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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28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28화: 대지(大地)를 딛다

무릉현을 떠나 본격적으로 중원(中原)의 중심부로 향하는 길.

혁은 이동하는 마차 안에서 소소의 손을 맞잡고 있었다. 마법사로서의 정교한 마력 제어를 통해 소소의 몸 안에 잠재되어 있는 마나의 씨앗을 깨우는 중이었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가슴 중앙에 흩어져 있는 맑은 기운을 하나로 모은다고 생각하십시오. 진기처럼 아랫배 단전에 가둘 필요는 없습니다. 그 기운이 온몸의 혈관을 타고 흐르며 심장 주변에 둥지를 틀게 하세요."

"음…… 으응."

소소는 혁의 인도에 따라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놀랍게도 소소의 자질은 예사롭지 않았다. 혁처럼 절맥증이 아니었기에 온몸의 경맥이 깨끗하게 열려 있었고, 자연 마나와의 친화력 또한 매우 높았다.

몇 시간의 집중 끝에, 소소의 심장 주변에 은은한 푸른빛의 고리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1서클 마나 하트의 기초가 다져진 것이다.

"성공입니다, 누님."

소소가 눈을 번쩍 떴다. 그녀의 손끝에서 아주 작지만 맑은 빛무리가 피어올랐다. 마법의 기초인 '라이트(Light)'의 형상이었다.

"세상에…… 혁아! 내 몸속에 힘이 느껴져. 기혈이 따뜻하고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가벼워!"

"이것은 내공과 다릅니다. 마나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지요. 앞으로 누님에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어 마법과 유용한 보조 마법들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소소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세가에서 무공조차 배우지 못하고 핍박받던 서녀가, 이제는 마법이라는 미지의 힘을 품은 마법사로 거듭나고 있었다.

스스슥-!

그때, 마차가 갑자기 거칠게 멈춰 섰다.
마차를 몰던 남궁백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자님! 전방에 흑도 무리들이 상단을 습격하고 있습니다. 길을 가로막고 있어 통행이 불가능합니다."

혁은 마차의 휘장을 걷고 밖을 내다보았다.
수십 명의 사나운 도적들이 비단과 화물을 실은 상단의 마차들을 포위한 채 무차별적인 살육을 벌이고 있었다. 상단의 호위 무사들은 이미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늙은 상주(商主)와 젊은 여인이 도적들의 칼날 앞에 벌벌 떨고 있었다.

"흐흐흐, 오늘 횡재했구나! 재물은 물론이고 이 곱상한 계집년까지 얻을 줄이야!"
도적들의 두목으로 보이는 흉터 많은 사내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여인의 옷자락을 낚아채려 했다.

혁은 마차에서 천천히 내려섰다.
"귀찮은 방해물이군."

그의 등장에 도적 두목이 고개를 돌려 빽 소리쳤다.
"엉? 어떤 놈이 겁도 없이 끼어드는 거냐! 저 마차 안의 놈들도 전부 죽여라!"

도적 서너 명이 칼을 치켜들고 혁에게 달려들었다. 삼류 수준의 잡배들이었다.

혁은 검을 뽑지도 않고 가볍게 왼손을 내밀었다.

"윈드 커터(Wind Cutter)."

파아아앗-!

진공의 칼날 세 개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달려들던 도적들의 목과 가슴에 깊은 자상이 새겨지며 그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보이지 않는 참격에 도적 두목의 안색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저, 저게 무슨 사술이냐?! 묵묵히 서서 검기도 없이 사람을 베다니!"

"길을 비켜라. 내 갈 길이 바쁘다."

혁의 차가운 눈빛에 압도당한 도적들은 공포에 질려 무기를 버리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단 몇 초 만에 상단을 구원한 혁의 압도적인 힘에 살아남은 상인들은 넋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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