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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87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87화: 찢어진 비단과 흑막의 대행

마침내 무림맹 토벌대는 마교의 최후 요새인 '흑혈곡(黑血谷)'의 거대한 강철 정문 앞까지 당도했다.

그 정문은 '한철(寒鐵)'을 두껍게 가공하여 제작된 거대 성벽이었고, 성벽 위에는 마교의 정예 방패병들과 함께 온갖 투석기와 화포 장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정파 무사들의 진입을 철저하게 가로막고 있었다.

정문이 바라보이는 대열의 후방, 남궁성은 륜의 위에 누운 채 가죽 벨트와 비단 허리띠를 긁어대며 신음하고 있었다.

"아이고, 허리야…… 밥을 잘못 먹었나, 왜 이리 배가 가스 차고 아프냐……."

최근 계속된 편두통맥의 통증과 함께 촉도의 비포장도로에서 겪은 극심한 소화불량으로 인해 그의 아랫배는 팽창할 대로 팽창해 있었다. 그는 륜의 위에서 허리를 비틀며 가죽 벨트와 비단 허리띠(사천성 당가 가주가 선물한 튼튼한 특제 비단 벨트)를 느슨하게 풀기 위해 끙끙거렸다.

그가 허리띠를 잡고 억지로 풀어내려던 바로 그 순간, 뇌맥이 끊어질 듯 요동치며 1각(15분) 뒤의 미래가 번쩍였다.
대략 1각 뒤의 미래.

무림맹의 공성퇴(성문 파괴용 거대 나무 둥치) 부대가 흑철 성문을 들이받으려는 순간.
성벽 위의 마교 장수들이 성벽 바닥에 매설된 거대 '화유 수송관(기름 파이프)'의 대형 밸브를 열어 펄펄 끓는 불길을 뿜어낸다. 공성로 전체가 거대한 화염 가마솥으로 변해 선봉의 무사 수백 명이 타 죽고 공성퇴 부대가 전멸하는 파국이었다. 화유 파이프라인은 토벌대가 서 있는 흙길 바닥 바로 아래 3자 깊이에 교묘하게 묻혀 있었다.

"으악! 지면 아래에 고압 기름 보일러 파이프를 깔아놨잖아! 저 기름이 터지면 고기구이가 되겠네!"

남궁성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기름 폭탄을 막으려면, 흙바닥 아래에 묻힌 화유 수송관의 주 차단 밸브(비상 해제 장치)를 파손하거나 차단 레버를 건드려 기름의 공급을 역방향으로 흐르게 조율해야 했다.

'내 허리띠 비단을 륜의 바퀴축과 바닥의 날카로운 쐐기 고리(륜의 고정용 뒷갈고리 레버)에 걸어 묶는다. 륜의를 뒤로 살짝 굴려 허리띠가 팽팽하게 당겨지게 만들면, 뜯겨 나간 비단 자락이 쐐기 갈고리를 잡아당기게 되고, 땅바닥으로 떨어진 무쇠 갈고리가 흙길 바닥 틈새의 드러난 '화유 파이프 주 차단 밸브 와이어'를 콰직! 하고 정확히 낚아채서 잠가버리게 만드는 거다!'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과 아랫배의 가스 통증 속에서 손을 뻗어 비단 허리띠를 풀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뇌맥의 강렬한 발작으로 인해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며 손가락 끝이 미끄러졌다.
"끄흐윽……!"

다리가 꼬인 남궁성은 륜의 뒤편 고정 갈고리 레버 위로 고꾸라졌고, 그의 튼튼한 비단 허리띠가 륜의 바퀴 회전축 틈새와 바닥의 무쇠 뒷갈고리에 칭칭 감긴 채 지직! 소리를 내며 반쯤 찢어졌다.
찌이이이익!

그 순간, 륜의가 뒤로 슬르륵 밀려 내려가며 감겨 있던 비단 허리띠가 팽팽한 장력을 얻어 뒷갈고리 고정 핀을 콰직! 하고 아래로 강하게 끌어당겼다.
툭! 쾅!

고정이 풀린 묵직한 무쇠 갈고리 레버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흙길을 사정없이 긁어대며 미끄러졌다.
레버 끝부분의 날카로운 갈고리는, 흙길 바로 아래 틈새에 감춰져 있던 마교 화유 수송관의 '비상 해제 와이어 밸브' 구리를 정확히 낚아채 감아버렸다.

그리고 엄청난 힘으로 와이어가 당겨지며, 지하의 주 화유 공급 밸브가 폐쇄됨과 동시에 역류 방지 밸브가 파괴되었다.

바로 그 찰나, 성벽 위 마교의 장로가 고함을 질렀다.
"화유 밸브를 개방하라! 정파 놈들을 다 태워 죽여라!"

마교도들이 성벽 위에서 밸브를 돌렸다.
하지만 지하의 역류 방지 밸브가 이미 파괴되어 있었기에, 끓는 화유는 성벽 밖이 아니라 역방향으로 뿜어져 나가 성벽 안쪽의 마교 화유 펌프실과 연료 저장고를 직격했다.

콰아아앙!!! 콰콰콰콰쾅---!!!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연쇄 폭발이 흑혈곡 성벽 내부에서 일어났다.
엄청난 불길과 함께 한철로 제작된 거대한 성벽 정문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콰콰쾅! 하고 앞으로 무너져 내리며 마교의 무적 철벽 방어선이 통째로 붕괴했다.

성벽 위에서 대기하던 마교 무사 수백 명이 폭발에 휘말려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고, 성문은 그물처럼 찢어져 열렸다.

"성문이 무너졌다! 적들의 화유가 역폭발했다!"
"진격하라! 마교를 토벌하라!"

남궁휘와 토벌대 무사들은 사기가 충천하여 열린 문을 향해 폭풍처럼 진격해 들어갔다.

흙바닥에 자빠진 채, 찢어진 비단 허리띠를 움켜쥐고 바지가 내려갈까 봐 아랫배를 움켜쥔 채 끙끙 앓고 있는 남궁성을 본 맹주 혁련진은 극도의 경외감에 눈물을 흘렸다.

"남궁 소협……! 적의 화유 파이프라인의 좌표와 레버 구조를 미리 꿰뚫어 보시고, 자신의 특제 비단 허리띠를 찢어가며 륜의의 갈고리를 작동시켜 밸브를 역류시키신 것이오?! 이 어찌 기하학과 건축 구조마저 다스리는 전승의 군신이 아니란 말이오!"

남궁휘 역시 무릎을 꿇으며 흐느꼈다.
"형님…… 바지가 내려가는 수치마저 개의치 않고 정파를 구하시는 저 눈물겨운 의지, 이 남궁휘는 평생의 귀감으로 삼겠습니다!"

남궁성은 바지를 꽉 움켜잡으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허리띠 다 찢어졌잖아…… 바지 흘러내린단 말이야…… 배가 와이리 아프고 가스가 차냐…… 나 진짜 화장실 가고 싶어서 끙끙댄 것뿐인데…… 살려줘…….'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흑혈곡의 무적 성벽마저 허리띠 찢기 하나로 적의 화유 파이프를 역폭발시키며, 무림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눈물겨운 '철관군사(鐵管軍師)'로 영원히 박제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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