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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13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13화: 기연(奇緣)의 전수와 결승(決勝)의 전야

사도현의 처참한 패배가 선언된 이후, 연무관의 상석에 앉아 있던 남궁위는 더 이상 분노를 표출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기괴할 정도로 고요해져 있었고, 그 고요함 뒤에는 지독한 살의(殺意)가 도사리고 있었다.

"공자님, 어찌할까요? 사도현까지 당했으니 더 이상 외당의 힘만으로는 저놈을 누를 수 없습니다."

남궁민이 식은땀을 흘리며 조아리자, 남궁위는 차갑게 손가락을 까딱였다.

"결승전에 오르는 남궁광(南宮狂)에게 전해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놈을 죽이라고. 내당의 상등 영약인 ‘청심단(淸心丹)’을 내릴 테니 비무 중에 삼켜 힘을 폭발시키라고 해라."

남궁광은 외당 제자들 중 유일하게 자력으로 일류(一流)의 벽을 돌파하고 초일류(超一流)의 입구를 넘보는 가문의 정통 제자였다. 그의 성정은 오만하고 호전적이었으나, 동시에 무인으로서의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사내였다.

남궁위의 제안을 전달받은 남궁광은 차갑게 소공자의 심복을 쏘아보았다.

"소가주님께 전해라. 나는 내 검과 남궁의 이름으로 셋째 서자를 벨 것이다. 그런 잡스러운 영약이나 비열한 꼼수는 필요 없다. 비무대 위에서 공정하게 그 목을 베어 바칠 테니 기대를 품고 계시라고."

남궁광은 비약을 돌려보냈다.
보고를 받은 남궁위는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었다.

"오만한 놈. 무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챙기다 일을 그르치기만 해봐라. 민아, 만약 남궁광마저 패한다면 비무가 끝나는 즉시 대기하고 있던 집법당 무사들과 외당 경비대를 투입해라. 저놈이 마교(魔敎)의 사악한 마공을 익혀 가문을 어지럽혔다는 명목으로 그 자리에서 즉시 처단한다."

"예, 공자님! 준비해 두겠습니다!"

남궁위는 최후의 수단으로 '마교 프레임'을 짜기 시작했다. 어차피 단전이 깨진 놈이 저런 기괴한 힘을 쓴다면 마공이라는 굴레를 씌우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였다.


비무대회의 예선이 끝나고 결승전이 열리기까지 서너 시간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혁은 소소와 함께 갈비뼈가 부러진 남궁백을 데리고 별채로 돌아왔다.
소소는 부엌으로 들어가 따뜻한 죽을 끓이기 시작했고, 혁은 헛간 방의 침상에 누운 남궁백의 머리맡에 섰다.

남궁백의 호흡은 거칠었고, 몸 곳곳의 타박상으로 인해 신음이 흘러나왔다.

"공자님…… 윽…… 보잘것없는 저를 이토록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말하지 마라. 몸 안의 기혈이 엉망이다."

혁은 덤덤하게 말하며 남궁백의 가슴팍에 손을 얹었다. 2서클 마나 하트의 푸르고 맑은 마력이 소년의 체내로 조심스럽게 파고들었다.

스캔한 소년의 육체 상태는 처참했으나, 동시에 놀라운 잠재력을 품고 있었다. 경맥의 두께가 남들보다 넓었고, 단전의 그릇 역시 튼튼했다. 다만 가난으로 인해 기초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쓰레기 같은 삼류 내공 심법으로 운기를 하는 바람에, 경맥 곳곳에 탁기(濁氣)와 노폐물이 가득 차 기혈의 흐름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마법의 해독 및 정화 공식: 세포 내의 탁기를 분해하고 배출하라.’

혁은 소년의 눈을 바라보았다.

"지금부터 네 몸 안의 쓰레기 같은 탁기들을 모두 태워 없앨 것이다. 무림인들이 말하는 세수대경(洗髓伐骨)과 같으나, 그 고통은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것보다 심할 터다. 버텨낼 수 있겠느냐?"

남궁백은 이를 악물었다.
"……공자님께서 힘을 주신다면, 지옥의 불꽃이라도 견디겠습니다."

"좋다."

혁의 손끝에서 순수한 마도의 기류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맑고 푸른 마력이 소년의 경맥을 강제로 확장시키며 내부에 엉겨 붙어 있던 검은 탁기들을 세포 단위로 짓이겨 분해해 나갔다.

