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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96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96화: 호적(護籍)의 제안과 마도문(魔導門)의 고집

혈귀마장의 목이 영주시 성문 위에 걸렸다는 급보는 무림맹(武林盟) 수뇌부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마교의 오대마장 중 한 명이 단 하루 만에 목이 잘렸다고?"
"그것도 단전이 없는 남궁세가의 서자 남궁혁, 아니 마도문주 혁이 이끄는 군세에 삼백여 혈귀들과 함께 증발했다더군!"

무림맹의 주류 장로들은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들이 마교의 공세에 연패하며 절망에 빠져있던 그때, 무시당하던 신흥 문파인 마도문은 마교의 정예 부대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었다. 이는 무림맹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기도 했으나, 동시에 전세를 바꿀 유일한 구원의 동아줄이기도 했다.

무림맹은 즉각 제갈세가의 전령을 통해 혁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담은 격서를 보냈다.

[마도문주 혁을 무림맹 선봉대(先鋒大)의 총대장으로 임명하며, 호북지부의 모든 무인 통제 권한을 일임하겠다. 마도문이 맹의 핵심 군세로 참여한다면, 전쟁 후 무도(魔導)를 무림맹의 공식 정종 무학으로 선포하고 가문과 문파의 지위를 명문 정파에 준하게 보장하겠다.]

제갈운이 격서를 전달하며 혁의 안색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혁 문주, 무림맹이 제시한 조건은 파격적입니다. 총대장의 지위라면 문주님의 뜻대로 호북성 무인들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습니다."

혁은 격서를 대충 훑어보고는 탁자 위에 툭 던졌다. 그의 입가에는 냉소적인 웃음만이 걸려 있었다.

"맹의 장로들이 여전히 영악한 머리를 굴리는군."
혁이 말했다.
"선봉대의 총대장이라는 것은 결국 나를 앞세워 마교의 가장 강한 벽과 생사를 겨루게 만들고, 자신들의 정예 병력은 뒤에서 소모를 아끼겠다는 얄팍한 계산이다. 그리고 비무를 마쳐야 무도를 인정해 주겠다는 말 역시, 승리가 확실시될 때 숟가락을 얹겠다는 심보지."

"하지만 문주님, 마교의 침공은 중원 전체의 생사가 달린 일입니다."
화수련이 우려 섞인 어조로 말했다.

"협력은 하겠소. 하지만 내 수하들은 마도문의 깃발 아래 움직일 뿐이며, 맹의 부패한 원로들의 명령에 복종할 일은 단 1푼도 없소. 전령에게 돌아가 전하시오. 마도문은 내 방식대로 호북을 지킬 것이니, 맹은 자신들의 머리나 간수 잘하라고 말이오."

혁의 단호한 거절에 제갈운은 깊은 한숨을 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혁은 한 가문의 영웅이나 맹의 도구가 될 생각은 없었다. 그는 마도문이라는 독자적인 세력의 절대자로 오뚝 서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다차원의 전쟁을 종식시키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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