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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기획실장으로 살아남는 법71화

이세계 기획실장으로 살아남는 법

이세계 기획실장으로 살아남는 법

71화: 마탑과의 라이선스 계약

민우와 대현자 바실리가 마법 라이선스 조인 문서철을 들고 포즈를 취하자 플래시 마법이 번쩍였다.

집무실 밖은 여전히 구시대의 특권을 고수하려는 귀족 세력과의 '장부상의 냉전(Cold War of Ledgers)'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숫자의 전선에서 벌어지는 이 소리 없는 전쟁은 제국의 미래가 혈통의 권위에서 지식의 권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선언하는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이세계의 환상적인 겉모습 뒤에 숨겨진 전근대적 기술 독점은 강민우라는 '시스템 디자이너'에게는 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거대한 병목 현상일 뿐이었다.

민우의 손끝에서 날카롭게 회전하는 은빛 만년필은 단순한 필기구를 넘어, 구습의 부조리를 도려내고 새로운 지식 재산권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설계자의 메스와도 같았다.

그는 창밖으로 분주히 마법 도구들을 실어 나르는 마차들을 보며, 서울 대기업에서 특허 분쟁과 로열티 계약을 조율하며 법률적 공방을 벌였던 노련한 서바이벌 지혜를 떠올렸다.

지식은 공유될 때 가치를 더하지만, 그 가치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없다면 혁신은 멈춘다.

"기술의 가치는 방구석에 숨겨둔 비전서가 아니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실무적 확산성에 있다."

민우는 차갑게 식어 가던 마력 홍차를 한 모금 들이켜며, 집무실 조명 마법의 조도를 최적의 상태로 조절했다.

현재 민우가 정면에 맞닥뜨린 가장 거대하고도 시급한 핵심 행정 과제는 마탑이 독점하던 마도 특허 기술을 사용권 계약으로 획득하여 영지 공장에서 합법적으로 대량 양산하는 것이었다.

그는 '오피스 워커의 눈(Office Worker's Eye)'을 활성화했다.

[라피아 홀딩스 & 제국 국정 재정 정밀 모니터링 시스템]

이윽고 집무실 문이 열리고 대현자 바실리가 긴 숨을 내쉬며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민우는 아주 자연스럽고 예의 바른 태도로 그를 맞이하며, 미리 준비해 둔 마법 기술 가치 평가 보고서를 내밀었다.

"바쁘신 와중에 발걸음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현자님. 하지만 올려주신 기술료 청구서는 승인 결재를 해드릴 수가 없군요. 시장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청구는 제 시스템 안에서는 그저 '데이터 오버플로'일 뿐입니다."

바실리가 마탑의 신성한 규칙과 수백 년의 전통을 운운하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민우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대현자님이 말씀하시는 전통은 대량 생산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레거시 코드'입니다. 방구석에 숨겨둔 고대 마법보다, 라이선스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마법 기술이 진짜 가치 있는 법입니다. 합의하지 않으신다면, 오늘부로 마탑과 관련된 모든 중앙은행 예산 유입 경로는 무기한 '동결' 처리될 것입니다."

설계자의 냉혹한 구조조정 플랜이 현실로 투입되자 제국 전체의 기술 지형도가 재편되기 시작했다.

민우는 현대 기업 경영의 전술을 고도로 활용해 실무 능력을 입증한 기술자들에게는 로열티 배당을, 태업을 일삼던 세력들에게는 법원 영장이라는 경제적 단두대를 들이밀었다.

이제 세상을 움직이는 진정한 동력원은 기사의 검이 아닌, 한 직장인이 밤을 새워 기안한 엑셀식 기획서와 라이선스 가이드라인이었다.

지식 재산의 적재적소 재배치라는 행정 마법 앞에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기술의 독점은 질서 정연한 톱니바퀴처럼 평화의 구도로 정착되고 있었다.

분기 결산 보고서 상단에 기획실장의 전결 인장이 붉게 안착했다.

창밖으로는 중앙은행이 닦아놓은 신식 도로를 따라 첨단 마도 기능이 탑재된 민간 제품들이 활기차게 수출되고 있었다.

시스템 인터페이스가 등급 상승을 알리는 완료 메시지를 띄웠다.

대륙 전역으로 고수익 수출이 가동되었다는 메시지가 민우의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띄웠다.

"다음은 부실 영지들의 M&A 기획인가. 설계자의 야근은 차원을 넘어도 변치 않는군."

세상을 평화롭게 지탱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닌, 매일 아침 성실하게 작성되는 서류와 차가운 숫자의 행정이라는 사실을 그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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