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124화: 수호자(守護者)들과 문주(門主)의 독행(獨行)
마교 내성의 웅장한 천수전(天壽殿).
그곳을 가로막아 선 것은 마교의 최후 핵심 전력인 천마십이호법(天魔十二護法)이었다. 그들은 백여 년 전 천마와 함께 천하를 종횡했던 화경 초입의 전대 마두들로, 십이주천혈진(十二周天血陣)을 형성하여 연합군의 진입을 막아섰다.
"이곳을 지나려면 우리의 시체를 넘어야 할 것이다!"
대호법이 혈도를 내지르며 사나운 광소를 터뜨렸다.
혁이 현검을 잡으려 하자, 남궁백이 그 앞을 가로막아 서서 포권을 취했다.
"문주님, 저자들은 저희 마도문과 무림맹의 동도들이 맡겠습니다. 문주님께서는 한 치의 내력 소모도 없이 천마가 있는 제단으로 향하셔야 합니다."
"그렇소! 저 늙은 마두들은 우리 무당의 검법으로 징벌할 테니, 문주님께서는 대업을 완수하소서!"
송진 도인 역시 매화검을 쥐며 결의에 찬 얼굴로 나섰다.
혁은 그들을 잠시 빤히 바라보았다.
과거 평범한 삼류 무인이거나 정형화된 틀에 갇혀 있던 도사들이었다. 하지만 혁 아래에서 마도식 기혈 개척과 기초 원소 마나 조식을 거친 결과, 그들의 경지는 이미 화경을 넘볼 만큼 고도로 성장해 있었다.
"……좋다. 낭비할 시간이 없군."
파자작-!
혁의 전신에 은빛 스파크가 휘돌며 신형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플리커 플라이트(Flicker Flight) - 섬광도강(閃光渡江)."
혁의 신형은 물리적인 거리를 무시한 채, 십이호법이 형성한 혈진의 삼차원 방어망을 가볍게 건너뛰어 대전 뒤편의 천마제단으로 연결되는 산로로 도약했다.
"저, 저놈이 진법을 통과했다! 막아라!"
대호법이 경악하여 혁을 쫓으려 했으나, 남궁백의 현검 끝에서 뿜어져 나온 은빛 뇌전 검강이 그의 발밑을 가로막았다.
"당신의 상대는 우리다."
남궁백의 서늘한 선언과 함께, 천수전 내부에서 연합군 정예들과 십이호법의 치열한 사투가 시작되었다. 혁은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천마가 대기하고 있는 산꼭대기 제단을 향해 광속으로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