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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기획실장으로 살아남는 법70화

이세계 기획실장으로 살아남는 법

이세계 기획실장으로 살아남는 법

70화: 인재 영입 전쟁

황성 광장 빌딩의 대형 홀에서 제국 사상 최대 규모의 공채 박람회가 열려 많은 유학파 마법사들이 응시했다.

환상적인 마도 기술의 발전 뒤에 가려져 있던 고루한 인맥 위주의 임용 방식과 그로 인한 행정적 비효율은 강민우의 숙련된 기획자로서의 직업적 말초신경을 매우 날카롭고 강렬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전광판 위로 쉼 없이 흐르는 신규 채용 정보와 대기표를 쥔 지원자들의 긴장된 숨소리는, 이제 제국이 혈통이 아닌 능력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리드미컬하게 돌아가는 은빛 만년필은 단순한 필기구가 아닌, 낡은 신분제의 벽을 허물고 실력 위주의 새로운 질서를 설계할 지휘봉과도 같았다.

민우는 유리창 너머로 길게 늘어선 지원자들의 행렬을 바라보며, 서울 강남역 인근 대형 빌딩에서 열렸던 그룹 공채 시즌의 압박감을 떠올렸다.

당시 수천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살아남았던 그의 처절한 생존 본능은 이제 제국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인사 시스템을 완전히 뿌리부터 개조하는 동력이 되고 있었다.

현재 민우가 정면에 맞닥뜨린 가장 거대하고도 시급한 핵심 행정 과제는 다름 아닌 학벌과 신분을 넘어 오직 포트폴리오와 코딩형 마도 실무 면접을 통해 정예 연구원들을 발굴하는 것 이었다.

그는 차분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 찰나의 순간, 민우의 눈동자 위로 서늘한 푸른빛 데이터 스트림이 쏟아져 내리며, 수천 명 지원자의 역량 지표가 실시간으로 분석되는 시스템 스크린이 허공에 떠올랐다.

기획자로서의 무의식과 동화된 특수 시각화 스킬 '오피스 워커의 눈(Office Worker's Eye)'의 활성화였다.

[라피아 홀딩스 & 제국 국정 재정 정밀 모니터링 시스템]

이윽고 면접실의 묵직한 문이 열렸고, 대귀족 가문의 추천서를 금박 봉투에 담아온 지원자 엘리트가 거만한 발걸음으로 들어왔다.

민우는 서류 뭉치를 툭 던져놓으며 차갑게 말했다.

"바쁘신 와중에 발걸음을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화려한 추천서와 가문 문장만으로는 합격 도장을 찍어드릴 수가 없군요. 실무 능력을 증명할 데이터가 전무합니다."

지원자 엘리트는 민우의 지적에 자존심이 상한 듯 붉게 상기된 얼굴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이게 무슨 무례한 짓인가! 우리 가문은 대대로 황실 마법 자문직을 수호해 왔네! 고작 평민 출신 기획실장 따위가 감히 가문의 영광을 운운하며 나의 자질을 의심한단 말인가!"

민우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상대를 직시했다.

"당신의 가문이 지켜온 것은 명예일지 몰라도, 장부의 구멍을 메우는 것은 실무자의 능력입니다. 시장 경제와 실력의 인과율은 누구에게나 평등합니다. 만약 제가 제시한 실무 테스트 결과에 합의하지 못하신다면, 귀하의 가문이 독점해 온 모든 연구 예산 유입 경로를 즉시 차단하겠습니다. 저는 이 국가적인 인재 낭비를 묵과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민우의 단호한 태도에 지원자는 큰 충격을 받은 듯 길고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기획실장의 냉혹한 칼날은 이제 제국의 마지막 성역이었던 인사권마저 난도질하며 실적 위주의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결국 기득권의 저항은 시스템의 합리성 앞에 무너졌고, 제국 광장에는 학벌이 아닌 오직 실력으로 선발된 평민 마법사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하루의 일과를 마친 민우가 최종 채용 명단 위에 붉은 인장을 찍었다.

창밖으로는 새롭게 영입된 서리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제국 행정의 새로운 피가 돌기 시작했음을 알리고 있었다.

"인사가 만사라더니, 이제야 좀 조직답게 돌아가는군."

차원이 바뀌어도 사람을 쓰고 관리하는 일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기획 대리로 시작된 그의 제국 개조는 이제 가장 강력한 자산인 '사람'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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