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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의 맹약65화

철혈의 맹약

철혈의 맹약

65화: 혼돈 속의 탈출

삐- 삐- 삐-!

귀를 찢는 비상경보음이 8층 복도 가득 울리는 가운데, 전산실 철제 방화문 너머로 무장 경비원 5~6명이 사시미칼과 삼단봉을 든 채 들이닥쳤다.

“거기 서! 움직이면 쏜다!”

경비원들이 품에서 가스총과 테이저건을 겨냥하던 찰나, 정훈이 들고 있던 권총으로 천장의 비상 소화용 스프링클러 배관 파이프 조인트와 가스 제어 밸브를 정확하게 조준해 사격했다.

탕, 탕-!

배관이 박살 나며 고압의 하얀 소화용 이산화탄소 가스와 차가운 물줄기가 전산실 내부로 폭풍처럼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전산실의 모든 전기 장치들이 쇼트를 일으키며 펑펑 소리를 내며 불꽃을 뿜었고, 8층 전체가 암흑 속에 파묻혔다.

“악! 전기가 나갔다!”

“소화 가스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어!”

물이 쏟아지고 백색 가스로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자 경비원들이 우왕좌왕하며 기침을 쏟아냈다.

정훈은 그 틈을 타 태블릿 PC의 다운로드 완료 100% 사인을 확인하고 장비를 낚아챘다.

“창수 형! 헬멧 쓰십시오! 탈출합니다!”

두 사람은 경비원들의 전술 헬멧을 깊게 눌러쓰고 얼굴을 가린 채, 아수라장이 된 복도로 나섰다. 비상 유도등의 핏빛 조명 아래로 수십 명의 경비원들이 소방 화재 신호를 받고 계단을 향해 우왕좌왕 뛰어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부상을 입은 동료 경비원을 부축하는 척하며 자연스럽게 흐름에 합류해 비상계단을 따라 하강했다.

“8층 상황실 보고하라! 침입자 어디 있어!”

로비에서 올라오던 무전기 고함 소리가 귓전을 때렸으나, 헬멧을 눌러쓴 두 사람의 정체를 의심하는 놈은 아무도 없었다.

지하 2층 주차장에 도달한 두 사람은 대기하고 있던 은색 스타렉스 차량 안으로 신속하게 몸을 던졌다.

정훈이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스타렉스가 주차장 출구를 뚫고 쏟아지는 가랑비 속 마포 대로 위로 폭풍처럼 도망쳐 나왔다.

차 안에서 창수가 젖은 헬멧을 벗어 던지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죽을 뻔했구만. 정훈아, 파일은 무사하냐?”

정훈이 태블릿 화면을 보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예, 창수 형. 신재현 비서실장이 대한가드를 통해 배강도의 블랙옵스 팀에 비자금을 입금한 모든 금융 내역서와, 암호화 통신 파일 확보했습니다. 이로써 신재현의 목줄은 우리 손아귀에 들어왔습니다.”

스타렉스는 빗속의 강변북로를 미끄러지듯 질주하며 강북의 성북동 안전가옥을 향해 내달렸다.

비록 아슬아슬한 사선을 넘나든 침투 작전이었지만, 철혈단의 손에는 마침내 신재현의 권력 자체를 단숨에 찢어발길 거대한 도끼날이 쥐어져 있었다. 이제 복수의 톱니바퀴는 밤의 지배자들의 승리를 향해 더욱 거침없이 굴러가고 있었다. 결판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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