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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의 맹약81화

철혈의 맹약

철혈의 맹약

81화: 홍콩에서 온 손님 (4막 시발)

월요일 저녁 8시, 인천공항 입국장.

수많은 여행객 사이로 고급 맞춤 정장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한 사내가 단정하게 걸어 나왔다. 그의 뒤로 거구의 험악한 인상을 가진 사내들 서너 명이 가죽 가방을 들고 삼엄한 경비 태세로 뒤따르고 있었다. 홍콩의 거대 조직 삼합회 ‘삼합련’의 아시아 자산 관리 총책, 첸 웨이였다.

첸 웨이는 대기하고 있던 금성그룹 법무팀 산하의 사설 경호 차량에 탑승했다. 차 안에서 그를 맞이한 인물은 오만수 회장의 비공식 비자금 세탁 변호사였던 구자명의 부하 변호사, 강민우였다.

“첸 선생.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현재 금성그룹 본사는 권영태 회장마저 구속되어 사실상 마비 상태입니다. 아버님이 해외로 빼돌린 홍콩과 마카오의 셸 컴퍼니 지분 2억 달러(한화 약 2,400억 원) 상당이 공중에 떠 있습니다.”

강민우가 조심스럽게 자료를 건네자, 첸 웨이는 선글라스를 벗고 예리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자료를 훑어보았다.

“강태형…… 그 녀석이 서울의 모든 지하 이권을 인수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건 서울의 법일 뿐, 홍콩과 마카오의 바다는 여전히 삼합련의 구역이다. 오만수가 빚진 차명 선박 금융과 카지노 지분은 우리가 환수한다.”

첸 웨이의 목소리에는 일말의 타협도 없었다.

“내일 오전 중으로 강태형의 철혈 코퍼레이션 본사로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해라. 해외 지분을 순순히 우리에게 양도하지 않으면, 삼합회의 칼날이 강남 대로변을 피로 물들이게 될 거라고 말이다.”


다음 날 오전 10시, 강남의 철혈 코퍼레이션 본사 대표 집무실.

태형은 책상 위에 놓인 작은 검은색 가죽 상자를 묵묵히 응시하고 있었다. 곁에 서 있던 창수가 상자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홍콩 삼합회의 표식인 붉은 흑룡 문양이 새겨진 두꺼운 단검 한 자루와 함께, 영어와 한자로 쓰인 짧은 경고문이 들어있었다.

[ 마카오와 홍콩의 비자금 지분을 즉시 삼합련으로 양도하라. 거부할 시 피의 보복이 따를 것이다. ]

창수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혀를 찼다.

“참나, 늙은 구렁이 영감탱이들 다 치웠더니 이번엔 홍콩 깡패 놈들이 숟가락을 얹으려 드는군요. 첸 웨이인지 뭔지 하는 놈이 부두 쪽에 해결사들을 풀고 있답니다.”

태형은 지팡이 머리를 지긋이 쓸어내렸다. 그의 깊은 눈동자에는 여전히 식지 않은 서늘한 승리의 빛과 냉혹함이 서려 있었다.

“삼합련이라…….”

태형이 나직하게 읊조렸다.

“오만수가 남긴 마지막 유산에 눈독을 들이는 모양이군. 하지만 놈들이 모르는 게 있다. 서울의 밤을 지배하는 건 이제 금성이 아닌, 철혈단이라는 사실을.”

태형은 지팡이 끝으로 상자 안에 든 삼합회의 단검을 가차 없이 내리찍어 부러뜨려 버렸다.

빡-! 하는 금속 소리와 함께 단검의 날이 반으로 쪼개졌다.

“창수야, 정훈이 불러라. 삼합회 놈들이 서울에서 피바람을 일으키기 전에, 우리가 먼저 놈들의 목덜미를 베어버린다. 첸 웨이의 은신처를 파악해라.”

마침내 거성 금성의 유산을 두고, 철혈단과 홍콩의 거대 세력 삼합회 간의 최종 결산인 제4막 ‘피의 결산’의 첫 번째 포문이 강남의 화려한 하늘 위로 피비린내를 풍기며 박두하고 있었다. 복수의 결말을 향한 핏빛 전쟁터가 본격적으로 폭발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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