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혈의 맹약

66화: 청와대의 격랑
일요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
한강현 검사의 모니터 화면에는 대한가드의 서버에서 복사해 온 신재현 청와대 비서실장과 황도현 대표 간의 불법 비밀 거래 장부와, 배강도의 블랙옵스 팀에 지급된 급여 송금 내역이 명확하게 펼쳐져 있었다.
“……이걸로 신재현의 숨통은 끝이군.”
한 검사가 나직하게 읊조렸다.
태형과 소희가 가로챈 정보는 단 12시간 만에 법의 칼날이 되어 청와대 심장부를 직격했다. 같은 시각, 인터넷 독립 언론사와 해외 독립 미디어 포털에는 ‘청와대 비서실장 신재현, 대기업 금성그룹의 비자금으로 불법 무장 해결사 팀 운영 및 요인 암살 지시 의혹’이라는 폭탄 같은 보도가 터져 나왔다.
- [속보: 신재현 청와대 비서실장, 금성 비자금으로 사설 살인 팀 운영 의혹 폭로]
- [검찰, 청와대 비서실장실 및 대한가드 본사 전격 압수수색 영장 청구]
정가와 여의도는 발칵 뒤집어졌고, 청와대 대변인실은 해명조차 하지 못하고 패닉에 빠졌다. 신재현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와 함께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는 야당의 성명이 실시간으로 뉴스 채널을 채웠다.
같은 시각, 청와대 비서실장 집무실.
고급 원목 책상 뒤에 서서 핏발 선 눈으로 TV 속 특보를 보던 신재현 비서실장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책상의 모든 집기를 쓸어 넘겨 박살 냈다.
와장창-!
“강태형…… 이 바닥의 쥐새끼가 내 목숨줄을 쥐고 혀를 놀리는구나!”
그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진동했다. 화면에 뜬 발신자는 블랙옵스 팀장 배강도였다.
“배강도. 어떻게 됐나.”
- “신 실장님. 우리 팀원들도 이미 긴급 수배 대상에 올랐습니다. 더 이상 서울에서 움직이긴 힘듭니다.”
신재현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얼굴에 권력을 잃은 광포한 악마의 얼굴이 어려왔다.
“배 팀장. 스위스 연방은행 계좌에 1,000만 달러(한화 약 120억 원)를 즉시 입금하겠다. 내일 오전 중에 한강현 검사가 압수수색으로 실물 증거를 대검찰청으로 이송하기 전에, 강남의 철혈 코퍼레이션 빌딩을 습격해 강태형의 목을 내 앞에 가져와라. 그리고 모든 실물 장부를 파기해라. 그 배후 장부만 없어지면 나도 빠져나갈 수 있다!”
- “……천만 달러입니까. 알겠습니다. 우리 팀의 마지막 작전으로 잡죠. 내일 새벽, 철혈 빌딩은 무덤이 될 겁니다.”
배강도의 목소리에는 일말의 두려움도 없었다. 놈들은 이미 막다른 골목에 몰린 들개들이었기에, 돈을 쥐고 해외로 탈출하기 위해선 무슨 짓이든 저지를 태세였다.
청와대 실세 신재현의 몰락 직전 가해진 최후의 광기 어린 지시. 그리고 사형선고를 앞둔 사냥개 배강도의 마지막 사냥.
철혈단이 쌓아 올린 강남의 본사 빌딩을 겨냥한, 특수부대 용병들의 무자비한 최후의 야간 습격 작전이 어두운 서울의 새벽하늘 위로 피비린내를 풍기며 박두하고 있었다. 복수의 최종 전면전이 마침내 그 임계점에 도달해 폭발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