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25화: 뇌우(雷雨) 속의 폭풍
"위아야-!"
독고 부인이 비명을 지르며 비무대 위로 뛰어 올라왔다. 그녀는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진 아들을 끌어안고는 눈이 뒤집힌 채 혁을 노려보았다.
"이 비천한 시녀의 자식 놈이 감히 세가의 소공자를 해치고 단전을 폐하다니! 장로들께선 무엇을 하십니까! 저 살인마 놈을 당장 잡아 죽이지 않고!"
독고 부인의 절규에 귀빈석에 앉아 있던 세가의 장로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문의 장자이자 소공자가 눈앞에서 폐인이 되었으니 가문의 체면은 물론이고 세가의 권력 구도가 뿌리째 흔들리는 대사건이었다.
"남궁혁! 아무리 비무라 하나 가문의 동육을 잔인하게 해치고 단전까지 폐하다니, 이는 마도의 무공을 쓰는 자의 악행과 다름없다!"
외당을 담당하는 대장로 남궁철이 사나운 기세를 뿜어내며 소리쳤다.
"집법당 무사들은 당장 저 악귀 놈을 포박하라! 거역한다면 즉시 사살해도 좋다!"
스스스슥-!
수십 명의 집법당 무사들이 비무대를 에워싸며 검을 뽑아 들었다. 그들의 검끝은 일제히 혁을 향했다.
그 험악한 기세 속에서 소소가 공포에 질려 비무대 아래에서 혁을 부르짖었다.
"혁아……!"
혁은 자신을 포위한 무사들과 장로들을 차갑게 훑어보았다. 그의 눈빛은 맹수들을 바라보는 사냥꾼처럼 무감각했다.
"동육을 해쳤다라……."
혁이 낮게 읊조렸다.
"남궁위가 금약을 복용하고 나를 죽이려 할 때는 방관하던 장로들이, 그가 패하여 단전이 깨어지니 이제야 동육을 논하는군. 참으로 편리하고 이중적인 잣대로다."
"닥쳐라! 어디서 가문의 어른들에게 혀를 놀리느냐!"
대장로 남궁철이 신형을 날려 혁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그의 손바닥에서 뿜어 나오는 남궁세가의 장법 '창궁무애장(蒼穹無涯掌)'이 혁의 전신을 부술 듯 덮쳐왔다. 대장로는 초일류 초입에 도달한 세가의 강자였다.
그러나 혁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tning)."
혁이 손가락을 튕기자, 그의 손끝에서 눈이 멀 것 같은 파란색 번개 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번개는 생명체처럼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 허공에서 떨어지던 대장로 남궁철의 가슴을 직격했다.
콰르릉-!
"끄아아악!"
대장로는 비명과 함께 온몸에 전류를 흘리며 뒤로 튕겨 나갔다. 번개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혁을 에워싸고 있던 집법당 무사들 서너 명의 몸으로 연쇄적으로 튕겨 나가며 그들을 단숨에 마비시키고 바닥에 쓰러뜨렸다.
지직! 지지직!
순식간에 대장로와 정예 무사들이 연기 나는 고깃덩어리가 되어 바닥을 굴렀다.
연회장에 모인 영웅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 저건 무슨 무공인가? 벼락을 마음대로 부리다니!"
"뇌전(雷電)의 힘을 내공 없이 부린단 말인가? 도대체 저자의 정체가 무엇이란 말인가!"
혁은 가볍게 소매를 털어내며 차가운 어조로 선언했다.
"누구든 나를 막아서는 자는 적으로 간주하겠다. 내당의 장로든, 가문의 무사든 상관없이 마력의 재로 만들어 주지."
혁이 품은 마나의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나가자 연회장 전체의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의 마나 하트 2서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나 프레셔(Mana Pressure)는 일반 무사들이 감당하기 힘든 영적인 압박감이었다.
그때, 연회장의 상석에서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던 가주 남궁황이 천천히 일어섰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가주의 기세가 혁의 마나 압박을 상쇄시켰다. 초일류의 극의, 화경(化境)의 고수다운 대단한 위압감이었다.
"모두 검을 거두어라."
남궁황의 묵직한 한마디가 연회장에 떨어졌다.
가주의 명령에 집법당 무사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검을 내렸다. 남궁황은 비무대 위로 천천히 걸어 내려와 혁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의 눈동자에는 자식의 몰락에 대한 분노와 서자의 상상을 초월하는 강함에 대한 경악이 얽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