다.

약초 잎이 그 위에 닿았다.

잎맥이 곧장 검게 굳었다.

검은 밀랍선 위로 가느다란 글자가 번졌다.

반점 보유자 황실 보존 인계.

회장 안에서 낮은 소란이 일었다.

카시안의 손등에서 비늘이 날카롭게 일어났다.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세리아나의 옆에서 주먹만 움켜쥐었다.

세리아나는 손목의 통증을 삼키지 않았다.

"기록하세요. 황후궁 보존 칙서 봉투의 검은 밀랍선이 젖은 천과 약초 잎에 반응했다. 문구는 반점 보유자 황실 보존 인계."

문서 관리인의 얼굴이 굳었다.

"인계는 보호 절차의 표현입니다."

"그 보호 대상이 누구인지 말하십시오."

"반점 보유자입니다."

"이 회장에서 반점 보유자로 분류하려는 사람이 저입니까."

문서 관리인은 답하지 않았다. 마르셀이 대신 나섰다.

"대공비 전하의 몸에 나타난 반응은 이미 공개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황후궁은 그런 반응을 방치하지 않습니다."

"방치와 인계는 다릅니다."

세리아나는 로젤린을 보았다.

"황도 의전관 대리 마르셀 라운은 대공비의 몸에 나타난 반응을 근거로 황후궁 인계를 보호 절차라고 설명했다. 대공비 본인의 동의는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

"전하."

마르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공개 증인들 앞에서 칙서를 열면 모든 절차가 분명해질 겁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열기 전에 묻습니다."

세리아나는 사비에를 향했다.

"공개 입회 전환이 이어진 상태에서 칙서를 열면 어떻게 됩니까."

사비에는 낡은 서식 묶음을 품에 안고 있었다. 그의 손이 종이 가장자리를 움켜쥐었다.

"옛 하부문 방식에서는 봉투의 봉합선이 먼저 입회자를 셉니다. 공개 장소에서 열리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침묵이 절차 안정성으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동의가 아니라 안정성."

"예. 하지만 이후 문구가 동의처럼 쓰일 수 있습니다."

세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록하세요. 공개 입회 전환 상태에서 칙서 개봉은 참석자의 침묵을 절차 안정성으로 기록할 위험이 있다. 대공비는 침묵하지 않았다."

카시안이 낮게 말했다.

"나도 침묵하지 않는다."

그의 목소리는 회장 끝까지 닿았다.

"발레리우스 대공은 이 칙서가 세리아나 베르딘의 동의 없이 효력을 얻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마르셀의 시선이 카시안의 비늘로 향했다.

"대공 전하께서는 지금 흥분 상태이십니다."

"기록해라."

카시안은 로젤린을 보지 않고 말했다.

"목덜미가 아프다. 검은 밀랍선을 부수고 싶은 충동이 있다. 사람을 공격하고 싶은 충동은 없다."

세리아나는 그 말을 받았다.

"그리고 그 진술은 발작 기록이 아니라 증인 진술입니다."

로젤린의 펜이 빠르게 움직였다.

문서 관리인의 손은 붉은 장정 위에서 굳어 있었다. 그는 봉투 끈을 풀려던 자세 그대로 멈췄다.

세리아나는 봉투 가장자리를 보았다. 은색 압인 안쪽에 아주 얇은 그림자가 있었다. 흰 종이가 겹친 곳에 감춰진 선이었다.

"미나. 봉투 안쪽 가장자리만."

"예."

미나는 이번에도 봉투를 열지 않았다. 젖은 천 끝으로 접힌 종이의 틈 아래를 받쳤다. 약초 잎 하나가 그 위에 놓였다.

이번에는 글자가 더 느리게 올라왔다.

공개 입회 성립 시 반점 보유자 인계 동의 추정.

헬라가 작게 숨을 삼켰다.

사비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동의 추정이라니."

세리아나는 손목의 열을 누르며 말했다.

"추정은 동의가 아닙니다."

마르셀이 차갑게 답했다.

"법문에서는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법문으로 쓰려면 원문과 출처와 적용 대상을 밝혀야 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것은 봉투의 검은 밀랍선입니다."

세리아나는 붉은 장정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 카시안도 같은 선으로 움직였다.

"칙서는 열겠습니다. 그러나 효력 낭독이 아닙니다. 원문 보존 검증으로 한정합니다."

문서 관리인이 급히 말했다.

"그런 방식은 없습니다."

"그런 방식이 없다면 방금 이 봉투에 숨긴 방식도 없어야 합니다."

회장 안이 조용해졌다.

세리아나는 로젤린에게 말했다.

"기록하세요. 대공비는 칙서 개봉을 효력 낭독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목적은 원문 보존 검증과 봉합선 출처 확인이다."

아르덴이 앞으로 나와 붉은 장정 아래 보존 천을 새로 깔았다. 대공가 인장이 천의 왼쪽에 찍혔다. 로젤린은 황실 보존 인장을 오른쪽에 찍었다.

두 인장 사이에 검은 밀랍선의 그림자가 가늘게 떠올랐다.

그림자에는 촛농 냄새와 썩은 뿌리 냄새가 섞여 있었다.

세리아나의 반점이 더 깊게 뛰었다.

이번에는 카시안의 목덜미도 반응했다. 검은 선이 피부 아래에서 천천히 올라왔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세 번째 촛불 때의 냄새와 닮았다."

세리아나는 고개를 돌렸다.

"단 향입니까."

"아니다. 더 젖었다. 흙 속에서 초를 태운 냄새다."

