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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9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9화: 이중 성좌(星座)의 탄생

소가주 처소 창공각의 공기는 얼음장보다 차가웠다.
마태식이 집법당으로 끌려가 전 재산을 몰수당하고 지하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들은 남궁위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서랍장을 부수어버렸다.

콰장창!

"쓰레기 서자 놈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되려 꼬리를 잡히다니! 내 밑에 쓸모없는 버러지들만 가득하구나!"

남궁위가 씩씩거리며 으르렁거렸다.
마태식이 가지고 있던 장부에는 그간 자신이 사적으로 운용한 자금 내역이 일부 적혀 있었다. 다행히 심복 중의 심복을 보내 꼬리를 잘라 자신에게까지 수사가 뻗치지는 않았으나 외당에서의 영향력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모든 파문의 배후에 그가 '쓰레기'라 불렀던 셋째 서자, 남궁혁이 있었다.

"그놈의 등 뒤에 분명히 누군가 있다. 가문 내에 내 자리를 노리는 녀석 중 한 놈이 혁이를 장기말로 쓰고 있는 거야."

그때, 음침한 그림자 속에서 또 다른 인물, 남궁위의 사촌동생이자 외당 무사들의 우두머리 중 하나인 ‘남궁민(南宮敏)’이 걸어 나왔다.

"형님, 너무 노여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어찌 되었든 보름 뒤에는 가문 제자들의 실력을 겨루는 ‘연무관 비무’가 열립니다. 가법에 따라 서자들 역시 강제 참가 대상입니다. 놈의 배후가 누구든 간에, 비무대 위에서 합법적으로 목숨을 끊어놓으면 그만입니다."

"비무대 위에서는 가주의 감시도 느슨해지지. 하지만 놈이 남궁표를 단 두 수 만에 쓰러뜨렸을 만큼 만만치 않은 힘을 지녔다."

"걱정 마십시오. 외당 제자들 중 최고 실력자인 ‘남궁철(南宮鐵)’을 대전 상대로 붙여두었습니다. 이미 그에게 삼류에서 일류로 도달할 수 있는 비약(秘藥) ‘소환단(小還丹)’을 내렸으니 비무대 위에서 남궁혁의 사지를 찢어버릴 것입니다."

남궁위의 입가에 잔혹한 미소가 번졌다.
"좋다. 이번 연무관 대련에서 그 쓰레기의 목줄기를 완전히 끊어버려라. 가문의 법 아래에서 말이다."


세가의 수뇌부가 피비린내 나는 판을 짜는 동안, 별채의 혁은 조용히 폭풍전야의 고요를 즐기고 있었다.

마당 한구석에서는 소소가 땀방울을 흘리며 혁이 가르쳐준 ‘마도 조식법’을 수련하고 있었다.
그녀의 주변으로 은은하고 맑은 기운이 순환하고 있었다. 몸 안에 오랫동안 묵어 있던 한독(寒毒)은 완전히 씻겨 나갔고 단전 부근에는 삼류 초입에 달하는 깨끗한 진기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다.

혁은 소소의 변화를 지켜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누님의 자질이 생각보다 훌륭하군. 내 조식법과 기혈 순환이 결합되니 성장 속도가 일반 무인의 몇 배는 빠르다. 머지않아 스스로를 지킬 힘을 갖추게 될 터.’

이제 소소에 대한 걱정은 한시름 놓았다. 혁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오늘 밤이 바로 2서클 마나 하트를 전개할 디데이었다.

방 안에는 적양초를 삼켜 정제해 둔 붉은 기운과, 그간 꾸준히 모아둔 자연계의 마력이 팽팽하게 긴장하고 있었다. 혁은 가부좌를 틀고 심장 주변의 마나 하트를 강하게 고동시켰다.

쿵! 쿵! 쿵!

심장 박동이 빨라질 때마다, 푸른 마력의 흐름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그리며 박동하기 시작했다.