"아아아아윽……!"

남궁백은 비명을 지르려 했으나, 혁이 미리 시전해 둔 침묵 장벽 때문에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소년의 온몸에서 땀과 함께 검고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노폐물이 모공을 통해 뿜어져 나왔다. 뼈마디가 어긋나고 근육이 찢어졌다가 다시 붙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소년은 혁의 소매를 움켜쥔 채 끝내 정신을 잃지 않고 버텨냈다.

한 시진(두 시간) 동안의 처절한 정화 작업이 끝났을 때.

혁은 손을 거두었다.
남궁백은 시커먼 타르 같은 노폐물로 온몸이 뒤덮인 채 헐떡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안색은 이전의 병색이 완전히 사라진 채 백옥처럼 맑아져 있었고, 그의 호흡은 깊고 일정했다.

막혀 있던 십이경락이 완벽하게 개통되었고, 단전에 모여 있던 조잡한 진기는 순수하고 깨끗한 무형의 진기로 정제되어 있었다. 기가 흐르는 길의 넓이가 전보다 열 배는 넓어진 상태였다.

남궁백은 침상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었다.
그는 자신의 몸 안에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맑은 내력의 흐름을 느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이것이 제 몸이란 말입니까? 공자님…… 저를 다시 태어나게 해주셨습니다."

"일어나라. 이제 너는 남들보다 열 배는 빠른 속도로 무공을 연마할 수 있을 것이다. 누님에게 몸을 씻을 물을 달라고 해라. 비무대회가 끝나면 네가 익힐 새로운 검법 비급을 전수해주마."

"예! 평생 공자님의 그림자가 되어 살겠습니다!"

소년의 눈빛에는 광신에 가까운 깊은 충성심이 깃들어 있었다. 혁은 만족스럽게 헛간을 나섰다.

이제 결승전의 시간이었다.


오후의 햇살이 붉게 물들어가는 연무관.
관중석의 열기는 오전보다 한층 더 뜨거워져 있었다. 마침내 외당 최강의 제자를 가리는 결승전이 선포된 것이다.

"마지막 결승 대전! 외당 남궁광 대 서자 남궁혁! 양방은 비무대로 오르라!"

서찰을 쥔 판관의 외침과 동시에 비무대 위로 백장포를 입은 훤칠한 청년이 가볍게 날아올랐다.
외당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남궁광이었다. 그의 손에 쥔 보검 ‘적랑검(赤浪劍)’에서는 은은한 금빛의 검강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 그가 일류 고수의 경지에 다다랐음을 만천하에 증명하고 있었다.

남궁광은 팔짱을 낀 채, 비무대 계단을 걸어 올라오는 혁을 묵묵히 응시했다.

혁은 여전히 낡아 빠진 철검 한 자루를 쥔 채 비무대 중앙에 섰다.

두 천재가 마주 서자 연무관의 공기가 팽팽하게 찢어질 듯한 중압감으로 가득 찼다.

남궁광이 검을 천천히 뽑아 들며 말했다.
"남궁혁. 네가 보여준 괴이한 무공은 내 자존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소가주가 비열한 약을 권했으나 나는 거절했다. 나는 오직 내 검으로 너를 꺾고 내당으로 올라갈 것이다."

혁의 눈에 엷은 호기심이 서렸다. 가문에 이토록 꼿꼿한 성정의 무인이 남아 있을 줄은 몰랐다.

"성정이 곧군. 마음에 든다."

"하지만 비무대 위에서는 사정을 두지 않는다. 내 검은 남궁세가의 정통 ‘창공칠식(蒼穹七式)’이다. 부디 내 검날에 닿아 부서지지 않기를 바라지."

"과연 부서지는 것이 내 방어막일지, 네 검일지 직접 확인해보도록 해라."

혁은 철검을 가볍게 내밀어 겨누었다. 그의 심장 속 2서클 마나 하트가 요동치며, 전투를 위한 마력 기하학 공식을 비무대 공간 전체에 투사하기 시작했다.

"비무 시작!"

판관의 수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남궁광의 검에서 눈이 멀 것 같은 금빛의 검풍이 뿜어져 나왔다. 대지가 찢어지고 폭풍이 일기 시작했다.

마침내 외당의 결승전, 동양의 진정한 일류 검술과 서양의 대마법사 마법 무공의 장엄한 대결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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