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혈의 맹약

68화: 피의 15층
콰콰콰쾅-!
15층 엘리베이터 철제 방화문과 비상계단 통로가 강력한 폭약(C4)의 폭음과 함께 동시에 튕겨 나가듯 주저앉았다. 자욱한 회색 연기와 콘크리트 가루가 어두운 복도를 가득 채웠다.
그 틈을 타 야간 투시경을 착용한 배강도의 대원 5명이 MP5 기관단총을 겨눈 채 신속한 진형으로 들이닥쳤다.
픽, 픽, 픽-!
소음 총탄이 어둠 속을 가르던 찰나, 복도 바닥에 매설되어 있던 한정훈의 특수 클레이모어 배관 트랩이 번쩍이는 백색 광선과 함께 폭발했다.
콰앙-!
“끄아악! 눈이!”
섬광 탄환과 쇠구슬 파편이 복도를 찢어발기며 선두의 대원 두 명이 가슴에 파편을 맞고 쓰러졌고, 뒤따르던 대원들은 일시적인 실명 상태에 빠져 당황하며 총을 사방으로 난사했다.
그 핏빛 포연 속에서, 거대한 바위 같은 실루엣이 나타났다.
“으아아아-!”
어깨와 다리에 단단한 붕대를 감은 박마동이 거대한 강철 방패를 앞세워 돌진해 들어왔다. 마동은 수술 부위가 터져 피가 배어 나오는 극도의 고통을 지옥의 분노로 삼아, 방패 뒤로 한 팔을 뻗어 거대한 쇠망치를 휘둘렀다.
빡-!
쇠망치가 세 번째 대원의 헬멧 정중앙을 내려쳤고, 두개골이 부서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대원이 핏방울을 뿜으며 복도 바닥에 처박혔다. 마동은 멈추지 않고 남은 두 대원의 멱살을 한꺼번에 움켜쥐고 벽면에 들이받았다. 대리석 벽이 쩍 갈라지며 놈들이 신음을 쏟아냈다.
동시에 옆 사무실 칸막이 뒤에서 임창수와 한정훈이 권총과 탈취한 기관단총을 쏘아댔다.
다다당-! 탕, 탕!
“마동이 형! 엄호하겠습니다! 뒤로 빠지십시오!”
정훈이 사격을 가하는 사이, 창수는 연기 속을 미끄러지듯 파고들어 경비원들의 허벅지와 손목을 예리한 나이프로 베어 나갔다. 복도는 순식간에 비명 소리와 깡패들의 시신으로 가득 찬 지옥도로 변했다.
하지만 배강도는 만만치 않았다.
그는 대원들이 전방 복도에서 철혈단의 맹공에 가로막힌 것을 확인하자, 즉시 진형을 이탈해 빌딩 외벽의 유리창 세척용 좁은 테라스 난간을 타고 15층 외곽 유리창을 부수고 집무실 안쪽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바장창-!
강화유리가 박살 나며 거센 밤바람과 빗방울이 대표 집무실 안으로 들이쳤다.
어둠 속에서 절뚝거리며 서 있던 강태형은, 깨진 유리 파편을 딛고 방 안으로 굴러 들어와 총구를 들어 올리는 사내의 실루엣을 발견했다. 검은 이빨 팀장, 배강도였다.
두 우두머리의 최후의 피할 수 없는 정면 대결이, 바람이 몰아치는 집무실 안에서 마침내 폭발하려 하고 있었다. 복수의 결말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