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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103화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진기 대신 마나 쓰는 세가 서자

103화: 살기(殺氣)의 해체와 바람의 칼날

독무와 환영, 그리고 파괴적인 주먹.
정파의 화경 고수라 할지라도 삼방에서 동시에 조여드는 마교 세 고수의 합격 앞에서는 방어에 급급하다 목숨을 잃었을 터였다. 하지만 대마도사 아드리안의 이능을 무림의 무공으로 승화시킨 혁에게 이 모든 공격은 조잡한 마력의 나열에 불과했다.

"사그라져라."

혁의 나직한 음성이 울려 퍼짐과 동시에, 그의 심장 옆에 자리한 5서클 마나 하트가 푸른 광채를 뿜으며 고속 회전했다.

스으으으-!

혁의 현검 끝에서 은백색의 마력이 폭풍처럼 회용돌이쳤다.

"윈드 스톰(Wind Storm) - 풍신폭풍(風神暴風)."

단순한 바람이 아니었다. 마력으로 압축된 초고속의 기류가 사방으로 사납게 뻗어 나가며 대기를 찢어발겼다. 독연마장이 자신만만하게 뿌려대던 만화독연(萬花毒煙)은 혁의 윈드 스톰이 만들어낸 강렬한 원심력에 휘말려 도리어 공중으로 흩어지며 순식간에 정화되었다.

"뭐, 뭐라고?!"
독연마장이 안색을 붉히며 뒤로 물러서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그 기류는 허공에 떠 있던 환령마장의 검은 거울 삼면마저 강타하여 산산조각 내버렸다. 거울이 깨어지자 사방을 메우고 있던 수십 명의 분신 역시 신기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크윽! 환술이 깨어지다니!"
환령마장이 내력을 역류당해 한 줌의 선혈을 토해냈다.

독무와 환술이 단숨에 무력화된 찰나, 유일하게 정면으로 돌진해 들어오던 철골마장의 주먹만이 혁의 코앞에 도달해 있었다.

쿠웅-!

철골마장의 주먹은 웬만한 철문조차 부술 듯한 굉음과 함께 짓쳐 들어왔다. 하지만 혁은 피하지 않았다. 검을 내뻗는 대신 왼손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실드(Shield) - 현무벽(玄武壁)."

깡-!

맑은 쇠붙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혁의 전면에 반투명한 은빛 다면체 장벽이 솟구쳤다. 철골마장의 솥뚜껑만 한 주먹이 그 결계에 가로막혀 멈춰 섰다. 강철 피부의 단단함과 어마어마한 내력이 결계에 가해졌지만, 실드는 미세한 잔물결만 일으켰을 뿐 단 하나의 균열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말도 안 된다! 내 강철벽력격을 맨몸으로 막아 세웠단 말이냐?!"
철골마장의 동공이 찢어질 듯 커졌다.

"맨몸이 아니라 법문(法門)이다."
혁이 차갑게 읊조리며 주춤하는 철골마장의 턱밑을 향해 현검을 그어 올렸다.

서걱-!

은빛 궤적을 그리며 뻗어 나간 검끝에 응축된 푸른 한빙의 마력이 폭발했다.

"프로스트 바이트(Frost Bite) - 빙극참(氷極斬)."

찰나의 순간, 철골마장의 가슴팍에서부터 어깨까지 은백색의 서리가 순식간에 얼어붙으며 침투해 들어갔다. 강철과 같던 그의 피부가 얼어붙어 도자기처럼 약해지는 순간이었다.

"으아아악!"
철골마장은 급히 신형을 뒤로 날렸으나, 이미 얼어붙은 그의 오른팔 부위가 바스러지며 핏빛 얼음 파편으로 사방에 흩날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독연마장의 독은 흩어졌고, 환령마장은 내상을 입었으며, 철골마장은 오른팔을 잃었다.

혁은 피비린내 나는 공기 속에서 현검의 검끝을 비스듬히 내리며 세 명의 마장을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이것이 너희의 최선인가?"
그의 나지막한 질문은 삼대마장의 영혼까지 얼어붙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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