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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8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8화: 소가주 경쟁의 서막

"성아, 네가 우리 남궁세가의 차기 소가주(少家主) 후보로 공식 임명되었다."

남궁태황의 벼락같은 선언에 남궁성은 입에 물고 있던 귤알을 퉤 하고 뱉어냈다.

"예?! 소가주요?! 제가요?!"

"그렇다. 그동안 너는 망나니 행세를 하며 힘을 숨겨왔으나, 무림맹 특사 사건, 제갈 소저와의 바둑 대결, 자객 생포, 그리고 어제 세작 적발까지…… 가문을 수호한 공로가 하늘을 찌른다. 장로회에서도 만장일치로 너를 소가주 후보로 추천했다!"

옆에 있던 사촌 남궁휘 역시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형님, 저 역시 소가주 후보로 경쟁하게 되었으나, 형님의 깊은 지혜 앞에서는 한참 부족함을 알고 있습니다. 부디 정정당당하게 대결해 주십시오."

남궁성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소가주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새벽같이 일어나 가문 문서를 결재하고, 매일 8시간씩 지옥 같은 검법 수련을 해야 하며, 강호의 온갖 귀찮은 경조사에 대표로 참석해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3D 업종 중의 3D 업종이었다. 평생을 한량으로 편하게 먹고살려던 남궁성의 원대한 인생 계획이 뿌리째 흔들리는 대위기였다.

'안 돼! 소가주 경쟁에서 무조건 탈락해야 해!'

탈락할 방법은 간단했다. 소가주 경선은 총 세 가지 시험으로 치러지는데, 첫 번째 시험은 바로 가문의 역사와 무학(武學) 이론을 평가하는 '필기시험'이었다.

시험관은 가문 내에서 가장 깐깐하고 융통성 없기로 소문난 대장로 남궁벽이었다. 남궁성은 머리를 굴렸다.

'시험 문제를 미리 훔쳐보고, 가장 어처구니없고 멍청한 답변만 골라서 적어 제출하자. 그러면 대장로님이 뒷목을 잡고 나를 후보에서 당장 탈락시키겠지!'

시험 전날 밤, 남궁성은 방에 누워 예지력을 가동했다. 뇌맥을 찌르는 욱신거리는 두통을 참아내며, 내일 오전에 펼쳐질 시험지의 내용을 엿보았다.

환영 속에서 시험지가 보였다.
대장로가 출제한 단 하나의 논술형 질문.
[검(劍)의 궁극적인 본질은 무엇이며, 단전의 진기를 검날에 실어 보내는 검강(劍罡)의 이치를 음양(陰陽)의 조화에 대입하여 서술하라.]

남궁성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아주 엄숙하고 진지한 학술 질문이로군. 좋아, 여기에 강호 역사상 가장 미친놈 같은 헛소리를 적어주마!'

다음 날 오전, 세가의 시험실.
남궁성과 남궁휘는 나란히 앉아 시험지를 받아들었다. 과연 남궁성이 어젯밤 예지한 질문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남궁휘는 문제를 보자마자 장엄한 표정으로 붓을 들어 거침없이 답안을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반면 남궁성은 붓을 굴리며 썩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거침없이 답안지를 채워 나갔다.

[검의 본질은 기름에 튀긴 닭(炸鷄)과 같다. 무릇 훌륭한 닭 튀김은 겉은 단단하고 바삭하며(防御), 속은 기름지고 촉촉해야(內功) 하는 법. 겉이 너무 무르면 닭의 맛을 잃고, 속이 너무 마르면 씹을 수가 없다.
검강을 다루는 이치 역시 이와 같으니, 불의 세기(陽)와 양념의 조화(陰)를 완벽하게 조율하여 겉바속촉(外剛內柔)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검의 궁극이다. 따라서 본 필자는 검을 닦기 전에 먼저 주방으로 가 닭을 튀기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남궁성은 답안지를 다 작성한 후 만족스럽게 붓을 놓았다.
'크하하! 닭 튀김이라니! 이 답안지를 보면 대장로님이 분노하셔서 내 뺨을 때리고 당장 탈락 처리하시겠지!'

그는 답안지를 가장 먼저 제출하고 콧노래를 부르며 시험실을 빠져나왔다.

잠시 후, 답안지를 채점하기 위해 교단에 앉은 대장로 남궁벽은 남궁성의 답안지를 펼쳐 들었다.

"음…… 삼공자의 답안이로군. 과연 어떤 깊은 혜안이…… 으음?!"

대장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의 이마에 핏대가 섰고, 손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닭, 닭 튀김이라니?! 이 무슨 황당무계한……!"

옆에서 함께 채점하던 가주 남궁태황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대장로, 왜 그러시오? 성이가 무슨 헛소리라도 적었소?"

대장로는 남궁성의 답안지를 내던지려 했다. 하지만 그 찰나, 수십 년간 무학을 연구해 온 대장로의 뇌리에 기이한 깨달음의 불꽃이 튀었다.

'잠깐…… 닭 튀김의 겉바속촉(外剛內柔)?'

대장로는 멈칫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이것은 창공검법의 극의인 강유조화(剛柔調和)의 원리를 극도로 단순화하여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보통의 무인들은 강(剛)함을 추구하느라 혈맥을 단단하게 만들어 도리어 내공의 흐름을 망치는데, 성이는 겉을 단단하게 하되 내면은 물처럼 유연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닭'이라는 하찮은 생물에 빗대어 천재적으로 비유한 것이다!'

게다가 불의 세기와 양념의 조화는 단전의 수화기제(水火旣濟)를 뜻하는 완벽한 은유였다.

대장로의 얼굴이 분노에서 경악으로, 그리고 마침내 깊은 감탄으로 서서히 바뀌어 갔다.

"아……! 아아……!"

"대장로? 왜 그러시오? 얼굴색이 왜 그리 변하오?"

대장로 남궁벽은 남궁성의 답안지를 가슴에 꼭 품으며 촉촉해진 눈으로 남궁태황을 바라보았다.

"가주…… 삼공자는 참으로 천재를 넘어선 성인(聖人)이십니다. 가문의 비전 무학을 이토록 친근하고도 완벽한 비유로 풀어내시다니! 제가 가르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이 답안지는 무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남궁태황 역시 답안지를 읽어보고 무릎을 탁 쳤다.
"오오! 과연 내 아들이로다! 검의 극의를 닭 튀김으로 설명하다니, 이 얼마나 대담하고 독창적인 발상인가!"

그 시각, 정원에서 한가롭게 누워 귤을 까먹던 남궁성은 뇌맥을 스치는 불길한 두통과 함께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어라……? 왜 또 머리가 아프지? 인과율이…… 인과율이 또 왜 이따위로 흘러가는 건데?!'

남궁성의 필사적인 낙제 기도는, 또 한 번 가문을 발칵 뒤집어놓은 천재적 명답안으로 둔갑해 그를 소가주 자리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밀어붙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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