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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싶어서 범인 잡았더니 수사 국장이 되어버렸다2화

퇴근하고 싶어서 범인 잡았더니 수사 국장이 되어버렸다

퇴근하고 싶어서 범인 잡았더니 수사 국장이 되어버렸다

2화: 첫 출근의 증거물은 도난 현장

오전 8시 59분.

리안은 제국 수사국 현관 앞에 섰다. 출근 시간보다 1분 빨랐다.

그에게 1분 조기 출근은 인간이 문명 사회에서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불필요한 희생에 가까웠다. 첫날부터 지각하면 계약서의 탄력 근무 조항을 들고 싸워야 했다. 말싸움은 체력을 쓰고 체력 소모는 곧 수면 시간의 감소였다.

그래서 리안은 정확히 60초를 현관 밖에서 버텼다.

증기 배관에서 뿜어진 하얀 김이 그의 구겨진 제복 자락을 적셨다. 청사 안쪽에서는 종소리와 고함과 발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그는 입구 위의 커다란 시계를 노려보다가 초침이 12를 지나치는 순간 문을 밀었다.

"출근했습니다."

누구에게 한 말인지도 모를 낮은 목소리였다.

로비를 지나 검은 눈 4분과 표지판을 따라가자 길고 좁은 사무실이 나왔다. 책상마다 서류 더미가 쌓여 있었고 벽에는 사건 지도와 실종자 명단이 빽빽했다. 가장 안쪽에는 증거물 상자가 탑처럼 올라가 있었다.

리안은 그쪽으로 걸어갔다.

'저걸 분류하면 오늘 할당량은 끝나겠군. 상자 수는 스물일곱. 내용물이 서류라면 두 시간. 물건이면 세 시간. 중간에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다는 이상적인 조건에서.'

"리안 앨런 씨?"

서기관으로 보이는 여자가 책상 뒤에서 고개를 들었다. 동그란 안경 너머의 눈은 며칠 밤을 제대로 자지 못한 사람의 것이었다. 명패에는 밀라라고 적혀 있었다.

"네. 임시 보조입니다. 증거물 분류하러 왔습니다."

"아, 다행이다. 정말 왔군요. 저 상자들 보이시죠? 우선 사건 번호별로 나누고 목록 누락분을..."

그때 사무실 문이 거칠게 열렸다.

"밀라! 남작가 도난 사건 현장 지원 인원 더 없어?"

젊은 수사관이 거의 뛰어 들어왔다. 금발은 흐트러졌고 외투 단추는 하나 어긋나 있었다. 그의 눈에는 피로보다 조급함이 먼저 보였다.

밀라가 한숨을 삼켰다.

"한스 수사관님. 지금 남은 사람은 서기관 둘과 방금 온 임시 보조뿐이에요."

한스의 시선이 리안에게 꽂혔다.

"임시 보조?"

"증거물 분류 담당입니다."

리안이 먼저 못을 박았다. 한스는 그의 어깨에 달린 임시 배지를 보고 다시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성을 확인한 듯 눈썹을 움직였다.

"앨런?"

"동명이인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그럴 리가 없잖아. 지금 당장 현장으로 가야 합니다. 로젠베르크 남작 저택에서 황실 헌상품이 사라졌어요.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창문도 봉인 상태였습니다. 정식 수사관들은 서쪽 실종 사건에 묶였고요."

"저는 현장직이 아닙니다."

"현장 확인만 하면 됩니다."

리안은 그 말을 들은 순간 고개를 들었다.

"확인만?"

"예. 확인만."

"그럼 확인 후 즉시 복귀해서 증거물 분류를 마치고 퇴근해도 됩니까?"

한스는 어이없다는 얼굴을 했다. 밀라는 옆에서 입술을 꾹 다물었다. 웃음을 참는 것 같았다.

"사건이 해결되면요."

"말이 달라졌습니다."

"현장을 확인하면 해결 실마리가 나오겠죠."

"그건 희망 사항입니다. 희망은 대개 업무량을 늘립니다."

한스는 대답 대신 리안의 팔에 외투를 떠밀었다.

