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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69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69화: 폭우이화(暴雨梨花)와 공간(空間)의 전치

"이 괴물 같은 서자 놈! 내 당문의 절정 비기를 견디고도 멀쩡할 수 있는지 보자!"

당조는 수치심과 공포에 휩싸여 최후의 절초를 택했다.
그가 품속에서 은빛으로 번뜩이는 정교한 원통형 기계를 꺼냈다. 사천당가의 가전 보물이자 천하 무림인들이 이름만 들어도 사색이 된다는 절정 암기, '폭우이화침(暴雨梨花針)'이었다.

원통 내부에는 특수 가공된 이천칠백 개의 강철 침이 장착되어 있었다. 기계식 스프링의 무지막지한 반동을 타고 음속을 초월해 사방으로 뿜어져 나가는 절체절명의 살상 무기였다. 각 침에는 단 한 방울로도 영혼을 얼려 죽인다는 아혼독(啞魂毒)이 발라져 있었다.

"죽어라, 남궁혁!"

당조가 원통의 장치를 작동시켰다.

콰아아아앙-!

귀를 찢는 듯한 폭음과 함께 원통 끝에서 이천칠백 개의 검은 침이 뇌우처럼 혁의 전면을 향해 폭풍같이 분사되었다. 바람의 저항마저 찢어발기며 날아가는 침의 기세는 그 어떤 초일류 고수의 호신강기라도 무참히 관통할 듯했다.

그러나 혁은 침들이 날아오는 순간 주문을 외웠다.

"텔레포트(Teleport)."

파앗-!

혁의 신형이 허공에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뭐라?!"
당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동시에 혁이 서 있던 빈 허공을 뚫고 지나간 이천칠백 개의 독침들이, 혁의 텔레포트 왜곡 기류에 휘말려 허공에서 기묘한 호선을 그리며 꺾였다. 혁이 이동하며 남겨놓은 마력의 굴절 현상 때문에 투사체들의 궤적이 물리적으로 전치된 것이다.

"윈드 웨이브(Wind Wave)."

당조의 등 뒤에서 나직이 울린 목소리와 함께 강한 풍압의 마법이 날아가던 독침의 뒤쪽을 강타했다. 독침들은 허공에서 방향을 완전히 틀어 당조의 뒤편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당가 무사 삼십여 명을 향해 쏟아졌다.

"앗?! 사, 살려주……!"

파파파파파팟-!

"끄아아아악!"
"내 몸이 마비된다! 아악!"

자신들의 장로가 쏜 폭우이화침에 당가의 무사들이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침을 맞은 삼십여 명의 무사는 아혼독의 극독에 전신이 마비되고 살이 부풀어 오르자 비명을 지르며 처참하게 쓰러졌다. 단 한순간에 당가의 정예 병력이 자멸한 것이다.

당조가 경악하여 뒤를 돌아보려던 그때, 그의 목덜미에 차갑고 무거운 손길이 닿았다.

"당신의 그 장난감은 꽤 쓸 만하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군."

혁은 이미 당조의 등 뒤에 서서 그의 척추뼈 부근을 가볍게 짚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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