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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5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5화: 심산(深山)의 뇌격

남궁세가 소가주 처소인 창공각(蒼穹閣).
가문의 장자이자 차기 가주 후보인 남궁위는 서책을 읽던 중 마태식의 다급한 보고를 받고 책을 내려놓았다. 그의 미간이 오만하게 찌푸려졌다.

"단전이 깨진 서자 놈이 호신강기를 펼쳐 남궁표를 쓰러뜨렸다고?"

"예, 소공자님. 남궁표 조장이 가슴에 지독한 화상을 입고 의원실에 누워 있습니다. 기공에 의한 상처가 아니라, 마치 날것의 화염에 직접 지져진 듯한 기괴한 화상이었습니다."

마태식은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내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그 쓰레기가 가문 몰래 기연(奇緣)을 얻은 것이 분명합니다. 혹은 그의 죽은 생모가 세가에서 훔친 비급이나 영약을 물려주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절맥증 환자가 그런 힘을 쓸 리가 없습니다."

기연. 그 단어에 남궁위의 눈동자가 탐욕스럽게 번뜩였다.
단전이 깨진 자조차 고수로 만드는 비급이나 영약이 있다면, 그것은 천하를 진동시킬 만한 신물(神物)이었다. 만약 자신이 그것을 손에 넣는다면 가주 후보로서의 입지를 완벽하게 굳힐 수 있을 터였다.

"남궁혁…… 그 미천한 쥐새끼에게 그런 보물이 있을 줄이야."

남궁위는 차갑게 읊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팔(千八)을 보내라. 그놈의 사지를 부러뜨려 지하실로 끌고 오고, 방 안을 샅샅이 뒤져 기연의 단서나 비급을 찾아내라. 만약 반항한다면 죽여도 좋다. 비급만 손에 넣는다면 서자 놈 하나 죽는 것쯤은 아버님도 묵인하실 터다."

"알겠습니다, 소공자님."

천팔은 남궁위가 거느린 은밀한 수하들 중에서도 가장 잔인하고 은밀한 살수를 담당하는 일류(一流) 수준의 고수였다. 그가 움직인다는 것은 더 이상 장난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의미했다.


한편, 혁은 별채 뒷산에 위치한 심산(深山)의 울창한 숲속에 있었다.
가문 내의 눈을 피해 좀 더 강력한 마법을 시험해보고 자연계의 거친 마나를 더욱 대량으로 흡수하기 위함이었다.

스산한 가을바람에 나무들이 요동치는 숲속의 공기는 세가 내부보다 훨씬 맑았고, 마력 입자의 밀도도 높았다.

혁은 가볍게 나뭇가지를 쥐고 허공을 향해 내질렀다.

‘속성 검법 - 뇌격(⚡).’

콰직!

나뭇가지 끝에서 푸르스름한 전류가 뱀처럼 튀어 올라 눈앞의 굵은 참나무 줄기를 강타했다. 참나무는 벼락을 맞은 듯 시커멓게 그을리며 겉 표면이 쩍 갈라졌다.

"후우, 역시 1서클 수준의 뇌전 마법인 ‘라이트닝 스파크(Lightning Spark)’를 검 끝에 얹는 것은 마력 소모가 극심하군. 하지만 방어막을 무시하고 상대의 신경계를 즉사시킬 수 있으니 가장 확실한 살상 무공이 될 것이다."

혁은 만족스럽게 나뭇가지를 거두었다.
그때, 숲속의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사이로 이질적인 바람의 결이 느껴졌다.

1서클의 마나 감지가 그에게 신호를 보냈다.
위쪽, 그리고 뒤쪽.
살기(殺氣)를 완전히 억누른 채 매의 발톱처럼 조용히 낙하하는 어둠의 그림자가 있었다.

‘왔군.’

혁은 피하지 않았다.

스어억!

머리 위에서 칼날이 대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검은 복면을 쓴 사내—천팔이 번개처럼 베어 내려왔다. 그의 검 끝에는 푸르스름한 검기(劍氣)가 예리하게 서려 있었다. 일류 고수의 전력 일격이었다.

혁은 즉시 손을 뻗어 방어막을 시전했다.

‘이중 실드(Double Shield).’

웅! 웅!

공간 속에 투명한 방어막이 겹쳐서 전개되었다.
그 직후, 천팔의 검강이 실드에 부딪쳤다.

콰아아앙!