"마차가 기다립니다. 남작이 황실에 직접 항의문을 올리겠다고 난리입니다. 늦으면 4분과 전체가 날아갑니다."

리안은 증거물 상자를 바라보았다. 상자들은 조용했다. 도난 현장은 시끄러울 것이다. 그러나 4분과가 날아가면 그의 한 달 계약도 같이 날아갈 수 있었다. 계약이 날아가면 월세가 날아가지 않는다. 월세는 오히려 그를 길바닥으로 날려 보낼 것이다.

"가죠."

"생각보다 협조적이군요."

"월급이 인질로 잡혔습니다."


로젠베르크 남작 저택은 제국 동쪽 언덕 위에 있었다. 검은 철문은 마차가 다가가기도 전에 열렸고 정원수들은 병사처럼 같은 높이로 다듬어져 있었다.

리안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하품을 했다.

한스가 낮게 말했다.

"남작 앞에서는 조금만 긴장해 주십시오."

"긴장하면 판단력이 떨어집니다."

"하품은요?"

"산소 공급입니다."

현관 홀에는 수사관 세 명과 하인 열 명쯤이 서 있었다. 중앙 계단 아래에서 배가 나온 중년 귀족이 지팡이를 바닥에 두드리고 있었다. 콧수염 끝이 분노로 떨렸다. 그 뒤편에는 말쑥한 회색 장갑을 낀 젊은 귀족이 창밖만 보고 있었다.

"이제야 더 왔나! 황실 헌상품이 사라졌는데 수사국은 애송이 둘을 보내?"

한스가 허리를 숙였다.

"검은 눈 4분과의 한스입니다. 이쪽은 임시 보조 요원 리안 앨런입니다."

"앨런?"

남작의 눈이 리안을 향했다가 곧 실망으로 흐려졌다. 구겨진 제복과 졸린 눈이 전설이라는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꼴로 사람을 보내 놓고 수사국이 아직도 체면을 말하나?"

"체면은 비용 대비 효율이 낮은 자산입니다."

리안이 중얼거렸다.

한스가 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쳤다. 남작은 못 들은 듯했다. 집사로 보이는 마른 노인은 들은 모양이었다. 노인의 눈가가 살짝 굳었다.

보석 보관실은 2층 동쪽 끝에 있었다. 두꺼운 참나무 문에는 안쪽 잠금 장치와 황동 봉인이 붙어 있었다. 봉인은 깨져 있지 않았다. 문가에는 흰 장갑을 낀 수사관이 서 있었다.

"어젯밤 아홉 시에 집사 오르만이 보관실을 잠갔습니다. 오늘 아침 여섯 시에 남작님이 황실 운송 준비를 확인하려고 열었습니다. 그때 청색 마석만 사라진 걸 발견했습니다."

한스가 설명했다.

"열쇠는?"

"남작님과 집사 둘만 가지고 있습니다."

"창문은?"

"안쪽 봉인 그대로입니다. 굴뚝은 성인 팔도 못 들어갑니다."

리안은 문턱 앞에 쪼그려 앉았다. 먼지가 얇게 깔린 바닥에 발자국이 많았다. 수사관들 것, 집사 것, 남작 것. 그 아래로 더 오래된 눌림들이 겹쳐 있었다.

'너무 많이 밟았군. 현장 보존이라는 개념이 귀족의 자존심보다 아래에 있는 모양이야.'

그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보관실은 작았다. 벽 세 면을 유리장과 금고가 채웠고 중앙에는 검은 벨벳이 깔린 받침대가 있었다. 받침대 한가운데만 동그랗게 비어 있었다. 그곳에 마석이 놓여 있었을 것이다.

리안은 받침대를 만지지 않고 고개만 기울였다.

"다른 보석은 그대로군요."

"그렇습니다. 금화도 그대로고 로젠베르크 가문의 인장 반지도 그대로입니다."

한스가 수첩을 넘기며 말했다.

"범인은 청색 마석만 노렸습니다. 황실 헌상품이라는 걸 알았다는 뜻이겠죠."

집사 오르만이 뒤에서 끼어들었다.

"하녀 셀라가 어젯밤 이 복도에서 서성였습니다. 그 아이가 아니면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없습니다."

