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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95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가 미친개

95화: 부러진 촛대와 제단의 입구

인화등의 광명으로 매복 살수들을 와해시킨 무림맹 토벌대는 마침내 지하 성전의 가장 아래쪽인 '천마의 제단(天魔祭壇)' 정문 앞에 도착했다.

그 정문은 거대한 원형 석문인 '천마생사륜(天魔生死輪)'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문고리 한가운데에는 마교 비전의 열가소성 형상기억합금으로 제작된 특수한 회전 열쇠 잠금 장치가 박혀 있어, 무공의 내력이나 철퇴로는 절대 부술 수 없고 오직 특정한 온도 조작을 통해서만 잠금이 열리도록 고안되어 있었다.

석문 앞에 륜의를 대고 앉아 있던 남궁성은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아우, 추워…… 손 시려 죽겠네…… 불 좀 쬐자……."

지하 깊은 곳의 한기와 함께 편두통의 여파로 인해 그의 손끝은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는 손을 따뜻하게 데우기 위해 석문 옆 벽면에 켜져 있던 거대 황동 촛대(뜨거운 밀랍 기름이 끓고 있는 촛대)의 불꽃 방향으로 손을 뻗어 온기를 느끼려 했다.

그가 몸을 일으켜 황동 촛대를 잡고 자기 쪽으로 당기려던 바로 그 순간, 뇌맥이 세차게 요동치며 1각(15분) 뒤의 미래가 번쩍였다.
대략 1각 뒤의 미래.

문이 열리지 않자 무림맹의 선봉 장로들이 석문의 모서리를 도끼로 찍는다.
그 순간 석문 좌우에 설치된 대형 자멸 화염 방사 장치인 '지옥인화구(地獄燐火口)'의 밸브가 가동되며, 수천 도의 불길이 동굴 전체를 휘덮어 무림맹 고수들을 통구이로 만들어 몰살시키는 끔찍한 파국이었다.

"으악! 석문 옆에 화염방사기 가스통을 매설해 놨잖아! 저걸 건드렸다간 다 같이 숯더미가 될 판이야!"

남궁성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화염 장치를 막고 석문을 안전하게 열려면, 끓는 촛대의 뜨거운 밀랍과 놋쇠 열기를 정문 중앙의 합금 열쇠 구멍에 부어 열쇠핀을 열팽창으로 잠금 해제시킴과 동시에, 흘러내린 끈적한 밀랍 기름이 석문 좌우의 지옥인화구 분사 구멍 틈새에 흘러 들어가 불꽃 신관을 사전에 꽉 틀어막아 버리게 해야 했다.

'내 손에 잡힌 이 황동 촛대의 지지대를 억지로 꺾어 부러뜨려야 해. 부러진 촛대의 펄펄 끓는 밀랍 냄비와 놋쇠 자락이 륜의 바퀴 반동을 받아 석문 정중앙의 열쇠 구멍을 정확히 타격해 기름을 쏟아붓게 조율하는 거다!'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과 한기 속에서 벽면의 황동 촛대 지지대를 움켜잡고 잡아당겼다.
하지만 뇌맥의 강렬한 발작으로 인해 손가락에 경련이 일어나며 발끝이 륜의 제동 장치를 콰직! 하고 세차게 걷어찼다.
"끄학……!"

제동이 풀린 륜의가 뒤로 덜컥 밀려 내려가며, 촛대를 쥔 남궁성의 상체가 크게 휘청였다. 그 몸무게(?)에 밀려 벽면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던 황동 촛대의 얇은 연결 부위가 콰직! 하고 부러져 내렸다.
지직! 쿵!

부러진 황동 촛대에서 흘러나온 펄펄 끓는 뜨거운 밀랍 기름과 뜨겁게 달아오른 황동 붓대 조각은 석문 앞쪽 대리석 경사면을 따라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끓는 밀랍 기름은 기가 막히게도 천마생사륜 정문 중앙의 형상기억합금 열쇠 구멍 속으로 주르륵 스며들어 가 열쇠핀을 열팽창으로 풀어버렸다.

동시에 끈적하게 식어가는 밀랍 기름의 잔여물들은 석문 좌우의 지옥인화구 배출구 미세 구멍 틈새로 폭포수처럼 흘러 들어가, 찰나의 순간 딱딱하게 굳어버리며 화염 방사구의 신관을 완벽하게 틀어막아 잠가 버렸다.

달컥! 스르르륵. 탁.

원형 석문인 천마생사륜이 어떠한 저항도 없이 좌우로 스르륵 열리며, 드넓고 장엄한 천마의 지하 본전 제단 내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문이 열렸다! 석문이 저절로 부드럽게 작동하여 열렸다!"
"게다가 석문 옆 화염 구멍 속이 끈적한 밀랍으로 완벽하게 봉인되어 오작동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이 보인다!"

남궁휘와 무림맹 무사들은 사기가 충천하여 열린 문을 향해 폭풍처럼 진격해 들어갔다.

부러진 촛대 조각 아래에 자빠진 채, 옷과 손에 끈적한 양초 밀랍 기름이 잔뜩 묻어 끙끙 앓고 있는 남궁성을 본 맹주 혁련진은 눈물을 흘리며 포권을 취했다.

"남궁 소협……! 적의 열가소성 잠금 장치의 해제 온도와 화염 방출구의 구조를 찰나에 간파하시고, 촛대를 부러뜨려 뜨거운 밀랍으로 문을 열고 방출구를 봉인해 버리신 것이오?! 이 어찌 물리적 열역학마저 완벽히 다루시는 무림의 구세주란 말이오!"

남궁휘 역시 무릎을 꿇으며 흐느꼈다.
"형님…… 밀랍 냄새로 온몸을 그슬리며 저희의 목숨을 구하시다니, 이 남궁휘는 평생 형님의 지혜의 깊이를 경외할 것입니다!"

남궁성은 손에 묻은 끈적하고 뜨거운 양초 기름을 털어내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밀랍은 왜 이리 뜨겁고 손은 왜 이 모양이고…… 나 진짜 손이 시려 불 쬐려던 것뿐인데…… 왜 촛대가 부러지고 난리야…… 집에 가고 싶다…….'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지하 제단의 최종 입구 돌파전마저 촛대 부러뜨리기 하나로 적의 만독 화염문을 해제하며, 무림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도 유쾌한 '현화군사(玄火軍師)'로 영원히 박제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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