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81화: 장문인(掌門人)의 결단과 백은찬(白恩燦)의 등단
"모두 검을 거두어라!"
무당장문인 진현도인의 사자후가 태극광장 전체를 뒤흔들었다. 그의 온몸에서 화경(化境) 극의의 정순한 진기가 뿜어져 나와, 계율당 장로 도인들의 칼끝을 강제로 누르고 뒤로 물러서게 만들었다.
진현도인은 단상 앞으로 걸어 나와 검선도인을 노려보았다.
"계율당주 검선! 그대는 비무의 승패가 엄연히 갈렸음에도 가문의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려 무당의 계율을 더럽히려 했소. 이는 장문인의 권한을 침해하고 무림의 예법을 저버린 행위요!"
"장문인! 저자의 힘은 이교의 사술이 틀림없소! 당장 제압하지 않으면……!"
검선도인이 억울한 듯 항변했으나, 진현도인의 눈빛은 단호했다.
"닥치시오! 무당파는 오행의 맑은 진기를 쫓는 곳이거늘, 혁 문주가 부린 뇌전과 방어막 어디에 사악한 탁기가 있단 말이요? 그대의 눈에는 탐욕만이 가득 차 정작 힘의 실체를 보지 못하는구려!"
그때, 오천여 명의 무림인들 사이에서 허름한 삼베 도포를 입은 중년 사내 한 명이 껄껄 웃으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장문인의 혜안이 눈부시구려. 무당의 계율당이 이토록 속물적인 줄은 몰랐소만, 다행히 무당의 기둥이 완전히 썩지는 않았군."
그 사내의 등장에 무당파 원로들과 천하 영웅들의 눈이 크게 번뜩였다.
"저, 저 사내는…… 천풍검객 백 대협이 아닌가!"
"무림십대고수 중 하나인 천풍검객이 이곳에 왜?"
백은찬은 비무대 위에 서 있는 혁을 향해 고개를 살짝 까딱이고는 단상 위의 진현도인을 바라보았다.
"진현 장문인. 나 천풍검객 백은찬이 증언하겠소. 내 몇 날 전 마도문주와 직접 손을 나누어 보았소. 그분의 바람 검술은 내 천풍검을 아득히 초월하는 맑고 정순한 이치를 품고 있었소. 만약 저자의 힘이 이단의 마공이라면, 바람의 정기를 쫓는 나 또한 사도라 불려야 마땅할 것이오."
십대고수 중 하나인 천풍검객 백은찬의 보증.
이보다 더 강력한 신뢰의 방어막은 없었다. 광장의 모든 장로와 가주들은 더 이상 혁의 무공에 대해 이단이라 시비를 걸 수 없었다.
검선도인은 얼굴이 붉다 못해 파랗게 질려 자리에 주저앉았고, 남궁세가의 독고 부인 역시 사태가 완전히 뒤틀렸음을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다.
Notice: 진현도인은 혁을 행해 포권을 올리며 엄숙하게 사과할 채비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