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119화: 격돌(激突)과 차원(次元)의 굴절
"하하하! 대가라니, 재미있는 애송이로군! 수라와 흑풍을 벤 무공이 어떤 것인지 보여보아라!"
천마가 폭소를 터뜨리며 오른손을 크게 휘둘렀다.
그의 소매 끝에서 집약된 흑적색의 거대한 마기 참격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공간 자체가 찢어지는 듯한 괴성과 함께 광장의 대석들이 종이처럼 두 동강이 나며 혁의 목줄기를 향해 쇄도했다. 신화경 고수가 전력을 다하지 않고 내던진 일격조차 화경 고수 수십 명을 단숨에 참살할 위력이었다.
하지만 혁은 검을 들어 올리는 대신, 왼손가락을 가볍게 허공에 튕겼다.
"디스토션(Distortion) - 차원굴절(次元屈折)."
파아아아아-!
혁의 전면 반 장(丈) 허공의 공간이 마치 물방울이 떨어진 수면처럼 둥글게 요동쳤다.
천마가 날린 거대한 흑적색 참격은 혁의 몸에 닿기 직전, 굴절된 차원의 궤적을 따라 급격하게 각도가 꺾이더니 혁의 좌우를 빗겨 가 먼 허공으로 날아갔다.
콰아아아아앙-!
양양성의 두터운 성벽이 빗겨 나간 참격에 직격당해 폭포처럼 붕괴되는 굉음이 일었다.
하지만 혁의 머리칼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뭐, 뭐라고……?!"
천마의 붉은 안광이 크게 흔들렸다. 자신의 내력이 도중에 부딪혀 튕겨 나간 것이 아니라, 아예 궤적 자체가 '휘어져' 날아간 현상은 평생 처음 보는 기이한 경지였기 때문이었다.
"놀라긴 이르다."
혁의 음성이 천마의 귓가에서 울렸다.
"타임 액셀러레이션(Time Acceleration) - 시선가속(時線加速)."
혁이 전생에 누비던 6서클 시간 보조 마법.
그와 동시에 혁은 플리커 보법(블링크)을 연동시켰다.
파자작-!
천마가 반응하기도 전에, 혁의 신형이 은빛 섬광이 되어 그의 눈앞에 홀연히 나타났다. 현검의 은빛 참격이 세 가지 원소의 융합 에너지와 함께 천마의 목덜미를 베어 들어갔다.
"크윽!"
천마는 자신의 동물적인 무각(武覺)에 의지해 급히 고개를 뒤로 젖혔다.
스사아악-!
은빛 궤적이 허공을 가름과 동시에, 천마의 뺨 위로 얇은 핏선이 붉게 그어지며 한 방울의 선혈이 흘러내렸다.
신화경의 절대자이자 마교의 교주인 천마가, 단 한 차례의 초식 교환 만에 피를 흘린 것이다.
"이…… 버러지 같은 놈이!"
천마의 얼굴에 돋아나던 조소가 분노와 광기로 일그러졌다. 그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붉은 마기가 대기를 태우며 폭발적인 팽창을 시작했다. 난세를 종식시킬 본격적인 혈투의 서막이 두 사람 사이의 왜곡된 공간 속에서 불길한 울림과 함께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