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철혈의 맹약50화

철혈의 맹약

철혈의 맹약

50화: 끝나지 않은 안개 (2막 완)

일요일 밤 11시, 서해안 인천 해양경찰서 브리핑룸.

경찰 수사관이 지도 위에 붉은색 마커로 한 지점을 표시하며 부하들에게 지시하고 있었다.

“인천항 3부두 해안가 인근 선착장에서 피 묻은 검은색 가죽 코트와 9mm 소음 권총 한 자루가 발견되었다. 하지만 인근 해역을 이틀 내내 수색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킬러 빅토르 최의 시신은 인양되지 않았다. 놈이 살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전경 및 해안 초소 경계를 강화해라.”

빗물에 젖어 찢어진 가죽 코트만이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어, 사신 빅토르 최의 생존 가능성을 불길하게 예고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강남의 철혈 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집무실.

사무실의 넓은 통유리창 너머로 강남 테헤란로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불야성을 이루는 빌딩 숲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태형은 단정하게 양복 깃을 세운 채, 창가에 서서 밤거리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지팡이가 우뚝 서 있었고, 무릎 위에는 김도윤 비서실장이 넘겨준 금성그룹의 법적 이권 인수인계 계약서가 놓여 있었다.

똑똑-.

비서실 안쪽에서 연소희가 들어서더니, 손에 쥔 작은 나무 상자 하나를 태형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형님, 방금 1층 로비 안내데스크를 통해 퀵서비스로 배달된 상자예요. 발신인은 적혀 있지 않고, 오직 형님의 이름 석 자만 적혀 있었어요.”

태형은 조용히 다가가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상자 안에는 흔한 돈이나 위협장 대신, 부드러운 검은색 벨벳 천 위에 단 하나의 9mm 권총 탄환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태형이 손가락으로 그 차가운 탄환을 들어 올려 불빛 아래 비추었다. 탄환의 황동 표면에는 예리한 칼날로 정교하게 각인된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러시아 감옥의 사신을 상징하는, 눈을 뜬 해골 문양.

빅토르 최가 살아 있으며, 강태형을 자신의 최종 사냥감으로 점찍었다는 선포나 다름없는 피 묻은 경고장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임창수가 주먹을 불끈 쥐며 이를 갈았다.

“제길…… 역시 그 미친 러시아 킬러 새끼, 살아서 바다를 빠져나왔군.”

태형은 말없이 황동 탄환을 가만히 움켜쥐었다. 손끝을 파고드는 금속의 차가움 속에서, 그의 입가에 소름 끼치도록 서늘한 조소가 그려졌다.

“살아 돌아왔나.”

태형의 나직한 음성이 어두운 집무실 안에 가라앉았다.

“오만수가 쓰러졌으니, 이제 그 사냥개는 갈 곳이 없어 우리를 향해 광포하게 날뛰겠지. 놈이 오는 길목에 덫을 쳐라.”

태형은 탄환을 자신의 검은 가죽 수첩 위에 가만히 올려놓았다.

오만수와 오성준 부자를 감옥으로 보내고 금성그룹의 밤을 장악한 철혈단. 그들의 2막 ‘철혈의 기반 구축’은 화려하게 막을 내렸지만,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사신 빅토르 최와의 피할 수 없는 피비린내 나는 최후의 승부와, 권영태와의 불안한 동맹 속에 피어오를 거대한 균열이 예고되어 있었다.

마침내 더 치열하고 처절한 도심 느와르의 불꽃이 튈 제3막, ‘균열과 전면전’의 서막이 그들 앞에 거대하게 열리고 있었다. 복수귀들의 피 묻은 전쟁은 이제 진짜 전면전을 향해 질주해 나갔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