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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15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15화: 무형(無形)의 검진(劍陣)

집법당 정예 무사 오십여 명이 비무대를 가득 채운 채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왔다.
그들의 칼날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예리한 살기가 비무대 위에 고여 있던 차가운 아침 안개를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남궁혁! 얌전히 무릎을 꿇고 검을 버려라!"

집법당의 조장 중 한 명인 ‘남궁산(南宮山)’이 검을 겨누며 으르렁거렸다.

관중석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방금 전 정당한 결승전에서 승리한 우승자에게, 단지 무공이 기괴하다는 이유만으로 마공의 누명을 씌워 체포하려는 소공자의 만행에 다들 침을 삼켰다. 하지만 감히 소공자 남궁위의 서슬 퍼런 기세에 반발하여 나서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단 한 사람, 바닥에서 겨우 전격을 회복한 남궁광이 비틀거리며 검을 짚고 일어섰다.

"소가주님! 이것은 부당합니다! 남궁혁의 검에는 그 어떤 마공의 흔적도 없었습니다. 정당한 비무의 결과를 이리 더럽히는 것은 세가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는 짓입니다!"

"닥쳐라, 남궁광!"

남궁위가 단상 난간을 내려치며 격분했다.
"네 놈이 패배하더니 드디어 미쳤구나! 저 서자 놈은 가문의 무공이 아닌 요사스러운 사술(邪術)을 부리고 있다. 이 기회에 가문의 해충을 박멸하지 않는다면 세가의 기강이 무너질 터다. 남궁산 조장, 어서 쳐라!"

"예!"

남궁산의 검이 혁의 어깨를 베기 위해 호선을 그렸다. 뒤를 따라 정예 무사 십여 명이 동시에 참격을 날리며 혁의 사지를 얽매려 쇄도했다.

그들의 배후에는 소소와 이제 막 몸을 회복한 남궁백이 서 있었다.
남궁백은 이를 악물며 검을 뽑아 들고 앞으로 나서려 했다.

"공자님! 제가 막겠습니다!"

"뒤로 물러서라."

혁은 차갑게 중얼거리며 남궁백을 소소의 곁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낡은 철검을 검집에 꽂아두었다. 무기를 굳이 쥘 필요도 없었다. 오십 명의 정예 무사들이 쏟아내는 압력을 제어하기 위해, 그는 2서클 마나 하트의 출력을 한계치까지 개방했다.

‘마법 공식: 대지의 거미줄(Web) - 전개.’

팟!

비무대 목조 바닥 틈새로, 눈에 보이지 않는 끈적끈적하고 강력한 마력의 실타래들이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쇄도하던 집법당 무사 스무여 명의 발목이 허공에서 무언가에 옭아매인 듯 단단하게 고정되었다.

"어, 어라?!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바닥에 무언가가 얽혀 있다!"

무사들이 당황하며 억지로 내력을 써서 발을 빼려 하는 순간.

혁이 허공을 향해 오른손을 뻗어 손가락을 쫙 펼쳤다.

‘다중 염동력(Multi-Telekinesis).’

위이이이잉!

연무관 전체의 대기가 찢어질 듯한 이명음이 일었다.
그 직후, 집법당 무사 오십 명이 쥐고 있던 검과 허리춤에 차고 있던 여분의 비수들이 일제히 그들의 손아귀를 이탈해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스릉! 서릉! 스스릉!

"무, 내 검이?!"

"무슨 힘이 손에서 검을 강제로 빼앗는단 말이냐!"

무사들은 텅 빈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허공으로 쏘아 올려진 오십여 자루의 예리한 칼날들은, 혁의 머리 위 하늘에서 기하학적인 원을 그리며 선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제히 검 끝을 아래로 꺾어, 비무대 위의 무사들과 상석에 앉아 있는 남궁위를 겨누었다.

오십 자루의 검들이 허공에 둥둥 떠서 일제히 회전하는 무형의 검진(劍陣).

연무관의 모든 관중들과 늙은 장로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무림의 전설 속에서나 내려오는 절예.
손을 대지 않고 검을 마음대로 날려 조종한다는 이기어검(以氣馭劍)이자, 수십 자루의 검을 동시에 운용하는 심검(心劍)의 경지였다. 그것은 화경을 넘어 신경(神境)에 달한 천하제일인이나 펼칠 수 있는 신화적인 무공이었다.

"이, 이기어검…… 어검술(馭劍術)이라고?!"

"저 서자 놈이…… 신화 속의 검객이란 말인가?! 단전이 깨진 놈이 어떻게 어검술을 쓴단 말인가!"

늙은 무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남궁위는 얼굴의 핏기가 완전히 가신 채 떨리는 손으로 허공의 검들을 바라보았다. 오십 자루의 칼날 끝에 서려 있는 서늘한 기운이 당장이라도 자신의 심장을 관통할 것만 같은 압도적인 공포가 밀려왔다.

혁은 허공의 검들을 검지손가락 하나로 통제하며 남궁위를 향해 차갑게 시선을 던졌다.

"누가 먼저 죽고 싶어 안달이 났지?"

그의 한마디에 집법당 무사들은 무기를 잃은 채 바닥에 엎드려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했다. 혁의 손끝 하나에 자신들의 목숨이 날아갈 판이었다.

연무관의 팽팽한 살기가 극도에 달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순간.

쿵!

연무관의 거대한 철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천지를 진동시키는 웅장한 목소리가 장내를 덮쳤다.

"모두 검을 거두어라!"

그 목소리와 동시에, 형언할 수 없는 압도적인 중원 최고의 진기 파동이 비무대 전체를 짓눌렀다.
허공에 떠 있던 오십 자루의 검들이 그 강력한 기세의 억압에 견디지 못하고 일제히 지면으로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채챙! 챙! 챙!

낙하하는 검들의 쇠소리 사이로, 백색 도포를 입고 황금색 검대를 두른 중년의 사내가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매서운 눈매와 호랑이 같은 기세를 지닌 사내.
남궁세가의 현 가주이자 천하오대고수 중 한 명인 ‘남궁황(南宮煌)’이었다.

그의 뒤에는 세가의 정통 대장로 세 명이 엄숙한 표정으로 뒤따르고 있었다.

가주 남궁황은 비무대 위에 홀로 오연하게 서 있는 서자, 남궁혁을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평생 단전이 깨진 낙오자라 여기며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셋째 아들이었다. 하지만 방금 보여준 그 보이지 않는 힘은 천하의 그도 가슴을 철렁이게 만들 정도로 기묘하고 강력했다.

남궁황이 혁의 앞에 서며 무겁게 물었다.

"혁아. 방금 펼친 무공의 정체가 무엇이냐?"

혁은 가주의 압도적인 진기 폭풍 앞에서도 단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가주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가문이 말하는 무(武)가 아닌, 내가 창조해 낸 나의 힘입니다."

가주와 대마법사 아들의 역사적인 첫 대면.
연무관의 공기는 이제 천하를 뒤흔들 거대한 변화의 서막을 알리며 무겁게 가라앉아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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