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78화: 제왕(帝王)의 장법과 무형(無形)의 족쇄
콰아아아앙-!
남궁철의 천중벽력참이 비무대 중앙을 강타했다.
그러나 그 서슬 퍼런 검날이 닿은 곳은 혁의 머리가 아닌, 그의 눈앞에 솟구쳐 오른 오각형의 투명한 은빛 마력 막이었다. 4서클의 극의를 담은 '마나 실드(Mana Shield)'였다.
엄청난 충격음과 함께 기파가 사방으로 튕겨 나갔으나, 혁의 은빛 장막은 실금 하나 가지 않은 채 공중에서 잔잔히 진동할 뿐이었다. 오히려 무지막지한 반발력에 남궁철의 손목뼈가 저릿해지며 뒤로 세 걸음 물러서야 했다.
"이, 이게 어찌 된 강기(罡氣)란 말이냐! 초일류 고수의 진기 장막보다 견고하다니!"
남궁철이 황당한 듯 소리쳤다.
그는 물러서자마자, 검을 옆으로 누이며 비전 장법인 '제왕풍뢰장(帝王風雷掌)'을 전개했다. 양손바닥에서 세찬 풍압과 함께 파란색의 뇌전 형태를 띤 진기 불꽃들이 폭풍처럼 뿜어져 나왔다. 손바닥이 혁의 가슴팍을 향해 쇄도했다.
하지만 혁은 그저 조용히 오른손을 아래로 지긋이 내리눌렀다.
"그라비티(Gravity) - 포커스 캐스팅(Focus Casting)."
쿵-!
남궁철의 머리 바로 위 허공이 비틀리는가 싶더니, 비무대 주변의 중력이 순식간에 수배로 치솟았다.
"커, 헉?!"
달려들던 남궁철의 양다리가 마치 바닥에 강력한 접착제가 붙은 듯 무겁게 굳어버렸다. 어깨 위에 거대한 대리석 돌산이 얹힌 듯한 무서운 중력의 수직 압박감.
그가 기를 쓰고 제왕풍뢰장을 완성해 내지르려 했으나, 짓누르는 대기의 압력 때문에 손을 앞으로 뻗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목덜미의 핏줄이 터질 듯 튀어나왔다.
광장의 오천 무림인들은 기이한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장로가 공중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소!"
"혁 문주가 손도 대지 않고 무형의 압력으로 초일류 고수의 신법과 장법을 완전히 묶어버렸소! 저게 도대체 무슨 무학이란 말인가!"
남궁철은 무릎이 서서히 굽어지며 비무대 대리석 바닥으로 강제로 무릎이 꺾이려 하자, 이빨을 깨물며 소리쳤다.
"이 비겁한 사술을 쓰는 놈……! 기어코 나를 무릎 꿇리려 하느냐!"
정종 고수로서의 모든 자존심을 짓밟힌 남궁철의 눈에 광기가 서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