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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의 맹약40화

철혈의 맹약

철혈의 맹약

40화: 여론의 불꽃

일요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실.

수많은 서류 뭉치와 모니터 화면으로 어지러운 검사실 책상 위에, 정체불명의 퀵서비스로 배달된 서류 가방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어젯밤 강남 펜트하우스에서 빼앗은 오만수 회장의 붉은 다이어리와 비밀 녹취 파일이 담긴 USB가 들어있었다.

특수부 한강현 검사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USB 속 녹음 파일을 재생하고 있었다.

이어폰 너머로 흘러나오는 오만수 회장의 생생하고 서늘한 살인 교사 목소리. 한강현 검사의 눈동자가 경악과 분노로 굳어졌다. 이어 다이어리 첫 장을 펼친 그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곳에는 현직 고위 법관들과 대검찰청 핵심 간부들, 그리고 유력 국회의원들에게 지난 수년간 정기적으로 건네진 비밀 비자금 상납 내역이 상세한 날짜와 액수, 차명 계좌번호와 함께 기록되어 있었다.

“……이건 대한민국을 뒤흔들 폭탄이군.”

한 검사가 중얼거리는 순간, 그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실무관이 다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검사님! 지금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주요 메이저 언론사 메인 페이지에 오만수 회장의 살인 교사 음성 파일과 뇌물 장부 PDF 파일이 일제히 업로드되었습니다! 이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도배했고, 서버가 다운될 지경입니다!”

태형과 소희가 준비한 이중 폭탄이 터진 것이었다. 검찰 내부에서 압력을 넣어 덮으려 해도, 이미 온 국민의 눈과 귀에 오만수의 더러운 실체가 날것 그대로 노출되어 버린 상태였다.


같은 시각, 금성그룹 본사 60층 회장 집무실.

오만수 회장은 거실 TV 화면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자신의 살인 지시 음성 뉴스 보도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오만수의 손에 쥔 리모컨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오만하던 왕국이 단 반나절 만에 여론의 뜨거운 불길 속에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한 것이었다.

“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문이 열리며 법무팀장과 임원진들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들어왔다.

“방금 대검찰청에서 회장님에 대한 긴급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특수부 한강현 검사가 이끄는 수사팀이 영장을 들고 본사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 중입니다! 어서 대피하셔야 합니다!”

오만수는 이를 악물었다. 온몸의 핏줄이 터질 듯 붉게 차올랐다.

“강태형…… 그 쥐새끼가 내 목줄을 완전히 조여 끊었구나.”

오만수가 벽에 기대어 서 있는 빅토르 최를 향해 핏발 선 눈을 돌렸다.

“빅토르. 날 여기서 나가게 해라. 일단 중국 선양으로 가는 밀항 목선이 인천항에 대기 중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를 그 배에 태워라!”

빅토르 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권총 노리쇠 뭉치가 철컥 소리를 내며 장전되었다.

“알겠다. 길을 열지.”

검찰의 압수수색 수사관들과 붉은 사이렌 불빛이 금성그룹 빌딩 로비를 가득 채우는 가운데, 거인 오만수의 처절한 도주와 그를 지키려는 빅토르 최의 피비린내 나는 폭력의 질주가 서울의 심장부 한복판에서 본격적으로 폭발하려 하고 있었다. 철혈단의 칼날은 이제 도망치는 괴수의 목덜미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복수의 결말을 향한 전쟁은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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