미나가 젖은 흙이 든 작은 그릇을 내밀었다. 세리아나는 흙을 봉투 옆 보존 천 위에 조금 떨어뜨리게 했다. 약초 잎이 닿자 검은 밀랍선 그림자가 흙 쪽으로 휘었다.

새 문구가 떠올랐다.

서쪽 온실 하부 보존실.

저주 반응 시료 보관.

카시안의 숨이 멎었다.

그 말은 발작보다 깊었다. 괴물이라 불린 몸이 누군가에게는 시료였다는 뜻이었다.

세리아나의 속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기록하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황후궁 보존 칙서 봉투의 검은 밀랍선 그림자는 젖은 흙과 약초 잎에 반응해 서쪽 온실 하부 보존실 및 저주 반응 시료 보관 문구를 나타냈다."

마르셀이 즉시 말했다.

"낡은 창고명일 뿐입니다. 대공성에는 폐쇄된 온실과 하부 보관실이 여럿 있겠지요."

"저주 반응 시료라는 창고명도 흔합니까."

마르셀은 답하지 않았다.

사비에가 떨리는 손으로 서식 묶음을 넘겼다.

"서쪽 온실 하부라는 표기는 옛 배수로 도면의 하부 격실과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존실이라는 말은 치료원이 아니라 시료나 표식을 보관하는 방에 더 가깝습니다."

아르덴의 눈이 어두워졌다.

"폐온실 아래라면 대공성 안입니다."

"성 안에 숨긴 겁니다."

세리아나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자기 목소리에 분노가 실렸다는 것을 알았다.

카시안은 그녀보다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자기 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 방을 부수고 싶다."

로젤린의 펜이 멈칫했다.

카시안은 다시 말했다.

"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는 않다. 지금 내가 부수고 싶은 것은 밀랍선과 그 문구다."

세리아나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기록하세요. 대공 카시안 발레리우스는 서쪽 온실 하부 보존실 문구에 반응했으나 사람을 공격하고 싶은 충동은 없고 밀랍선과 문구를 부수고 싶은 충동만 있다고 진술했다."

마르셀이 낮게 웃었다.

"대공 전하의 진술이 계속 같은 방식으로 준비되어 있군요."

"그렇습니다."

세리아나는 그를 똑바로 보았다.

"누군가가 발작으로 기록하려는 것을 매번 진술로 바꾸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문서 관리인이 봉투를 끌어안으려 했다. 아르덴이 한 걸음 앞으로 섰다.

"봉투는 보존 천 위에 두십시오."

"황후궁 물품입니다."

"검은 밀랍선이 대공성 내부 은거처 표식과 반응한 순간부터 증거입니다."

아르덴의 목소리는 부드럽지 않았다.

그때 문턱 밖에 세워 둔 이름 없는 수행원 중 뒤쪽 사람이 소매를 움켜쥐었다. 아주 작은 움직임이었다. 세리아나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소매를 펴세요."

수행원은 멈췄다.

"지금."

헬라가 기사들에게 눈짓했다. 기사는 수행원을 붙잡지 않았다. 다만 보존 선을 더 좁혔다. 수행원은 결국 소매 끝을 열었다.

작은 열쇠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열쇠 머리에는 별 모양과 아래로 꺾인 선이 새겨져 있었다. 금속 틈새에는 검은 밀랍이 아주 얇게 끼어 있었다.

미나가 젖은 천을 대자 열쇠의 홈에서 검은 글자가 번졌다.

하부 보존실 임시 개방.

환영회장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마르셀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세리아나는 천천히 말했다.

"기록하세요. 입장 보류 중인 이름 없는 수행원의 소매에서 별 모양과 아래로 꺾인 선이 새겨진 열쇠가 떨어졌다. 열쇠는 하부 보존실 임시 개방 문구에 반응했다."

문서 관리인이 낮게 말했다.

"그 열쇠가 이 칙서와 관련 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같은 검은 밀랍선, 같은 문구 계열, 같은 장소명입니다."

세리아나는 붉은 장정과 열쇠 사이를 보았다.

"충분히 함께 보존할 이유가 있습니다."

카시안이 말했다.

"서쪽 온실 하부를 봉쇄한다."

세리아나는 곧바로 덧붙였다.

"대공비 감금이나 환영회 중단이 아니라 증거 은거처 보존을 위한 봉쇄로 기록합니다. 환영회장은 계속 공개 증거 보존 장소로 둡니다."

카시안은 그녀를 보았다. 짧고 깊은 시선이었다.

"그렇게 기록해라."

로젤린의 펜이 움직였다.

세리아나는 봉투를 향해 마지막으로 말했다.

"황후궁 보존 칙서의 효력은 보류합니다. 원문은 열지 않은 상태로 보존합니다. 봉투와 검은 밀랍선, 이름 없는 수행원의 열쇠, 서쪽 온실 하부 보존실 문구는 하나의 증거 묶음으로 둡니다."

마르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대공비 전하께서는 황후궁 칙서를 거부하신 겁니다."

"아닙니다."

세리아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제 동의를 훔치는 봉합선을 거부했습니다."

그 순간 환영회장 바닥의 검은 선이 다시 움직였다. 대공가 인장과 황실 보존 인장 사이에서 멈췄던 선이 이번에는 중앙이 아니라 서쪽 문을 향해 꺾였다.

밝은 대리석 위로 새 글자가 떠올랐다.

저주 반응체 회수 준비.

카시안의 손이 세리아나의 앞이 아니라 옆에서 멈췄다.

세리아나는 그 손을 보았다가 서쪽 문을 향해 시선을 들었다.

폐온실 아래 어딘가에서 누군가 아직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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