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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20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20화: 적수(敵手)의 참수(斬首)와 집결(集結)

콰아아아!

오천풍이 휘두른 광사도가 대지를 찢어발기며 누런 모래 폭풍 같은 도강(刀罡)을 내뿜었다. 준초일류(準超一流) 고수의 공력은 비무대에서 겨루었던 일류 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중압감을 자랑했다.

"죽어라, 애송이 놈!"

누런 도강의 파도가 혁의 전신을 덮치는 순간, 혁은 피하는 대신 현검(玄劍)을 가로막아 세웠다.

쉬이이잉-

그가 현검으로 도강의 중심을 가볍게 받쳐 들자, 믿을 수 없는 이변이 일어났다. 오천풍이 온 힘을 실어 내뿜은 강력한 도강이 현검의 검신에 닿는 순간 흔적도 없이 사그라들어 대기 중으로 증발해 버린 것이다.

현검의 반기(反氣) 속성이 사파의 도강을 한순간에 무력화(Dispel)시킨 결과였다.

"이, 이게 무슨 요술이냐! 내 도강이 어디로 간 거지?!"

오천풍이 경악하여 눈을 부릅뜨는 찰나 혁의 푸른 눈동자 속에서 2서클 마나 하트가 가파르게 박동했다.

‘소염력(Lesser Telekinesis) - 다중 투사.’

파아앗!

비무장 바닥에 굴러다니던 수십 자루의 버려진 창과 도적들의 칼날들이 일제히 허공으로 솟구치며 오천풍을 향해 빗방울처럼 쏟아졌다.

"으윽!"

오천풍은 황급히 도를 회전시켜 날아오는 무기 파편들을 쳐내야 했다.
그 틈을 타 혁의 신형이 허공을 접듯 순간 이동했다.

‘플리커(Flicker).’

팟-

순식간에 오천풍의 측면 사각으로 파고든 혁은 현검을 길게 찔러 넣었다. 검신 끝에는 백색의 번개와 붉은 화염의 마력이 융합된 나선형의 칼날이 회전하고 있었다.

‘속성 결합 - 뇌화마검(Thunder-Fire Blade).’

콰르릉!

폭발적인 화염과 전류의 격랑이 오천풍의 옆구리를 정통으로 관통했다.
준초일류의 호신강기도 현검의 반기 속성에 무력화된 상태에서 고열과 고전압의 직격탄을 입은 오천풍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졌다. 옆구리의 가죽과 갈비뼈가 시커멓게 타들어 가며 부러지는 소리가 선명했다.

"커헉…… 끄으으……."

오천풍이 피를 토하며 광사도를 지팡이 삼아 일어나려 했으나, 혁은 이미 그의 목덜미에 무거운 현검의 칼날을 대고 있었다.

"다음 생에는 검의 궤적이 아닌, 세상의 결을 보고 덤벼라."

스각-

혁이 차갑게 중얼거리며 현검을 가볍게 휘둘렀다.
둔탁한 참격의 음과 함께, 호남을 진동시키던 도적 두목 오천풍의 머리가 낙엽처럼 대지 위로 굴러떨어졌다.

"채, 채주님이 돌아가셨다!"

"괴물이다! 괴물이 나타났다!"

두목의 참수를 목격한 흑풍채의 남은 도적 백여 명은 무기를 버리고 비무장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다.

남궁백과 남궁연을 비롯한 수하들은 피투성이가 된 채 숨을 헐떡이며 혁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들의 눈에는 광신에 가까운 깊은 경외심이 불타고 있었다.

"결승이 끝났다. 흑풍채의 창고를 수색해라."

"예, 공자님!"

수하들은 흑풍채의 철문을 부수고 창고로 진입했다.
창고 안에는 그동안 도적들이 가문의 상단과 민가에서 약탈해 모아둔 황금 오백 냥과 수십 상자의 은자, 그리고 천년인삼과 설련화를 비롯한 귀한 영초들이 가득 차 있었다.

혁은 황금과 영초들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연은 이 재물들을 외당의 신뢰할 만한 인물들을 포섭하는 데 사용해라. 그리고 귀한 영초들은 너희들의 내력을 기르는 데 아낌없이 분배하겠다. 우리는 내당에 거점을 두되, 가문의 감시를 피해 외당 전체를 우리의 하부 조직으로 잠식해 나갈 것이다."

"공자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남궁연은 이 막대한 군자금을 바탕으로 가문 내에 자신들만의 은밀한 세력을 구축할 계획을 머릿속으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사흘 뒤, 남궁세가 대전(大殿).

내당의 대장로 남궁천은 보고를 기다리며 초조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천팔과 사도현마저 당했으니, 흑풍채의 사지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했겠지. 집법당 무사들을 보내 시체 수거를 지시해 두어야겠구나.’

그때, 대전의 거대한 철문이 열리며 맑은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경하던 가솔들과 장로들의 시선이 문 쪽으로 쏠렸다. 그곳에는 흑색 무복을 입은 남궁혁이 당당하게 안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피칠갑을 했으나 눈빛만큼은 맹수처럼 예리해진 다섯 명의 수하들이 뒤따랐다.

혁은 대전 중앙으로 다가가 품에 안고 있던 피 묻은 보따리 하나를 바닥에 툭 던졌다.

툭-

보따리가 풀리며 바닥에 뒹군 것은 두 눈을 부릅뜬 채 박제가 된 흑풍채 채주 오천풍의 머리였다.

대전에 차가운 침묵이 흘러내렸다.

남궁천 장로는 들고 있던 찻잔을 떨어뜨려 산산조각이 났다.
"이, 이것은…… 오천풍의 머리가 아니더냐?!"

"흑곡의 흑풍채를 토벌하고 빼앗긴 가문의 재물을 모두 회수하여 외당 창고로 복귀시켰습니다. 임무 완수 보고입니다, 장로님."

혁은 차갑게 조소하며 남궁천을 빤히 바라보았다.

"약속하신 대로 제 임무의 포상인 청심단(淸心丹) 열 병과 내당의 보상을 청죽헌으로 즉시 배달해 주십시오. 늦어진다면 집법당의 남궁헌 집사에게 장로님의 임무 분배 기준의 형평성을 묻게 될 것입니다."

남궁천은 얼굴이 흙빛이 된 채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알…… 알겠네. 당장 조치하지."

혁은 미련 없이 대전을 나섰다.
그 소식이 남궁위의 귀에 들어갔을 때, 소공자는 창공각의 모든 기물을 부수며 비명을 질렀다고 전해졌다.

처단할 살수 부대마저 증발했고, 도적 떼는 삼일 만에 참수당했으며, 서자 놈은 세가의 영약과 재물을 공식적으로 획득해 더욱 거대한 괴물로 성장하고 있었다.

청죽헌으로 돌아온 혁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에 잠겼다.
가슴 속의 2서클 마나 하트는 더욱 밝고 거대하게 회전하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보름 뒤에 열리는 가주 탄신회와 가문의 진짜 실력자들을 가리는 ‘청년 비무대회’였다.

그 무대에서 그는 남궁위를 처참하게 짓밟고 가문의 진정한 권력을 쥘 준비를 마칠 터였다. 대마법사 남궁혁의 위대한 전설이 무협 세계의 하늘에 찬란하게 떠오르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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