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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109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109화: 동결(凍結)의 심판과 일소(一掃)

수라마장의 역혈대법으로 폭발하기 직전인 핏빛 진기는 주변 백 장을 통째로 날려버릴 만큼 위험한 시한폭탄이었다. 남궁세가의 무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서려 할 때, 혁의 주문이 가볍게 울려 퍼졌다.

"앱솔루트 제로(Absolute Zero) - 극음동결(極陰凍結)."

파자작-!

혁의 현검 끝에서 뿜어져 나온 백색의 냉기가 수라마장의 전신을 덮쳤. 폭발적으로 요동치던 핏빛 화염과 붉은 기류가 찰나의 순간에 그대로 정지하더니, 백색의 두꺼운 얼음 속에 갇혀 고체화되었다.

에너지의 흐름조차 얼려버리는 절대영도의 한기.

수라마장은 눈을 부릅뜬 채, 자폭의 힘조차 해방해 보지 못하고 얼음조각상으로 변해버렸다. 혁은 그 얼음조각상을 향해 가볍게 검끝을 톡 두드렸다.

쨍그랑-!

수라마장의 육신은 얼음 파편이 되어 사방으로 바스러지며 바람 속에 흩날렸다. 마교 최강의 마장이 허무하게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마장께서…… 죽었다!"
"자폭조차 하지 못하고 얼어 죽다니!"

성문을 뚫고 들어와 날뛰던 오천의 마교도들과 괴시 군단이 얼어붙었다. 자신들의 우두머리가 단숨에 먼지가 되는 광경을 본 그들의 사기는 밑바닥으로 떨어졌다.

혁은 고개를 돌려 남궁백과 마도문의 무사들을 바라보았다.
"잔당들을 청소해라."
"존명!"

남궁백의 외침과 함께 마도문의 정예들이 흩어져 마교 무사들을 베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천에 달하는 괴시 군단과 마교 무사들이 남궁세가의 장원 구석구석을 메우고 있었다. 혁은 이들을 일일이 베는 수고를 덜기 위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이스 레인(Ice Rain) - 뇌빙우(雷氷雨)."

하늘에 흐르던 구름이 검게 물들더니, 이내 은빛 벼락을 머금은 거대한 얼음 창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콰과과과광-!

수천 발의 은빛 얼음창들이 대지를 내리찍으며 폭발했다. 창이 지면에 박힐 때마다 한빙의 파동과 뇌전의 갈래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 주변의 괴시들과 마교도들을 얼리고 깨뜨렸다. 고열의 번개에 감전되어 마비된 시체들이 얼어붙어 바스러지는 아비규환의 참상이 펼쳐졌다.

불과 반 시각도 되지 않아, 남궁세가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갔던 칠천의 마교 대군이 단 한 명의 손끝에서 뿜어 나온 대마법에 의해 완벽하게 소멸당했다.

황무지처럼 변한 연무장에는 오직 얼음이 녹아내리는 수증기와 은은하게 빛나는 마력의 잔해만이 감돌 뿐이었다.

피투성이가 된 채 간신히 목숨을 건진 남궁세가의 장로들과 가솔들은 넋이 나간 눈으로 혁을 바라보았다.
자신들이 '낙오자', '서자', '가문의 수치'라 부르며 멸시하고 쫓아냈던 청년이, 가문을 구하고 천하를 뒤흔들 마교의 대군을 손가락 하나로 지워버린 것이다. 이 지독한 현실 앞에서 그들은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한 채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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