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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97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97화: 뒤집힌 등잔과 련맹의 구원

천마 교주가 사기 역천으로 쓰러져 포박당했으나, 그의 사악한 웃음소리는 지하 성전을 차갑게 울렸다.

"크하하하! 정파 놈들! 내가 쓰러지면 이 성전도 끝이다! 제단 뒤의 천마신궁 자멸 기관이 이미 가동되었다! 향로 뒤편의 기계식 목조 톱니바퀴들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일각 뒤 이 굴 전체가 무너져 내려 너희 모두를 생매장할 것이다!"

우르릉! 쿠쿠쿠쿵!
천마의 말대로 천장 석조 틈새로 돌가루가 떨어지며 바위들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맹주 혁련진과 장수들은 패닉에 빠져 흩어져 출구를 향해 도망치려 했다.

제단 구석, 륜의 위에 누워 있던 남궁성은 지독한 추위와 두통으로 인해 이를 덜덜 떨며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아우, 추워…… 손발이 완전히 얼었네…… 물 한 모금만 주시오……."

계속된 미래 예지 사용과 지하 깊은 곳의 습한 냉기로 인해 남궁성의 체온은 급격히 떨어져 있었다. 그는 얼어붙은 손을 조금이라도 녹이기 위해, 륜의 옆 벽면 탁자 위에 켜져 있던 작은 '황동 기름등잔(뜨겁게 불타는 등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려 했다.

그가 뜨거운 등잔을 감싸 쥐려던 바로 그 순간, 뇌맥이 끊어질 듯 요동치며 1각(15분) 뒤의 미래가 번쩍였다.
대략 1각 뒤의 미래.

무림맹 무사들이 출구 석문인 천마생사륜을 향해 도망친다.
하지만 자멸 기관의 동력 전달용 목조 톱니바퀴가 회전을 끝마치면서 석문이 쾅! 하고 닫혀 버린다. 퇴로가 차단된 정파 고수 백여 명은 천장에서 쏟아지는 수만 근 무게의 거대 암석 무더기에 깔려 통째로 압사당해 몰살당하는 비참한 결말이었다.

"으악! 탈출구 차단식 붕괴 테러라니! 이 천마 놈은 은퇴식까지 화려하게 망쳐놓는구나!"

남궁성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자멸 기관의 타이머(목조 톱니바퀴)를 멈추려면, 향로 뒤편 틈새에 숨겨진 동력 전달용 '목조 톱니기어(flammable wooden gears)'에 뜨거운 등유 불씨를 들이부어 기어를 순식간에 불태워 파괴해야 했다. 기어가 불타서 부러지면, 반대편에 걸려 있던 무거운 돌 추의 무게로 인해 석문 닫힘 장치의 와이어가 풀리며 정문이 강제로 스르륵 열린 상태로 고정될 터였다.

'내 손에 든 황동 기름등잔을 향로 뒤쪽 목조 기어 틈새에 통째로 던져 엎질러야 해. 등유가 나무 기어 톱니를 덮쳐 활활 타오르게 만들면, 장력이 풀려 탈출구를 열어둔 채 고정시킬 수 있어!'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과 손끝의 마비 속에서 뜨거운 등잔을 움켜잡았다.
하지만 뇌맥의 강렬한 발작으로 인해 손가락 끝이 미끄러졌고, 륜의가 뒤로 덜컥 요동쳤다.
"끄흐윽……!"

앞으로 꼬꾸라진 남궁성의 손끝에서 황동 기름등잔이 팅! 하고 허공으로 튕겨 날아갔다.
데굴데굴데굴---!

등잔은 탁자 모서리를 때려 엎어지며 향로 뒤편 틈새 속으로 쏙! 하고 정확히 박히듯 떨어졌다.
치이이이이익! 화르르륵!

등잔 틈새로 쏟아진 등유 불씨가 향로 뒤편에 숨겨져 있던 마교 자멸 기계의 목조 톱니기어 위에 쏟아져 내렸다. 인화성이 높은 오물이 기어 표면을 타고 번개처럼 번지며 목조 톱니기어가 순식간에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타닥! 바스락! 콰직!

열을 견디지 못한 얇은 목조 기어가 불에 타 부러져 내리자, 반대편 고정 레버에 걸려 있던 엄청난 철 추의 무거운 지탱력이 와이어를 아래로 덜컥! 하고 강하게 끌어내렸다.

드르륵! 쾅!

닫히려던 천마생사륜 정문이 다시 역방향으로 스르륵 열리며, 문이 철 장치에 걸려 완전히 고정되어 열려 멈췄다. 동시에 천장의 바위 붕괴 장치도 연쇄 작동을 멈추고 안전하게 굳어 버렸다.

"자, 자멸 기관의 목조 톱니바퀴가 타올라 부러졌다!"
"석문이 다시 열린 상태로 멈췄다! 모두 탈출하라!"

남궁휘와 무림맹 고수들은 사기가 충천하여 열린 문을 향해 폭풍처럼 무사히 빠져나왔고, 포박당한 천마 교주와 종사마 역시 안전하게 압송되었다.

지하 성전의 자멸 함정이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완벽하게 무력화된 것이다.

륜의 옆바닥에 자빠진 채, 옷깃에 불씨가 살짝 튀어 연기가 풀풀 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며 손을 호호 불고 있는 남궁성을 본 맹주 혁련진은 눈물을 흘리며 포권을 취했다.

"남궁 소협……! 적의 자멸 장치의 목조 기어 재질과 철 추의 장력 관계를 미리 간파하시고, 등잔을 던져 목조 기어만을 정확히 연소시켜 문을 강제 고정하신 것이오?! 정파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찰나의 순간까지 완벽한 안배를 굴리시다니……!"

남궁휘 역시 무릎을 꿇으며 흐느꼈다.
"형님…… 수건 한 장과 등잔 불 하나로 천마의 마지막 함정마저 부숴버리시다니, 이 남궁휘는 평생 형님의 지혜의 깊이를 우러러보겠습니다!"

남궁성은 그슬린 예복 옷자락을 털어내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옷 다 타버렸네…… 손끝도 데여서 쓰라린데…… 나 진짜 추워서 등불 쬐려던 것뿐인데…… 등잔은 왜 날아가고 난리야…… 집에 갈래…….'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지하 성전의 탈출전마저 등잔 엎기 하나로 적의 최종 자멸 함정을 무력화시키고 정파 전체를 구원하며, 무림 역사상 가장 뜨겁고도 눈부신 '등불의 군사'로 영원히 박제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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