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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90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90화: 찢어진 소매와 본전의 연기

흑혈곡 본전의 마지막 방어 장치까지 붕괴한 후, 무림맹 선봉대는 마침내 흑막의 대행자인 마교 부교주 '독고무휼'이 서 있는 내전 제단(祭壇) 앞마당에 도달했다.

제단 위에는 기괴한 무늬의 흑칠 성화가 타오르고 있었고, 독고무휼은 피에 젖은 검을 쥔 채 사악하게 웃고 있었다.

"하하하! 마침내 여기까지 왔구나, 정파의 졸개들아! 하지만 이 방 전체는 우리 교주께서 직접 안배하신 자멸의 극독 기관, '마천혈독무(魔天血毒霧)'의 분사관으로 가득 차 있다! 단 한 번의 격발로 이 내전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뼈째로 녹여 가루로 만들 수 있다!"

제단 구석, 륜의 위에 누워 있던 남궁성은 골이 깨질 듯한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이고, 코가 가렵다…… 코피가 왜 이리 멈추질 않는가……."

그는 최근 계속된 뇌맥의 마비 페널티로 인해 양 코에서 코피가 쉴 새 없이 흘러내려, 예복의 긴 소맷자락을 콧구멍에 갖다 대고 피를 닦아내며 끙끙거리고 있었다. 안색이 종이처럼 하얗게 떠서 부들부들 떠는 그의 비장한 풍모에, 맹주와 무사들은 다시 한번 깊은 경외심을 품고 마교도들의 기세를 압도했다.

그가 흐르는 코피를 예복 소매로 닦아내다 소매깃이 륜의의 제동 체인 기어(바퀴축 체인)에 꽉 끼어 끙끙거리던 바로 그 순간, 뇌맥이 세차게 요동치며 1각(15분) 뒤의 미래가 번쩍였다.
대략 1각 뒤의 미래.

독고무휼이 제단 뒤편의 흑철 석상인 '마천사자상(魔天獅子像)'의 입속에 장착된 붉은 격발 레버를 당긴다.
사자상의 벌어진 입 구멍(독가스 분사 노즐)을 통해 마천혈독무가 뿜어져 나와 내전 전체를 가득 채우고, 맹주 혁련진과 무림맹 고수 전원이 피를 토하며 해골바가지가 되어 즉사하는 파국이었다.

"으악! 가스 분출 노즐이 사자 입속에 숨겨져 있었네! 저 사자 주둥이를 막아야 산단 말이야!"

남궁성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독가스 분출을 막으려면, 가스가 압축되어 분출되는 사자상 주둥이 배출 구멍을 단단하고 두꺼운 섬유질(비단 소맷자락 뭉치)로 꽉 틀어막아야 했다. 가스가 막히면 압력을 견디지 못한 배관이 역방향으로 터져, 제단 뒤 조종실에 숨어 있는 마교 독사수들과 독고무휼을 덮쳐 자멸하게 만들 터였다.

'륜의 기어 체인에 낀 예복 소매를 억지로 잡아당겨 찢어낸다. 찢겨 나간 비단 소맷자락 뭉치가 륜의 바퀴 회전 탄성을 얻어 제단 옆 마천사자상의 벌어진 주둥이 속으로 쐐액! 하고 날아가 박히게 만드는 거야!'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과 흐르는 코피의 시야 속에서 소매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뇌맥의 강렬한 발작으로 인해 손가락에 경련이 일어나며 바퀴 레버를 잘못 건드렸다.
"끄흐윽……!"

앞으로 꼬꾸라진 남궁성의 다리가 바퀴 고속 제동 레버를 콰직! 하고 세차게 밟았고, 륜의 바퀴가 엄청난 역회전을 시작했다.
바퀴축 체인에 꽉 끼어 있던 남궁성의 튼튼한 비단 소맷자락이 강한 장력에 쓸려 찌지직! 소리를 내며 통째로 뜯겨 날아갔다.
지직! 쐐애애액---!

찢겨 나간 큼직한 비단 소맷자락 뭉치는 바퀴의 회전력을 받아 포물선을 그리며 제단 옆 마천사자상을 향해 비행했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도, 벌어진 마천사자상의 주둥이 구멍 속으로 퍽! 하고 세차게 박혀 들어가 공기 주입구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바로 그 찰나, 독고무휼이 광소하며 제단 뒤 사자상의 격발 레버를 힘껏 당겼다.
"같이 죽자, 정파의 버러지들아!"

레버가 가동되며 고압의 가스 밸브가 열렸다.
하지만 배출구인 사자상 주둥이가 남궁성의 소매 뭉치로 꽉 막혀 있었기에, 방출되지 못한 압축 마천혈독무는 배관 내부에서 엄청난 압력을 생성했다.

치이이이이익--- 콰아아앙!

결국 압력을 견디지 못한 배관이 역방향으로 폭발하며, 제단 뒤편의 마교 조종실과 독고무휼이 서 있던 제단 바닥을 날려버렸다.
역류한 마혈안개 가스는 제단 뒤의 마교도들과 독고무휼의 전신을 덮쳤고, 그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극독에 온몸의 내력과 혈맥이 마비되어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자, 자객과 부교주가 자신들의 독가스 역폭발에 휩쓸렸다!"
"정문을 돌파하라! 적의 수괴를 제압하라!"

남궁휘와 무림맹 적풍대 무사들은 사기가 충천하여 제단 위로 날아올라, 거품을 물고 마비되어 뒹굴고 있는 독고무휼과 마교도들을 단숨에 쇠사슬로 포박했다.

흑혈곡의 본전이 완벽하게 장악된 것이다.

소매 한쪽이 찢어져 헐벗은 채, 륜의 바퀴를 붙잡고 코피를 흘리며 신음하고 있는 남궁성을 본 맹주 혁련진은 눈물을 흘리며 포권을 취했다.

"남궁 소협……! 적의 최종 독가스 노즐 좌표를 한눈에 꿰뚫어 보시고, 자신의 명품 비단 소매를 찢어 날려 사자 주둥이를 막고 역폭발을 유도하신 것이오?! 이 어찌 유체역학의 압력마저 완벽히 조율하시는 무림의 구세주란 말이오!"

남궁휘 역시 무릎을 꿇으며 흐느꼈다.
"형님…… 한쪽 팔이 헐벗는 추위 속에서도 정파의 백여 명 고수들을 살려내시다니, 이 남궁휘는 평생 형님의 지혜의 그림자도 잊지 않겠습니다!"

남궁성은 찢겨 날아간 소매 너머로 드러난 시린 어깨를 감싸 쥐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내 예복…… 가문에 가져가서 자랑하려 한 건데 다 찢어졌잖아…… 한쪽 팔은 왜 이리 시리노…… 나 진짜 코피 닦으려고 당긴 건데…… 살려줘…….'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흑혈곡의 최종 제단마저 소매 찢기 하나로 마교 부교주의 최종 독무 함정을 무력화시키며, 무림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도 눈물겨운 '소매의 군신(袖之軍師)'으로 영원히 박제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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