문 옆에 서 있던 어린 하녀가 움찔했다. 손끝이 앞치마를 비틀고 있었다.

"저는 촛대를 치우러 왔을 뿐이에요. 정말입니다."

남작이 지팡이를 들었다.

"닥쳐라. 네 오라비가 도박 빚에 시달린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았느냐?"

리안은 하녀를 보았다. 겁에 질린 호흡. 손톱 밑의 검은 얼룩. 촛농 냄새. 그러나 보관실 중앙으로 이어지는 선은 없었다.

그의 시야 가장자리에서 희미한 선들이 떠올랐다. 과거의 행동이 남긴 가느다란 인과율의 잔상. 사람의 손은 붉고 금속은 푸르며 열은 노랗게 흔들렸다. 수많은 선이 문과 창문 주변에 엉켜 있었다. 이상하게도 받침대 위로 직접 닿는 선은 없었다.

대신 벽난로 쪽에서 얇은 푸른 선 하나가 기어 나오듯 늘어져 있었다.

리안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귀찮게 굴뚝이군.'

"한스 수사관님."

"네?"

"범인은 이 방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동시에 리안에게 쏠렸다.

남작이 비웃었다.

"방에 들어오지 않고 보석을 훔쳤다고? 그럼 유령이라도 왔단 말인가?"

"유령이면 수사국보다 성직자를 부르는 편이 빠릅니다. 하지만 이건 사람입니다. 낙인을 썼을 가능성이 높고요."

한스의 표정이 변했다.

"근거는?"

리안은 벽난로 앞으로 가서 무릎을 굽혔다. 재가 얇게 깔린 바닥에 파란 가루가 섞여 있었다. 그는 아버지의 가방에서 작은 집게를 꺼내 가루를 집었다.

"청색 마석은 마력을 머금은 광물입니다. 잘게 긁히면 이런 가루가 남습니다. 그런데 받침대 주변에는 가루가 없습니다. 벽난로 앞에만 있죠."

"마석을 벽난로로 가져갔다?"

"아니요. 벽난로에서 꺼내 갔습니다."

리안은 굴뚝 안쪽을 가리켰다. 검은 그을음이 위로 흐르지 않고 일부가 아래쪽으로 쓸려 있었다. 누군가 굴뚝 위에서 얇은 무언가를 내렸다가 다시 끌어올린 흔적이었다.

"금속 실이나 인형 조종 계열 낙인이겠군요. 얇고 긴 매개를 굴뚝으로 내려 마석을 걸어 올린 겁니다. 손으로 만진 게 아니니 받침대에 새 손자국이 없습니다. 문과 창문 봉인도 멀쩡하죠."

한스는 급히 받침대를 확인했다. 흰 장갑을 낀 손이 멈췄다.

"정말 새 지문이 없습니다. 어제 남작님이 만진 흔적과 집사 손자국뿐입니다."

"제 말을 확인하려고 만지면 흔적이 더 늘어납니다. 그러면 보고서가 귀찮아집니다."

한스가 손을 뗐다.

남작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럼 내 저택 지붕에 도둑이 올라갔다는 말인가? 경비병들은 대체 뭘 한 거야!"

"경비병은 앞문을 봤겠죠. 범인은 위를 썼습니다."

리안은 창가로 갔다. 창문 봉인은 그대로였다. 다만 창밖 처마 끝에 아주 작은 검은 점이 보였다. 그을음이 아니라 기름때였다.

'윤활유. 마차 축에 쓰는 싸구려 냄새.'

"마차 보관소가 어디입니까?"

집사 오르만이 대답했다.

"서쪽 별채 뒤입니다. 하지만 거기는..."

"멀군요. 싫은데."

한스가 바로 말했다.

"가야 합니다."

리안은 시계를 보았다. 오전 10시 12분. 점심 전 낮잠은 아직 가능했다. 단 이 사건을 30분 안에 접는다는 조건에서.

"그럼 뛰지 말고 빠르게 걷죠. 뛰면 배고파집니다."


