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76화: 신룡(神龍)의 증언과 대웅(對雄)의 대치
검선도인의 무시무시한 포고가 떨어지자마자, 태극광장 주변에 서 있던 백여 명의 무당파 계율당 도인들이 물을 흐르듯 움직이며 혁 일행을 에워쌌다. 사방에서 날카롭게 연마된 검날들의 기세가 혁을 겨누었다.
그 긴장된 공기 속에서, 혁은 소매에 양손을 넣은 채 코웃음을 쳤다.
"죄를 자백하라라…… 무당파 계율당의 법도가 고작 억측과 모함으로 남을 죄인 취급하는 얄팍한 짓이었소?"
"네놈이 끝까지 사술을 정당화하려 드는구나! 대장로 남궁철께서 네놈의 사악한 벼락을 몸소 증언하셨거늘!"
검선도인이 사납게 소리쳤다.
그때, 혁의 바로 곁에 서 있던 제갈운과 화수련이 동시에 앞으로 나섰다. 그들은 단상 위의 장문인 진현도인을 향해 무릎을 꿇으며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장문인! 그리고 무림의 어른들이시여! 신룡대원들이 증언합니다! 혁 문주님은 사악한 마두가 아닙니다!"
제갈운의 뜻밖의 증언에 광장이 술렁였다.
"신룡대원들이 이단자를 변호한다고?"
화수련 역시 고개를 들고 말을 이었다.
"혁 문주님은 흑귀방의 독안개로부터 하율촌 백성들을 구했으며, 영월 광산의 흑월교 지부를 홀로 궤멸시키고 백성들을 구원하셨습니다! 저희 신룡대 역시 그분의 신속의 비술을 받아 흑월교의 음모를 함께 분쇄했습니다. 그분의 힘은 지극히 순수하고 맑은 원소의 힘이며, 마공 특유의 사기나 탁기가 전혀 없음을 증언합니다!"
신룡대원 여덟 명이 일제히 한목소리로 혁을 옹호하자, 단상 위의 장문인 진현도인이 손을 들어 계율당 도인들을 제지했다.
"멈추어라."
장문인의 낮고 묵직한 한마디에 도인들이 움직임을 멈췄다. 진현도인은 혁을 깊은 눈으로 내려다보며 물었다.
"신룡대의 증언이 참이라면, 혁 문주는 정파의 은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남궁세가의 장자 남궁위를 폐인으로 만들고 대장로 남궁철을 공격한 것 또한 사실이 아닌가?"
"사실이오."
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위는 비무대에서 가문의 금약인 혈정단을 복용하고 나를 죽이려 했소. 나는 그 인과에 대응해 그의 힘을 거두어 주었을 뿐이오. 남궁철 역시 마찬가지요. 그들이 나를 힘으로 억압하려 했기에, 나 또한 힘으로 대답해 주었소."
혁의 거침없는 대답에 남궁세가의 대장로 남궁철이 얼굴을 불그락푸르락하며 앞으로 나섰다.
"가증스러운 서자 자식이 혀를 놀리는구나! 장문인! 이자의 힘이 정파의 것이 아니라면, 검으로 직접 증명하면 될 일입니다! 내 직접 비무대에서 이자의 목을 취해 당당히 가문의 법도를 바로 세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