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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23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23화: 창공(蒼穹)의 몰락

혁의 현검 끝에 어린 은빛의 서광.
그것은 내공을 사용하는 자들이 평생을 바쳐도 도달하기 힘들다는 검강(劍罡)의 형태를 띠고 있었으나, 알맹이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공기 중의 마나를 극도로 압축하고 정렬시켜 검신에 덧씌운 '마나 블레이드'. 진기처럼 흔들리거나 흩어지지 않고, 완벽하게 통제된 물리적 파괴력을 품은 은백색의 칼날이었다.

남궁위는 본능적인 공포를 느꼈다.
서자의 검에서 뿜어 나오는 은빛 서광은 그가 이제껏 보아온 어떤 초일류 고수의 검강보다도 조밀하고 위압적이었다.

"거짓말이다……! 절맥의 폐물이 이딴 힘을 부릴 리가 없다! 속임수다!"

남궁위가 비명을 지르며 창공검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그의 온몸에서 정순한 가전 내공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남궁세가의 장자이자 가문의 후계자로서 쌓아 올린 이십여 년의 공력이 한 자루 검에 남김없이 응집되었다.

"창공벽력(蒼穹霹靂)!"

하늘이 쪼개지는 듯한 기세로 푸른 검빛이 혁의 머리 위로 수직으로 떨어져 내렸다. 남궁세가 검법 중에서도 가장 파괴적인 위력을 자랑하는 초식이었다. 매서운 풍압이 비무대 바닥의 대리석을 잘게 부수며 사방으로 파편을 튀겼다.

귀빈석의 고수들은 침을 삼켰다.
"저 나이에 창공벽력을 저 정도로 구현하다니, 소공자의 자질 또한 대단하군."
"서자가 기괴한 수법을 썼으나, 정종 무공의 묵직한 파괴력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을 터."

그러나 혁은 내리꽂히는 푸른 벼락을 향해 검을 비스듬히 눕혀 올렸을 뿐이었다.

"윈드 포스(Wind Force)."

쉬이이이익!

혁의 검 주변으로 급격한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쳤다. 단순히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었다. 마법적 공명으로 기압을 왜곡시켜 상대의 공격 궤적을 튕겨내는 편향 장막이었다.

키이이이잉!

남궁위의 창공벽력이 혁의 검 끝에 닿는 순간, 굉음과 함께 옆으로 비껴 나갔다. 푸른 검빛은 혁의 몸을 스치지도 못한 채 비무대 바닥을 깊숙이 베어내며 허무하게 사라졌다.

"뭐라?!"

남궁위가 경악으로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 그 찰나 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마도가 무공보다 뒤떨어질 리가 없지."

혁이 반걸음 내디디며 검을 가볍게 내질렀다.
휘두르는 궤적을 따라 은백색의 마나 참격이 남궁위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 내력으로 날리는 검기와 달리, 공간의 저항을 받지 않는 순수한 마력의 칼날이었다.

파아아앗!

남궁위는 급히 창공검을 세워 가로막았다.
하지만 마나 참격이 검날에 닿는 순간, 귀를 찢는 듯한 소리가 연회장을 가득 메웠다.

콰아아앙!

"아아악!"

단 한 번의 격돌.
남궁위가 쥐고 있던 남궁세가의 명검 '창공검'이 유리창처럼 산산조각 나며 사방으로 비산했다. 압도적인 질량의 마력을 견디지 못하고 명검의 검신이 붕괴한 것이었다.

남궁위는 피를 토하며 뒤로 거칠게 날아갔다.
그의 신형은 대리석 바닥을 대여섯 바퀴나 구른 뒤에야 겨우 멈춰 섰다. 가슴팍의 비단옷은 찢어지고, 그 안으로 붉은 선혈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위아야!"

귀빈석에 앉아 있던 독고 부인이 경악 어린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연회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중원의 기라성 같은 고수들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비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세가의 소공자이자 촉망받는 신진 고수 남궁위가, 단전이 파괴되었다던 서자 남궁혁에게 단 몇 초식 만에 완패했다. 그것도 가문의 보검인 창공검마저 부러진 채로.

남궁위는 바닥을 짚고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부러진 검 자루를 쥔 손이 부르르 떨렸다. 그의 눈에는 패배의 수치심과 광기가 서려 있었다.

"아직……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네놈을 죽여버리겠다!"

남궁위가 품속으로 손을 뻗었다.
그의 눈동자가 기이하게 붉게 충혈되기 시작했다. 혁은 그가 품속에서 무엇을 꺼내려는지 단박에 알아차렸다. 마법사로서의 예민한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끓어오르는 단약의 기운을 감지한 것이다.

'혈정단(血精丹)인가.'

복용자의 생명력을 불태워 일시적으로 공력을 몇 배로 증폭시키는 가문의 비약이자 금약. 남궁위는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광기에 휩싸여 파멸의 길을 택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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