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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63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63화: 죽림(竹林)의 결투와 무형(無形)의 참격

마도문 뒷산의 한적한 청죽림(靑竹林).

대나무 잎들이 바람에 부딪혀 사락거리는 맑은 소리만이 가득한 공터에 두 사내가 마주 섰다. 구경꾼은 누이 소소와 남궁백, 그리고 송태 외당주뿐이었다. 그들은 긴장된 얼굴로 두 고수의 대치를 지켜보았다.

스릉-

백은찬이 등 뒤의 청풍검을 천천히 뽑아 들었다.
검신이 드러나자마자 검날 주변으로 눈이 시릴 정도로 맑은 초록빛의 정순한 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기이하게도 그가 검을 겨누는 순간 사방의 대나무 잎들이 그의 호흡에 맞추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지맥의 바람 기운을 검끝으로 완전히 장악한 화경(化境)의 극의였다.

"혁 문주, 내 검은 형태가 없고 바람처럼 자유롭소. 조심해서 받으시오."

"사양 말고 펼치시오."
혁 역시 허리의 현검을 천천히 뽑았다.
검신에 어린 은백색 마나가 흐르며 검날이 미세한 파동을 일으켰다. 그의 눈동자는 마력과의 완전한 공명을 드러내듯 은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쉬이이익!

백은찬의 신형이 제자리에서 흔들리더니 사라졌다.
아니,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바람의 속도에 동조하여 육신의 잔상마저 기류 속에 숨겨버린 극성의 신법이었다.

동시에 혁을 향해 사방에서 보이지 않는 참격들이 쇄도했다.
진기로 바람을 벼려내어 소리도 흔적도 없이 날리는 천풍문의 절학, '천풍무형검(天風無形劍)'이었다. 스치는 바람 한 자락이 강철조차 종이처럼 잘라버리는 무서운 예리함을 품고 있었다.

스샤샤샥!

주변의 굵은 대나무들이 아무런 격타음도 없이 스르륵 잘려 나가며 대지 위로 엎어졌다. 피할 공간조차 보이지 않는 무형의 비였다.

하지만 혁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4서클 마나 감각인 '마나 디텍션(Mana Detection)'은 사방에서 공간을 찢으며 다가오는 무형의 기압 왜곡을 실시간으로 정교하게 시각화해 읽어 내고 있었다.

마법사의 눈앞에서는 바람의 무형 참격 또한 기압의 차이에 불과했다.

"윈드 쉴드(Wind Shield) - 스핀 캐스팅(Spin Casting)."

혁의 주변으로 강력한 마력의 소용돌이바람 장막이 팽창하듯 펼쳐졌다.

카가가강-!

백은찬이 날려 보낸 무형의 바람 참격들이 혁의 윈드 쉴드가 만들어낸 역방향 회오리바람에 부딪히며 공중에서 상쇄되어 흩어졌다. 참격을 기압 왜곡으로 역상쇄시키는 마도(魔導)의 훌륭한 응용이었다.

백은찬은 자신의 무형검이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하고 허공에서 상쇄되자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바람을 바람으로 지워내다니……! 게다가 이 안개 같은 장막은 진기가 아니거늘 어떻게 대기의 압력을 이토록 완벽하게 통제한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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