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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의 맹약56화

철혈의 맹약

철혈의 맹약

56화: 두 괴물의 싸움

탕, 탕, 탕-!

가장 먼저 불을 뿜은 것은 빅토르 최의 권총이었다.

소음기가 달린 가벼운 궤적 속에서 날아온 총탄들이 태형이 숨은 강철 기둥 표면에 박히며 매서운 불꽃을 튀겼다. 기둥 철판에 구멍이 뚫리며 맑은 파열음이 공장 안을 가득 채웠다.

태형은 몸을 굴려 기둥 뒤에 엄폐한 뒤, 손에 쥔 권총으로 빅토르 최의 다리를 조준해 대응 사격을 가했다.

탕, 탕-!

총탄 중 한 발이 빅토르 최가 서 있던 바닥의 콘크리트를 사정없이 때렸고, 돌가루가 빅토르 최의 얼굴을 덮쳤다. 빅토르 최는 믿기지 않는 반사 신경으로 덤블링하며 옆쪽의 녹슨 밸브 배관 뒤로 숨었다.

양측 모두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태형은 오른쪽 다리를 절었고, 빅토르 최 역시 끊어졌던 아킬레스건 부위의 붕대에 피가 스며 나와 발걸음이 미세하게 느려져 있었다. 불완전한 상태의 두 괴물이 마주한, 핏빛 대결이었다.

빅토르 최가 배관 사이로 총구를 내밀며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기자, 태형은 품에서 지팡이를 들어 올려 배관 끝의 밸브 손잡이를 강하게 강타했다.

빡-!

밸브가 부러지며 고압의 뜨거운 녹물이 섞인 스팀 가스가 슈우우욱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자욱한 백색 김이 빅토르 최의 시야를 순식간에 차단했다.

“……!”

시야가 가로막힌 찰나의 순간, 빅토르 최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젖혔다.

스윽-!

자욱한 증기 속에서 태형이 찔러 넣은 지팡이 끝의 강철 침이 빅토르 최의 가죽 코트 깃을 찢어버렸다.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빅토르 최는 왼손에 쥔 단검을 들어 태형의 오른쪽 옆구리를 향해 칼날을 쑤셔 넣었다.

푸욱-!

코트 안감이 찢어지며 붉은 피가 흘러내렸지만, 태형은 고통조차 잊은 듯 지팡이를 뒤로 짧게 쥐고 자신의 멀쩡한 왼쪽 어깨로 빅토르 최의 명치를 들이받았다.

쿵-!

엄청난 충격과 함께 두 사내의 몸이 바닥을 굴렀다.

바닥의 깨진 유리와 철사 위로 구른 사내들은 신속하게 일어섰다. 빅토르 최는 부러진 갈비뼈의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렸고, 태형 역시 옆구리의 자상을 손으로 움켜쥔 채 숨을 몰아쉬었다.

서로의 피로 젖은 바닥 위에서, 두 괴물은 가쁘게 호흡하며 서로를 매섭게 쏘아보았다. 비바람 치는 공장 안에는 오직 그들의 가쁜 숨소리와 떨어지는 빗소리만이 흐르고 있었다. 목숨을 건 최후의 승부는 이제 단 한 번의 격돌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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