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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83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83화: 날아간 술잔과 화산의 검로

무림맹 본산의 중앙 연무장에서는 어제 포획한 마교 자객들의 심문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정파의 방어 전술을 점검하기 위해 각 문파의 대표들이 모인 비무 시연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화산파의 대장로이자 강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검수라 불리는 '매풍 장로'가 무림맹 연무장 중앙에서 매화검법의 절예를 펼쳐 보이고 있었다. 그의 검로마다 번쩍이는 매화 검기가 연무장 바닥을 가득 채우며 참관하던 무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연무장 옆의 그늘막 아래 륜의에 기댄 채 앉아 있던 남궁성은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 머리 터진다…… 소리 왜 이리 시끄러워……."

매풍 장로가 휘두르는 검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울리는 날카로운 파공음은 남궁성의 심각한 편두통 뇌맥을 망치로 때리듯 강타했다. 안색이 시체처럼 질린 남궁성은 차라리 기절하길 바라며, 목을 축이기 위해 탁자 위의 따뜻한 국화차 잔을 들었다.

그가 작은 국화차 잔을 쥔 채 한 모금 마시려던 찰나, 머릿속에서 강렬한 자색 불꽃이 튀며 1각(15분) 뒤의 미래가 번쩍였다.
대략 1각 뒤의 미래.

매풍 장로가 화산파의 독문 초식인 '매화만개(梅花滿開)'를 시연하는 절정의 타이밍.
연무장 옆 거대한 매화나무 꼭대기 수풀 속에서, 마교 최고의 암살단장인 '영살검(影殺劍) 단리후'가 투명한 실로 짜인 맹독 와이어인 '귀면천사(鬼面天絲)'를 아래로 투하한다. 와이어는 바람을 타고 떨어져 맹주 혁련진의 목을 감아 절단하고, 연무장은 패닉에 빠져 참살당하는 파국이었다. 단리후는 나무 위의 나뭇잎과 나뭇가지 사이에 완벽한 위장술을 펼친 채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으악! 매화나무 위에서 저격 스파이더맨이라니! 저 끈끈이 와이어에 목이 감기면 바로 사망이잖아!"

남궁성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자객의 와이어 습격을 막으려면, 자객을 나무 위에서 떨어뜨림과 동시에 그의 와이어가 매풍 장로가 휘두르고 있는 회전 검기에 억지로 엉키게 만들어 자승자박하게 유도해야 했다.

'내가 들고 있는 청동 찻잔을 날려 매화나무 위 자객의 발목 지지대를 강타해야 해. 찻잔이 기가 막히게 튕겨 올라가며 나뭇가지에 걸려 있던 단단한 '매화나무 열매 뭉치(풋매실 뭉치)'를 자객의 머리 위로 떨어뜨리게 만든다면?'

남궁성은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페널티 속에서 청동 찻잔을 쥔 채 궤적을 짰다.
하지만 뇌맥의 강렬한 발작으로 인해 손가락 끝에 강한 경련이 일어났다.
"끄흐윽……!"

경련의 여파로 찻잔을 쥐고 있던 손이 옆으로 휙 미끄러졌고, 황동 찻잔이 탁자 모서리를 때린 뒤 사선 방향으로 높이 날아갔다.
팅---! 슝!

남궁성의 손을 떠난 황동 찻잔은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허공을 가르더니, 매풍 장로가 검법을 시연하던 연무장 바닥을 빗겨 지나가 매화나무 위쪽의 나뭇가지 틈새를 콰직! 하고 정확히 때렸다.
쩍!

타격의 충격으로 나뭇가지 끝에 달려 있던 단단하고 무거운 풋매실 뭉치 수십 개가 아래로 투두두둑 떨어졌다.
그리고 그 뭉치 중 가장 크고 단단한 매실 더미가, 나뭇잎 뒤에 몸을 숨기고 맹주 혁련진의 목을 조준해 귀면천사를 던지려던 영살검 단리후의 이마 정중앙을 뻑! 하고 세차게 직격했다.

"끄악!"
이마에 날벼락을 맞은 단리후는 뇌진탕을 일으켜 중심을 잃고 나무 아래로 허둥지둥 추락하기 시작했다.
추락하면서 그가 쥐고 있던 가느다란 귀면천사 실타래가 허공으로 풀려나갔다.

바로 그때!
매풍 장로는 화산파의 절예인 사방 회전 초식인 '매화만개'를 마지막으로 내지르던 참이었다.
스사사사삭!

허공으로 흩날리며 떨어지던 귀면천사의 실끝이, 매풍 장로가 삼천 번 회전시키던 검날의 끝부분에 걸리며 눈부신 속도로 칭칭 감겨 들어갔다.
스르륵! 탁!

감겨 들어가는 와이어의 탄성에 이끌려, 나무 위에서 떨어지던 자객 단리후의 몸뚱이는 연무장 바닥으로 패대기쳐지듯 추락하여 청석 바닥에 쾅! 하고 세차게 박혔다. 단리후는 다리와 어깨뼈가 부러진 채 단검과 와이어를 내팽개치고 바닥에서 피를 토하며 뒹굴었다.

"자객이다! 매화나무 위에 마교의 영살검 단리후가 있었다!"
"매풍 장로의 검기에 와이어가 엉켜 추락했다! 체포하라!"

연무장을 지키던 무림맹 무사들이 벼락처럼 날아올라 뼈가 부러진 단리후를 단숨에 제압하고 쇠사슬로 꽁꽁 묶었다.

비무장은 순식간에 평정을 되찾았다.

륜의 옆에 서서 코피를 흘린 채 황동 찻잔의 궤적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남궁성을 본 맹주 혁련진은 눈물을 흘리며 포권을 취했다.

"남궁 소협……! 나뭇잎 속에 숨은 마교 제일의 암살단장의 위치를 간파하시고, 찻잔을 던져 매실 뭉치로 적의 뚝배기를 깨뜨리심과 동시에, 화산파의 매화만개 검로의 회전 반경을 계산해 적의 와이어를 엉키게 만들어 끌어내리시다니! 이 어찌 강호 제일의 검수들마저 무릎 꿇게 만드는 천재적인 검학의 안배란 말이오!"

매풍 장로 역시 감격의 눈물을 닦으며 검을 거두고 무릎을 꿇었다.
"소가주 소협…… 소협의 계산 앞에서는 화산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매화검법마저 적을 끌어내리는 한 자루 도구에 불과했구려. 소협의 깊은 무학의 경지에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남궁성은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과 코피를 훔치며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
'코피가 또 와이리 많이 나냐…… 차 한 모금 마시려고 든 잔이 지 혼자 날아가 버리고…… 매실은 왜 떨어지고 난리야…… 머리 아프니까 의원 좀 빨리 불러달라고…….'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무림맹의 무술 시연회마저 찻잔 날리기 하나로 적의 에이스 암살자를 나무에서 사과처럼 떨어뜨려 잡으며, 무림 역사상 가장 기이하고도 기막힌 '검인군사(劍人軍師)'로 영원히 박제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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