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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의 맹약41화

철혈의 맹약

철혈의 맹약

41화: 최후의 도주로

일요일 오후 2시, 경인고속도로 인천 방향.

거세게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오만수 회장이 탑승한 검은색 에쿠스 차량과 경호원들의 카니발 차량 두 대가 차선을 마구 넘나들며 광포하게 질주하고 있었다. 그들의 뒤로 경인고속도로 순찰대와 검찰 수사팀의 경찰차 서너 대가 붉은 사이렌을 울리며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더 밟아! 경찰 새끼들이 따라붙었잖아!”

에쿠스 뒷좌석에 앉은 오만수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운전기사를 다급하게 재촉했다. 평생 돈과 권력으로 법을 쥐고 흔들던 밤의 제왕이었으나, 지금의 그는 벼랑 끝에 몰린 비참한 탈옥수나 다름없었다.

조수석에 앉은 빅토르 최는 창밖 백미러를 통해 추격하는 경찰차들을 물끄러미 주시하다가, 나직하게 읊조렸다.

“곧 나들목이다. 차를 세워라.”

“뭐? 여기서 차를 세우라고? 미쳤어?”

오만수가 비명을 질렀으나, 빅토르 최는 가만히 품속에서 소음기가 장착된 돌격권총을 꺼내 들었다.

“추격조를 떼어내지 않으면 부두 근처에도 못 간다. 내가 처리하지.”

차가 고속도로 나들목 근처의 갓길에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멈춰 섰다. 추격하던 경찰차 두 대가 즉시 그들의 앞뒤를 가로막으며 정차했고, 경찰관들이 권총을 뽑아 들며 차에서 내렸다.

“운전자 하차하십시오! 긴급 체포 영장 발부되었습니다!”

그 순간, 에쿠스의 조수석 문이 열리며 빅토르 최가 몸을 낮추어 빗속으로 내렸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먹잇감을 덮치는 흑표범처럼 빠르고 기민했다.

픽, 픽, 픽-!

소형 권총의 가벼운 마찰음과 함께 첫 번째 경찰차의 전조등이 박살 났고, 이어 경찰관의 오른쪽 어깨와 허벅지에 총탄이 정확하게 꽂혔다.

“끄아악!”

경찰관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자, 빅토르 최는 몸을 굴러 두 번째 경찰차의 차문 뒤로 숨었다. 그리고 차창 너머로 권총을 겨누던 다른 경찰관의 손목을 가차 없이 그어버렸다.

단 30초 만에 네 명의 고속도로 순찰대원들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고, 추격하던 경찰차들은 타이어가 전부 터져 기동 불능 상태가 되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고속도로 한복판에 핏빛 물길이 흘렀다.

빅토르 최는 상처 하나 없이 다시 에쿠스에 탑승했다.

“출발해라. 이제 따라올 놈들은 없다.”

에쿠스는 굉음을 내며 나들목을 빠져나와 인천항 3부두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렸다.


한편, 추격 차량들의 뒤편 멀리서 유유히 뒤따르던 은색 스타렉스 차량 안.

운전석의 한정훈이 내비게이션 모니터를 힐끗 보며 말했다.

“형님, 빅토르 최가 고속도로 순찰대 추격조를 전부 무력화시켰습니다. 놈들, 거침이 없군요.”

조수석의 임창수가 기가 찬다는 듯 뺨의 반창고를 쓸어내렸다.

“미친 고려인 새끼, 대낮에 경찰을 쏴 갈기다니 진짜 눈에 뵈는 게 없구만.”

뒷좌석의 강태형은 지팡이 머리를 꽉 움켜쥔 채, 앞 유리창을 흐르는 빗물 너머로 저 멀리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인천항의 실루엣을 바라보았다.

“오만수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놈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밀항뿐이지. 소희야, 3부두의 밀항 목선 위치는 확보했나?”

무전기에서 연소희의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형은 시계를 보았다. 현재 시각은 오후 2시 40분. 남은 시간은 단 20분이었다.

“정훈아, 차를 지름길로 몰아라. 오만수가 배에 발을 들이기 전에, 사지의 문 턱에서 그 노인의 숨통을 끊는다.”

“알겠습니다, 형님!”

스타렉스는 굉음을 내며 폭우 속 경인로를 미끄러지듯 가속했다. 3년 전의 원수를 파멸시키기 위한 철혈단의 핏빛 질주가, 마침내 운명의 종착지인 인천항의 비린 바닷바람 속으로 향하고 있었다. 결판의 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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