마차 보관소는 기름과 젖은 짚 냄새로 가득했다. 간밤에 비가 왔는지 바닥은 군데군데 축축했고 마차 바퀴에는 진흙이 굳어 있었다.

리안은 들어서자마자 가장 안쪽의 낡은 사다리를 보았다. 사다리 다리에는 새 흠집이 있었다. 누군가 급히 끌고 나갔다가 다시 세워둔 흔적이었다.

한스가 따라와 낮게 물었다.

"정말 범인이 여기로 왔다고 봅니까?"

"범인이 직접 왔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도구는 여기서 준비했습니다."

"도구요?"

리안은 마차 바퀴 옆의 진흙을 가리켰다. 얇은 선이 바닥을 가로질러 문 밖으로 이어져 있었다. 보통 사람 눈에는 말 끈이 끌린 자국처럼 보일 것이다. 리안의 눈에는 선 끝마다 희미한 푸른 잔상이 붙어 있었다.

"금속 실에 마석 가루가 묻었습니다. 여기서 풀었다가 다시 감았군요."

"그걸 어떻게..."

"보입니다."

리안은 대답을 짧게 끊었다. 한스가 더 캐묻기 전에 보관소 밖으로 나갔다. 서쪽 담 아래에는 마차가 드나드는 작은 문이 있었다. 문고리에는 같은 윤활유 냄새가 났다.

그 앞에 하녀 셀라가 서 있었다. 남작의 꾸지람을 피해 도망쳐 온 듯했다. 그녀는 리안을 보자 바로 고개를 숙였다.

"저 아니에요. 정말 훔치지 않았어요."

"압니다."

셀라가 놀라 고개를 들었다.

"네?"

"당신 손으로는 안 훔쳤습니다. 다만 어젯밤 누군가에게 복도 순찰 시간이랑 보관실 위치를 말했을 가능성은 있겠군요."

셀라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

한스가 앞으로 나섰다.

"셀라 씨. 누구에게 말했습니까?"

"저는... 그냥, 그냥 물어봐서..."

"누가요?"

셀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겁에 질린 시선이 저택 쪽으로 향했다. 하인들이 몰려 있는 현관이 아니라 2층 서쪽 창문이었다.

리안은 그 시선을 따라갔다. 창문 커튼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말하지 마세요."

한스가 당황했다.

"왜 막습니까?"

"여기서 말하면 그 사람이 도망갑니다."

리안은 몸을 돌려 저택으로 걸었다. 걷는 속도는 여전히 느렸지만 동선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잔상은 이미 이어져 있었다. 마차 보관소에서 작은 문으로, 담장 밖 골목으로, 그리고 다시 저택 2층 서쪽 방으로.

처음부터 외부인이 혼자 한 일이 아니었다. 누군가 안에서 시간을 알려 줬고 누군가 밖에서 낙인을 썼다. 그리고 사라진 마석은 아직 저택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한스 수사관님."

"예."

"응접실에 저택 사람들을 모두 모아 주십시오. 특히 2층 서쪽 방을 쓰는 사람은 빠지면 안 됩니다."

"범인을 찾은 겁니까?"

리안은 시계를 다시 보았다. 오전 10시 19분.

"아직 이름은 모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름은 본인 입으로 말하게 하면 됩니다. 그게 보고서 쓰기 편합니다."

한스는 잠깐 멍하니 서 있다가 곧 수사관들을 불렀다. 저택 안이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남작은 화를 냈고 집사는 하인들을 몰아세웠으며 셀라는 문가에서 떨었다.

리안은 응접실 문 앞에 섰다. 안쪽에는 남작과 집사와 하인들, 그리고 현관 홀에서 보았던 젊은 귀족이 모여 있었다. 그의 회색 장갑 끝에는 아주 희미한 파란 가루가 묻어 있었다.

리안은 하품을 삼켰다.

'10분. 길어도 10분이면 끝난다. 제발 그래야 한다.'

그가 문을 열었다.

"이제 말만 하면 끝나겠네요."

한스가 옆에서 숨을 삼켰다.

"누구한테 말입니까?"

리안은 방 안의 사람들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인과율의 선들이 한 사람의 발밑으로 조용히 모여들고 있었다.

"범인한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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