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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의 맹약52화

철혈의 맹약

철혈의 맹약

52화: 이중의 올가미

목요일 오후 2시,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철혈 코퍼레이션 본사 빌딩.

갑자기 여러 대의 카니발 차량이 빌딩 정문에 급정거하며, 파란색 서류 상자를 든 국세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 10여 명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완장을 찬 채 다짜고짜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 철혈 코퍼레이션 사무실로 들이닥쳤다.

쾅-!

“국세청 조사4국입니다! 철혈 코퍼레이션의 탈세 및 불법 자금 유입 의혹으로 특별 세무조사 집행합니다! 모든 컴퓨터와 회계 장부에서 손 떼십시오!”

사무실 안은 순식간에 비명과 경비원들의 당황한 고함으로 뒤덮였다.

중앙 제어석에 앉아 있던 연소희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황급히 키보드를 두드려 메인 서버의 중요 비자금 세탁 파일을 가상 클라우드의 암호화 가상 드라이브로 백업하고 로컬 드라이브를 포맷하려 했다.

“비키세요! 전자기기 손대는 즉시 증거인멸죄로 현행범 체포 고발합니다!”

세무 공무원들이 소희의 어깨를 밀치며 노트북의 마우스 전선을 강제로 뽑아버렸다.

동시에, 빌딩 1층 로비 밖.

험악한 인상의 덩치 큰 사내들 수십 명이 야구방망이와 삼단봉을 든 채 떼를 지어 빌딩 로비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최진상이 남은 금성파 잔당들을 모아 보낸 해결사 집단, ‘도도철’의 돌격대였다.

“야! 여기 일하는 새끼들 다 때려부숴!”

도도철의 고함과 함께 깡패들이 로비의 유리창과 안내 데스크를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 로비는 순식간에 비명 소리와 도망치는 일반 시민들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깁스를 한 임창수가 왼손에 삼단봉을 쥔 채, 1층 경비팀 대원 10여 명을 이끌고 로비 중앙을 가로막았다.

“이 양아치 새끼들이 어디라고 들이닥쳐! 가라, 막아라!”

창수의 고함과 함께 철혈단 대원들과 금성파 잔당들 간의 피비린내 나는 개싸움이 강남 한복판 로비 대리석 바닥 위에서 폭발했다.

깡, 콰작! 하는 삼단봉과 야구방망이의 충돌음과 함께 비명이 가득 찼다. 창수는 왼손으로 삼단봉을 휘둘러 달려드는 첫 번째 깡패의 턱뼈를 으스러뜨렸지만, 부러진 오른손목의 통증으로 인해 밀려오는 적들을 완벽하게 제압하긴 힘들었다.

같은 시각, 15층 대표이사 집무실.

태형은 지팡이를 짚은 채 창밖 로비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고함과 소란을 들으며, 책상 맞은편에 서 있는 세무조사관들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에는 그 어떤 당황함도 없었고, 눈동자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국세청 조사관이 태형의 코앞에 조사의뢰서를 들이밀었다.

“강태형 대표님. 금성레저와 금성로지스의 지분 인수 과정에서 거액의 불법 로비 자금이 유입된 혐의가 포착되었습니다. 본사 컴퓨터 전부 압수수색 들어갑니다.”

태형은 나직하게 비웃었다.

이것은 국회 법사위 실세인 박원식 의원의 권력이 개입된 표적 수사이자, 최진상이 짠 치밀한 이중 올가미라는 것을 태형은 단숨에 간파했다.

태형은 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소희에게 전송된 비상 연락 채널을 작동시켰다.

“소희야. 박원식 국회의원이 지난 3년간 오만수 회장에게 매달 건네받은 정기 뇌물 송금 내역서 원본과, 박 의원의 차명 부동산 실물 거래 서류를 지금 즉시 모든 대형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과 한강현 검사의 개인 메일로 배포해라.”

태형의 목소리는 너무나 차분해서 세무조사관들마저 솜털이 돋을 지경이었다.

“권력이 우릴 묶으려 든다면, 그 권력의 목줄을 먼저 잘라버리면 그만이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언론의 폭탄이, 이제 강남을 넘어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향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철혈단의 반격은 머뭇거림이 없었다. 복수의 진흙탕 싸움은 한층 더 격렬하게 흙탕물을 튀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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