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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80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80화: 미끄러진 뒷걸음과 숭산의 승전보 (3부 완결)

흑풍음양문이 뚫리자 무림맹 선봉대는 거침없이 마교 숭산 지부의 최심부인 내전(內殿)으로 진입했다.

그곳에는 이번 숭산 전선을 지휘하던 마교의 사도(使徒)이자 천마 교주의 심복, '백골천군(白骨天軍) 사투령'이 수십 명의 패잔병을 이끌고 최후의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사투령은 이미 패배를 직감한 듯, 눈에 광기를 가득 품은 채 품속에서 시커먼 구리 단지 하나를 꺼내 들었다.

"하하하! 정파 놈들! 맹주 혁련진! 우리 마교의 숭산 요새를 무너뜨린 대가로 너희 모두를 이 방과 함께 저승길 동무로 삼아주마! 이 단지는 일각 뒤에 폭발해 반경 백 장을 초토화시키는 천하제일의 폭진 화약, '파천천뢰탄(破天天雷彈)'이다!"

단지 중앙의 불꽃 신관이 치이익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맹주 혁련진과 장로들은 사색이 되어 소리쳤다.
"자학 자폭이다! 모두 막사 밖으로 대피하라!"

그때, 내전 한구석에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서 있던 남궁성은 극심한 생리적 절박함에 직면해 있었다.

'더는 못 참는다…… 진짜 지릴 것 같아. 염치를 불구하더라도 저 구석 기둥 뒤에서 몰래 해결해야겠다.'

남궁성은 이마에 핏대를 세운 채, 맹주와 마교도의 대치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눈물콧물이 범벅이 된 상태로 뒤로 살금살금 물러나며 기둥 뒤로 몸을 숨기려 했다.

그가 다리가 꼬인 채 뒤로 엉금엉금 한 걸음 물러나던 바로 그 순간, 뇌맥이 세차게 흔들리며 1각(15분) 뒤의 미래가 스쳐 지나갔다.
대략 1각 뒤의 미래.

사투령이 파천천뢰탄을 들고 무림맹 군대 한가운데로 돌진해 자폭한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내전 전체가 붕괴하며 무림맹주 혁련진과 선봉대의 고수들 대부분이 몰살당한다. 정파 연합군은 총사령관들을 잃고 숭산 전선에서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는 비참한 종말이었다.

"으악! 자폭 특공이라니! 저 시꺼먼 폭탄이 터지면 나도 가루가 된단 말이야!"

남궁성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자폭을 막으려면, 사투령이 들고 있는 폭탄 단지의 불꽃 신관을 물속에 빠뜨려 불씨를 꺼뜨려야 했다.
마침 사투령의 발밑 3장 거리에는, 아침에 마교도들이 본전 청소를 위해 채워둔 차갑고 깊은 '대형 청동 물대야(물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사투령의 발을 걸어 넘어뜨려, 그가 들고 있는 폭탄 단지가 앞으로 날아가 청동 물대야 속으로 쏙 빠지게 만들어야 해. 마침 내 발밑에는 부러진 무쇠 방패 판때기 하나가 널브러져 있군.'

남궁성은 뇌맥의 고통과 터지기 일보 직전인 아랫배의 통증 속에서 예지를 조율했다.
그는 뒤로 물러나다, 바닥에 흘러내린 기름과 잉크 얼룩을 밟고 뒤로 미끄러진다. 넘어지면서 그의 발끝이 바닥의 무쇠 방패를 걷어차고, 걷어차인 방패가 빙글빙글 슬라이딩하며 사투령의 발목을 콰직! 하고 세차게 때린다.

발목이 걸려 앞으로 고꾸라지는 사투령의 품에서 튕겨 나간 파천천뢰탄 단지가 포물선을 그리며 저 멀리 청동 물대야 속으로 골인하여 치익! 소리를 내며 무력화되는 미래가 선명하게 보였다.

'좋아, 휠체어 대신 미끄러지기 쇼다!'

남궁성은 눈물 흘리며 뒤로 물러나다, 바닥의 끈적한 먹물 오물을 밟았다.
미끄덩!
"으와앗!"

무게 중심을 잃은 남궁성은 공중으로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뒤로 보기 좋게 자빠졌다.
그 찰나의 순간, 그의 오른발 끝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묵직한 무쇠 방패 모서리를 세차게 걷어찼다.

쐐애애애액---!

무쇠 방패는 청석 바닥을 미끄러지며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날아갔다.
"하하하! 같이 죽자, 정파 놈들!"
파천천뢰탄을 들고 돌진하려던 사투령의 오른쪽 발목 뒤편을, 날아간 무쇠 방패가 팍! 하고 강타했다.

"끄악!"
갑작스러운 발목 타격에 중심을 잃은 사투령은 앞으로 보기 좋게 꼬꾸라졌고, 그의 두 손에서 벗어난 시커먼 파천천뢰탄 단지가 허공을 날아갔다.

슈우웅--- 퐁당!

날아간 단지는 본전 구석에 놓여 있던 깊고 커다란 청동 물대야의 한가운데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정확하게 입수했다.
푸쉬시시시시---!

단지 안으로 차가운 물이 가득 스며들며, 타들어 가던 폭탄의 도화선 불씨가 찰나의 순간 차갑게 꺼져 버렸다.

"자, 폭탄이 꺼졌다!"
"사투령이 자멸했다! 모두 적들을 생포하라!"

남궁휘와 장수들이 즉각 날아올라 바닥에 엎어진 사투령과 마교 패잔병들을 포박하고 쇠사슬로 단단히 묶었다.

상황은 완벽한 무혈 대승리로 끝났다.

바닥에 뒤로 자빠진 채 엉덩이를 움켜쥐고 다리를 부르르 떨고 있는 남궁성을 본 무림맹주 혁련진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남궁 소협……! 적의 자폭 의도를 미리 보시고, 미끄러지는 뒷걸음질 한 번으로 무쇠 방패를 날려 적의 발목을 꺾고 폭탄을 물에 빠뜨리신 것이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숭산 전선 전체의 평화를 이룩하시다니…… 이 어찌 천하 무림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구세주가 아니란 말이오!"

남궁휘 역시 무릎을 꿇으며 눈물을 훔쳤다.
"형님…… 몸소 바닥에 뒹구시며 저희를 폭발 속에서 구해내신 은혜, 평생 형님의 지혜의 그림자도 잊지 않겠습니다!"

남궁성은 꼬여버린 다리를 꼬아 쥐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과 아랫배의 극심한 고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엉덩이 뼈 부러질 뻔했네…… 냄새는 또 와이리 지독하노…… 나 진짜 화장실 급하다고…… 살려줘…….'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숭산 요새의 마지막 전투마저 미끄러진 뒷걸음질 하나로 적의 자폭 폭탄을 무력화시키며, 정파 무림 전체의 평화를 수호한 전설적인 '군신(軍神)'이자 무림의 구세주로 영원히 박제되고야 말았다.

(3부 숭산 대첩과 군신의 영광 -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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