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기획실장으로 살아남는 법

52화: 대량 생산의 톱니바퀴
발두르의 거대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는 제국의 새로운 심장 박동이었다.
프레스 기계가 마도 부품을 찍어낼 때마다 마계의 공포는 한 단계씩 낮아지고 있었다.
강민우는 집무실 창가에서 이 환상적인 산업의 태동을 지켜보며 만년필을 가볍게 두드렸다.
대륙의 골드가 멈춘 곳에서, 민우는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돌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었다.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자본이 주도하는 거대한 '공정 혁신'이었다.
"예술은 하나뿐인 명검을 만들지만, 기획은 만 명의 병사에게 들려줄 표준 무기를 만든다."
서울 시절, 민우는 하청 업체의 수작업 공정을 자동화 라인으로 교체하며 생산성을 폭발시키던 구조조정의 전문가였다.
그때의 경험은 이세계에서도 '금융적 메스'가 되어 작동했다.
대장장이 길드의 장인 정신은 민우가 설계한 흐름식 생산 체제 앞에서 무력해졌다.
수개월이 걸리던 무장 과정이 이제는 단 몇 시간 만에 완료되는 기적이 숫자로 증명되고 있었다.
[라피아 홀딩스 & 제국 재정 정밀 시스템]
- 작전명: 군수품 대량 생산 체제 전환
- 생산 단가 하락폭: 45.0%
- 무장 가속도: 이전 대비 8배 상승
- 기획실장 의견: '장인의 손기술보다 무서운 것은 멈추지 않는 공장의 엔진이다. 적의 패배는 조립 라인 끝에서 이미 확정되었다.'
대장장이 길드장은 전통을 파괴한다며 울분을 토했지만, 민우는 그에게 중앙은행의 특별 보너스 지급 기안서를 보여주었다.
"당신의 명예는 역사가 기록하겠지만, 이 지폐는 당신의 가문을 지탱할 것입니다."
민우의 눈빛은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포식자처럼 예리했다.
숫자로 계산된 자본의 논리가 구습의 성벽을 허물고, 그 자리에 제국의 철벽 같은 화력을 채워 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