‘마법 제2공식: 영혼의 궤도를 확장하고, 두 번째 서클을 성립하라.’

그의 정신력이 마나 소용돌이의 중심을 움켜쥐었다.
1서클 마나 하트 주변으로, 또 다른 차원적 고리가 형성되기 위해 마력 입자들이 기하학적 문양으로 재배열되기 시작했다.

"으윽……!"

체내의 압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찌릿한 전류가 흘렀다. 세포들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담기 위해 스스로를 깨부수고 재조합하는 고통이었다.

하지만 혁의 이성은 차가운 얼음처럼 냉정했다.
그는 요동치는 마력을 제어하며 심장 옆 가상의 차원 공간에 두 번째 원(Circle)의 궤도를 안착시켰다.

두 개의 원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공명을 시작했다.

위이이이잉-

방 안의 공기가 가볍게 떨리며, 대기 중의 마력 입자들이 소용돌이치며 혁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의 등 뒤로 보이지 않는 거대한 마력의 후광이 잠시 비쳤다 이내 사라졌다.

2서클 마나 하트(Two Circle Mana Heart)의 탄생이었다.

혁은 눈을 떴다.
그의 시야는 전과 비할 바 없이 투명하고 맑아져 있었다.
마나 감지의 반경은 십 보에서 삼십 보(약 27미터)까지 비약적으로 확장되었고, 감지 범위 내에 있는 생명체들의 호흡과 미세한 기의 흐름까지 입체적으로 뇌리에 그려졌다.

그는 손을 뻗어 허공을 가볍게 휘저었다.

‘환영 분신(Mirror Image).’

팟-

그의 곁에,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허영(虛影) 두 개가 신기루처럼 솟아올랐다. 단순한 환각이 아니었다. 혁의 마력이 실려 있어 체온과 미세한 공기의 흔들림까지 그대로 흉내 내는 정교한 2서클 환영 마법이었다. 일류 무사들이 사용하는 ‘분신술’의 극의와 유사한 원리였다.

이어서 그는 문 옆에 놓여 있던 무거운 놋쇠 대야를 응시했다.

‘소염력(Lesser Telekinesis).’

스스슥-

그가 손을 대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야가 소리 없이 허공으로 이 장(약 6미터) 가량 떠올랐다. 혁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대야는 허공을 선회하다 조용히 제자리로 내려앉았다.

"2서클이 되니 물리 법칙에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 있는 마법의 폭이 훨씬 넓어졌군."

혁은 주먹을 쥐었다.
마력을 몸의 물리적 힘으로 변환하는 속도와 밀도 역시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이제는 나뭇가지가 아닌 맨손으로도 강철을 부러뜨릴 수 있는 '원소 검강(Elemental Blade)'을 전개할 수 있었다.

똑, 똑.

방문 너머로 조심스러운 소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혁아, 자니?"

혁은 서서히 마력을 거두며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긴장된 표정의 소소가 가문의 붉은 서찰 하나를 들고 서 있었다.

"방금 집법당의 하인이 가져왔어. 내일 아침, 연무관 비무대회가 시작된대……."

서찰에는 남궁혁의 이름과 함께, 첫 대전 상대로 외당의 신진 고수인 ‘남궁철’의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소소는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혁의 소매를 붙잡았다.

"혁아, 정말 괜찮을까? 남궁철은 외당에서 손꼽히는 난폭한 자야. 소공자 남궁위의 수하로 일하고 있대……."

혁은 서찰을 받아 들며 잔잔하게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마, 누님. 내일 비무대 위에서 다치는 사람은 내가 아닐 테니까."

그의 목소리에는 흔들림 없는 확신이 서려 있었다.

2서클 마도사의 탄생.
그리고 내일 시작될 연무관 비무.
이제 가문의 쓰레기라 천대받던 소년이, 남궁세가의 심장부에서 전대미문의 마법 무공으로 천하를 경악시킬 시간이었다. 혁은 어둠이 깔린 비무장의 방향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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