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85화: 장경각(藏經閣)의 비밀과 북쪽의 마정(魔晶) (3부 완결)
무당파 장경각(藏經閣).
수백 년간 정종 무공의 비급과 천하의 온갖 비사(秘史)가 기록된 서적들이 빽빽하게 꽂힌 거대한 탑.
혁은 장문인 진현도인의 특별 허가를 받아, 이틀 동안 장경각 내부에 틀어박혀 고대의 서책들을 탐독했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5서클(5th Circle) 돌파를 위한 고농도의 '마력원(Magic Source)'의 위치를 찾는 일이었다.
5서클에 오르면 대지 전체를 진동시키고, 대형 기후를 변화시키는 원소 폭발 마법들과 함께 검의 궤적에 원소를 융화시키는 '원소검강(Element Blade-gang)'의 완벽한 구사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5서클을 이루기 위해서는 천풍옥 수준의 보석 몇 개 이상의 고밀도 마나 결정체가 필요했다.
혁은 먼지가 자욱하게 쌓인 고대의 기행록(奇行錄) 한 권을 펼쳤다.
[…북해(北海)의 얼어붙은 얼음 궁전, 북해빙궁(北海冰宮)의 지하 만년한빙 동굴에는 수백 년마다 한 번씩 천지의 한빙(寒冰) 기운이 응축되어 푸른빛을 발하는 신비로운 얼음 보석이 맺힌다 하니, 이를 '북해마정(北海魔晶)'이라 칭한다. 영물은 온도가 절대 영도에 가까워 닿기만 해도 기혈을 얼리나, 그 안에 응축된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혁의 은빛 눈동자가 번뜩였다.
북해마정.
무림인들에게는 기혈을 얼려 죽이는 치명적인 한독(寒毒)의 보석이겠지만, 마법사인 혁에게는 수백 년간 응축된 고순도의 '얼음 속성 고위 마정석(High Ice Mana Crystal)'임이 틀림없었다.
"북해빙궁인가…… 기어코 중원의 끝자락까지 나아가야겠군."
혁은 책을 덮고 장경각을 나왔다.
무당파의 정기 비무대회는 천하 영웅들 속에 마도문(魔導門)의 위엄을 완벽하게 깊이 새겨 넣은 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마도문은 이제 신흥 명문정파로서 중원 무림 전체에 그 이름을 확고하게 각인시켰다.
혁과 소소, 남궁백, 그리고 신룡대원들은 무당파 장문인과 천풍검객 백은찬의 배웅을 받으며 무당산을 내려왔다.
마도문으로 귀환한 혁은 즉시 훗날 다가올 마교(천마신교)와의 피할 수 없는 대전쟁을 앞두고, 수하들의 훈련을 더욱 다그쳤다. 동시에 소소에게 가공할 속도로 생산해 내는 마나 영약들을 복용시키며 가문의 안전한 수비를 구축하도록 명령했다.
"누님, 그리고 백아. 나는 당분간 북해(北海)로 기나긴 여정을 떠날 것이오."
혁이 절벽 끝에서 차가운 북풍을 바라보며 선언했다.
"문주님, 북해빙궁은 강호인들의 발길이 닿기 힘든 험난한 빙설(冰雪)의 땅입니다. 동행하게 해주십시오!"
남궁백이 간청했다.
"아니다. 너희들은 이곳 마도문의 앵커 결계를 지키며, 흑월교와 마교의 기습에 대비해라. 북해의 여정은 내 혼자 텔레포트와 비행 마법을 응용해 신속하게 다녀올 것이다."
혁의 단호한 지시에 그들은 묵묵히 주군의 뜻에 따르기로 맹세했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 4서클의 마나 서클을 가슴팍에 두른 혁의 신형이 북쪽의 얼어붙은 하늘을 향해 바람처럼 소리 없이 솟구쳐 올랐다. 5서클 대마도사로의 도약과, 천마를 맞이할 마도문의 거대한 승천이 북해의 차가운 눈바람 속에서 새로운 대서사시의 막을 올리고 있었다.
[3부 완결 - 무협 세계에 울려 퍼지는 마법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