남궁표의 검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이 대기를 흔들었다. 일류 고수의 검기는 실드의 첫 번째 장벽을 소리도 없이 부수고 두 번째 장벽에 닿았다. 두 번째 장벽에도 미세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천팔의 눈에 경악과 함께 살기가 서렸다.

"과연 요사스러운 방어막이군! 하지만 이 정도라면 뚫을 수 있다!"

그가 검에 내력을 더 주어 실드를 짓누르려 하는 찰나.

혁은 미소를 지었다.

‘바람의 맹습(Gust).’

콰아아아!

혁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폭발적인 강풍이 천팔의 상체를 직격했다.
아무리 일류 고수라 할지라도 허공에 떠 있는 상태에서는 돌풍의 물리적 압력을 버틸 수 없었다. 천팔의 신형이 균형을 잃고 공중에서 뒤로 밀려났다.

그 틈을 타 혁은 발걸음을 옮겼다.

‘플리커(Flicker).’

팟-

그가 서 있던 지면의 낙엽들이 소용돌이치며 사라졌고, 혁은 순식간에 천팔의 착지 지점 뒤쪽으로 이동해 있었다.

천팔은 일류 고수답게 공중에서 신형을 바로잡으며 바닥을 디뎠다.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본능적으로 회전하며 검을 휘둘렀다.

"죽어라!"

검의 궤적은 완벽한 원을 그리며 혁의 허리를 양분하려 했다.
하지만 혁은 이미 나뭇가지를 똑바로 겨누고 있었다. 그 나뭇가지 끝에는 정제된 고전압의 마력이 번쩍이고 있었다.

‘뇌격(Lightning Bolt).’

콰르릉!

푸른 벼락이 천팔의 검날을 타고 그의 팔과 온몸으로 흘러 들어갔다.

"끄아아아악!"

뇌전의 파괴적인 전류가 천팔의 전신 신경계를 완전히 태워버렸다. 혈관 속의 진기가 요동치며 역류했고, 그의 심장은 즉사 수준의 충격으로 박동을 멈췄다.
검을 쥐고 있던 손가락들이 숯처럼 시커멓게 그을리며 부러졌고 그는 피비린내를 풍기며 지면에 쓰러졌다.

쿵-.

바닥에 쓰러진 천팔의 몸은 가볍게 경련을 일으키다 이내 잠잠해졌다. 일류 고수의 허망한 죽음이었다.

혁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나뭇가지를 바닥에 버렸다.

"일류 고수라 할지라도 육체의 내부 신경망은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지. 마법의 뇌전은 내공의 방어를 관통해 신경을 마비시키기에 가장 완벽한 독이다."

그는 천팔의 시체 앞으로 다가갔다.
이 시체가 발견되면 남궁세가는 물론이고 남궁위가 눈 뒤집혀 대대적인 조사를 벌일 터였다. 흔적을 지워야 했다.

혁은 죽은 사내의 품을 뒤져 몇 개의 비수와 은자 주머니를 챙긴 뒤 손을 뻗어 마법 공식을 마음속으로 외웠다.

‘산성 용해(Acid Splash).’

치이이익-

그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짙은 초록색의 산성 마력이 천팔의 몸 전체를 뒤덮었다.
강력한 부식성의 용액이 뼈와 살을 녹여가며 지독한 연기와 냄새를 풍겼다. 불과 수십 초 만에 천팔의 시체와 옷자락, 무기까지 흔적도 없이 녹아내려 지면의 흙과 동화되었다.

바람 마법으로 남아 있는 매캐한 냄새까지 완전히 날려버린 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옷자락을 털었다.

"이것으로 당분간은 시간을 벌었군."

남궁위는 천팔이 실종된 줄 알고 수하들을 더 보낼 터였다. 하지만 산속에서 사라진 살수의 흔적을 찾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자신은 2서클에 도달하면 되었다.
2서클이 된다면 다차원 공간 마법의 범위가 넓어지고, 보다 정교한 원소 제어가 가능해져 세가의 장로급 고수들과도 정면으로 겨룰 수 있게 된다.

혁은 박동하는 마나 하트를 가라앉히며 고요해진 심산의 숲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사냥꾼이 보낸 매는 죽었고, 사냥꾼은 조만간 자신이 사냥감이 될 것임을 깨닫게 될 터였다.

그의 푸른 눈동자에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 대마법사 아드리안의 무림 지배는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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