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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43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43화: 매화(梅花)의 낙화(落花)

스우우우욱-

화수련의 명검 매화검 끝에서 수십 줄기 분홍빛 검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라 공중을 수놓았다. 화산파의 절학인 '이십사수매화검법(二十四手梅花劍法)'이었다.

"갑니다!"

화수련이 바닥을 차고 날아올랐다.
그녀의 신형은 매화 꽃잎 소용돌이에 휩싸인 듯 신비롭게 왜곡되었고 쇄도하는 검날은 사방에서 혁의 전신을 노려왔다. 단순한 환영이 아니라 일류 검수의 정순한 내력이 실린 치명적인 참격들이었다.

그러나 혁은 양손을 도포 소매에 넣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파앗!

검끝이 혁의 심장을 꿰뚫기 직전, 그의 신형이 굴절되며 한 장(丈) 옆으로 튕기듯 순간 이동했다. 블링크였다.

"뭣?!"
화수련은 내지른 검이 허공을 가르자 놀라 급히 신형을 회전시켰다. 그녀는 착지와 동시에 매화검법의 정수이자 광역 비기인 '설중매화(雪中梅花)'를 펼쳤다. 겨울눈 속에서 매화가 피어나듯, 수백 개의 은침 같은 검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가 혁의 퇴로를 완전히 차단했다. 피할 곳이 없는 광역 참격이었다.

신룡대원들은 탄성을 질렀다.
"과연 화산의 소화선이군! 설중매화를 이 정도로 구현해내다니!"

하지만 혁은 피할 생각이 없었다.

"실드(Shield)."

혁의 나지막한 음성과 함께, 반투명한 은백색의 오각형 마력 막이 혁의 몸을 구형(Sphere)으로 감쌌다.

깡! 깡! 깡! 깡! 깡!

수백 개의 매화 검기가 마력 장막에 부딪혀 불꽃만 튀길 뿐, 장막에 작은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 충격을 흡수하는 마나 실드의 압도적인 물리 방어력에 막힌 것이다.

화수련은 경악했다. 자신의 모든 내력을 쏟아부은 절초가 혁에게 한 발자국도 다가가지 못한 채 무력화되었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위해 내력을 그러모으던 찰나, 혁이 소매에서 오른손을 가볍게 내밀었다.

"윈드 거스트(Wind Gust)."

콰아아아앙!

혁의 손바닥에서 엄청난 기압으로 압축된 바람이 대포처럼 뿜어져 나왔다.

"앗?!"
화수련은 폭풍 같은 기압의 왜곡에 휩쓸려 중심을 잃었다. 폭풍은 그녀의 손목을 강타했고 엄청난 압력에 손아귀 힘이 풀리며 손에 쥐고 있던 매화검이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팅!

매화검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져 대웅전 마당 대리석 바닥에 깊숙이 꽂혔다.

화수련은 빈 손바닥을 허망하게 바라보며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검수에게 검을 빼앗긴 것은 완벽한 패배를 의미했다. 그것도 상대는 검을 뽑기는커녕 오른손 손짓 한번으로 자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제갈운을 비롯한 신룡대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천하의 화산파 천재가 손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한 채 장난감처럼 제압당한 것이다.

혁은 바닥에 꽂힌 매화검을 가리키며 덤덤하게 말했다.
"검을 회수하시오, 소저. 비무는 끝났소."

화수련은 숨을 몰아쉬며 다가가 검을 뽑아 들어 칼집에 넣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패배의 분함 대신 깊은 경외심이 깃들어 있었다.

비무가 진행되는 동안 그녀는 혁의 힘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의 힘에는 마공(魔功) 특유의 피비린내 나는 기운이나 음산함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우주와 천지의 근원과 맞닿아 있는 듯한 극도로 순수하고 정결한 에너지가 흐르고 있었다.

화수련은 혁에게 포권을 올리며 허리를 숙였다.

"문주님의 압도적인 무위에 경의를 표합니다. 제가 완패했습니다. 문주님의 힘은 마공이 아닌 정순한 기운임을 이 화수련이 보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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