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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39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39화: 혈광(血光)의 동굴과 화염(火焰)의 단죄

영월현 외곽의 낡고 음산한 폐동광(廢銅鑛).

입구에는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기 위한 조잡한 미혼진(迷魂陣)이 펼쳐져 있었으나, 혁의 눈에는 기혈의 낭비일 뿐이었다. 혁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겨 마력을 뿜자 진법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며 동굴의 진짜 입구가 드러났다.

"들어간다."

혁과 남궁백은 동굴 안으로 신속히 진입했다.
동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비린내가 진동했고 이내 쇠사슬 소리와 함께 수십 마리의 인간 형상을 한 괴물들이 어둠 속에서 튀어나왔다. 피부가 썩어 문드러지고 눈동자가 붉게 물든 흑월교의 '괴시(傀尸)'들이었다.

"키에에에엑!"

괴시들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들었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뼈가 쇠처럼 단단해진 괴물들이었다.

남궁백이 긴장하며 검을 고쳐 쥐었으나, 혁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파이어볼(Fireball)."

혁의 양손끝에서 머리 크기만 한 은백색 화염구 세 개가 생성되어 쏘아졌다. 화염구는 괴시들의 무리 한가운데서 폭발했다.

콰아아아앙-!

화염구의 폭발력은 동굴을 흔들었고 괴시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극고열의 은빛 마도 화염에 휩싸여 단숨에 뼈까지 타들어 갔다. 일반적인 삼매진화보다 정교하고 파괴적인 마법 화염 앞에서는 괴시들의 철벽 같은 육신도 한낱 마른 짚단에 불과했다.

"누구냐?!"

동굴 가장 깊숙한 곳의 광장.
제단 위에서 인골(人骨)로 만든 지팡이를 흔들며 하율촌 주민들을 제물로 바쳐 의식을 진행하던 대머리 사내, '독귀(毒鬼)'가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의 주위에는 쇠사슬에 묶인 채 벌벌 떨고 있는 대여섯 명의 주민들이 있었다.

"흑월교의 벌레 놈들이 무고한 백성들을 제물로 삼는 현장이군."
혁이 잿더미를 밟으며 광장으로 들어섰다.

독귀는 혁이 뿜어내는 기괴한 화염 마법의 기운을 느끼고 소름이 돋았다.
"네놈이 하율촌의 사령 역병을 깬 놈이구나! 내 비록 삼류 방파의 귀영 따위와는 급이 다른 흑사귀 스승님의 제자다! 죽어라!"

독귀가 지팡이를 내지르자 지팡이 끝에서 수만 마리의 검고 붉은 '식육충(食肉蟲)'들이 떼를 지어 혁을 향해 날아들었다. 살과 뼈를 갉아먹는 치명적인 독충 군단이었다. 동시에 두 마리의 거대한 '철괴시(鐵傀尸)'가 양옆에서 혁을 덮쳐왔다.

혁은 눈을 감고 온몸의 마나 서클을 최대로 공명시켰다. 3서클의 극의를 담은 고위 원소 제어 마법.

"파이어 템페스트(Fire Tempest)."

파아아아아아앗-!

혁을 중심으로 반경 십 장(丈) 이내의 공간 전체가 화염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수만 마리의 독충은 허공에서 단 1초도 버티지 못하고 타서 재가 되었고 달려들던 철괴시들 역시 시뻘겋게 달아오르다 강철 뼈대가 녹아내려 주저앉았다.

"이, 이게 어찌 된 신법이냐……!"
독귀는 공포에 질려 지팡이를 버리고 동굴 구석의 비밀 통로로 도망치려 했다.

"그라비티(Gravity)."

쿵-!

비밀 통로 입구의 중력이 순식간에 폭증했다.
독귀는 바닥에 처박힌 채 다리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다리, 내 다리!"

혁이 바닥에 쓰러진 독귀의 목덜미를 베기 위해 다가갔다. 현검의 끝에 어린 은빛의 마나 검강이 밤하늘의 초승달처럼 차갑게 빛났다.

"흑사귀라는 늙은이에게 전해라. 조만간 마도문이 그의 목을 취하러 갈 것이라고."

스윽.

단 일격에 독귀의 머리가 제단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혁은 쇠사슬에 묶여 눈물을 흘리는 주민들에게 다가가 검으로 사슬을 가볍게 끊어 주었다.

이로써 영월현을 좀먹던 흑월교의 제3실험장은 완벽하게 파괴되었고 동굴 내부에는 오직 정순한 은빛 마력의 잔향만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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