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128화: 차원격리(次元隔離)와 교주(敎主)의 최후
"으하하하! 늦었다, 남궁혁! 이 백만대산과 함께 무마연맹의 모든 졸개들을 지옥으로 데려가 주마!"
천마의 전신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틈새마다 붉은 마기의 파동이 용암처럼 새어 나왔다. 신화경 고수의 전력 자폭은 백만대산의 주봉들을 통째로 깎아내고 주변 수십 리를 황무지로 만들 대재앙의 전조였다.
산 아래에서 십이호법과 혈투를 벌이던 정파 무사들과 남궁백마저 그 기괴한 폭발의 징조를 감지하고 경악하여 산 정상을 바라보았다.
"이, 이 기운은 교주의 자폭 비술이다! 모두 피해라!"
대호법마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혁은 피하지 않았다.
그가 피한다면 산 아래의 남궁백과 소소, 그리고 마도문의 정예들이 충격파에 휩쓸려 몰살당할 터였다. 혁은 두 손을 허공에 넓게 벌리며 전신의 6서클 마나 하트를 한계 이상으로 공전시켰다.
"디멘셔널 아이솔레이션(Dimensional Isolation) - 차원격리(次元隔離)."
웅-!
자폭하기 직전인 천마의 사방 십 장(丈) 공간에 반투명한 은빛 육면체의 거대한 큐브가 솟구쳤다.
공간 자체를 현세와 완전히 차단하여 별개의 아공간(亞空間)으로 분리하는 6서클 차원 제어 마법의 극의였다.
"이, 이게 뭐냐?! 내 자폭의 기운이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천마가 큐브 안에서 벽을 두드리며 경악했다.
그 찰나의 순간, 천마의 몸이 완전히 폭발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차원 격리 큐브 내부가 눈부신 붉은빛의 폭발 화염으로 가득 들어찼다. 내부의 압력은 태양이 폭발하듯 팽창하며 은빛 결계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결계의 표면에 미세한 균열이 가며 혁의 가슴속 마나 하트가 역류하는 충격을 받았으나, 혁은 이를 악물고 마력을 계속해서 주입해 결계의 차단 상태를 유지했다.
아공간 내부에서 폭발한 충격파는 밖으로 단 1데시벨의 굉음도, 단 1도의 열기도 흘려보내지 못하고 오직 내부에서만 맴돌다 급속도로 소멸해 갔다.
결국 자폭의 파괴력은 큐브라는 작은 감옥 안에서 제풀에 지쳐 사그라들었다.
스으으으-!
혁이 두 손을 내리자, 은빛의 차원 격리 큐브가 아지랑이처럼 허공에서 사라졌다.
큐브가 사라진 자리에는 그 흔한 시체 조각 하나 없이, 오직 천마의 기형쌍검 잔해와 한 줌의 차가운 검은 잿가루만이 바닥으로 흩날려 떨어질 뿐이었다.
마교의 교주이자 중원의 대마두, 천마는 그렇게 세상에 단 하나의 상처도 남기지 못한 채 쓸쓸하게 소멸했다.
동시에 백만대산의 하늘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칠흑 같은 암운이 쩍 갈라지며, 찬란한 아침 햇살이 혁의 은빛 머리칼 위로 따스하게 들이치기 시작했다. 마교의 완전한 종말을 알리는 하늘의 선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