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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73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73화: 떨어진 고구마가 부른 천라지망

마교의 숭산 요새를 포위한 무림맹의 본진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

적들은 요새의 문을 걸어 잠근 채 굳게 버티고 있었고, 맹주 혁련진은 적들이 어떤 최후의 발악을 준비하고 있을지 몰라 밤잠을 설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총군사 남궁성은 전혀 다른 이유로 밤잠을 설치고 있었다.

"아…… 뜨거라! 쓰읍……."

남궁성은 사령부 구석에 피워둔 작은 모닥불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의 손에는 노랗게 잘 익은 뜨끈뜨끈한 '군고구마'가 들려 있었다. 최근 며칠 동안 죽과 훠궈 소동으로 지친 위장을 달래기 위해, 한밤중에 몰래 나와 야식을 즐기던 참이었다.

물론 그의 머리는 여전히 지독한 편두통으로 지끈거리고 있었다.

'밤바람은 차갑고, 고구마는 달고…… 인생 뭐 별거 있나. 마교고 나발이고 내일 아침에 남궁세가로 도망칠 야반도주 계획이나 짜야겠다.'

남궁성이 뜨거운 고구마 껍질을 호호 불며 한 입 베어 물려던 바로 그 순간.
뇌릿속에서 찌릿한 고압 전류가 흐르며 눈앞이 암전되었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무림맹주 혁련진의 대형 막사 한가운데 바닥이 스르르 열리며, 마교의 최정예 땅굴 습격조인 '지륭대(地龍隊)'가 칼을 뽑아 들고 튀어나온다. 그들은 무림맹 본진의 삼엄한 경비를 피해 지하로 뚫어놓은 비밀 갱도를 통해 침투한 것이었다. 기습을 당한 맹주와 장로들은 미처 대비하지 못하고 쓰러지고, 곁방에 누워 자던 남궁성 역시 자객의 칼에 목이 달아나는 끔찍한 결말이었다.

"으아악! 땅굴이라니! 이 마교 놈들은 두더지도 아니고 맨날 땅만 파고 돌아다니냐?!"

남궁성은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
땅굴의 출구는 정확히 맹주 막사 바닥으로 연결될 예정이었고, 갱도의 천장은 지지대가 부실해 충격을 주면 쉽게 무너져 내릴 수 있는 구조였다. 갱도의 핵심 지지 기둥이 바로 남궁성이 앉아 있는 모닥불 바로 옆, 작은 쥐구멍 크기의 배기공(숨구멍)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저 배기공 안으로 단단하고 묵직한 물체를 집어넣어 지지용 쐐기돌을 건드리면 갱도 전체가 와르르 무너져 내릴 텐데…….'

남궁성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고통 속에서 예지를 비틀었다.
그는 고구마를 입에 넣으려다 앗 뜨거! 하며 고구마를 놓친다.
떨어진 뜨거운 고구마는 데굴데굴 굴러 모닥불 옆의 배기공 구멍 속으로 쏙 빠져버린다.

남궁성은 소중한 고구마를 구하기 위해 모닥불 옆에 있던 길고 뾰족한 무쇠 부지깽이를 쥐고 배기공 구멍 깊숙이 찔러 넣어 휘젓기 시작한다.
그가 부지깽이를 마구 쑤셔대는 과정에서, 구멍 아래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던 마교 갱도의 '핵심 지지 쐐기돌'을 부지깽이 끝으로 쾅! 하고 정확하게 쳐서 떨어뜨린다.

기둥이 무너지며 갱도 천장이 와르르 붕괴하고, 땅굴을 파고 들어오던 마교 지륭대 무사 수십 명이 흙더미에 깔려 기절하거나 갇혀버리는 미래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좋아, 내 고구마를 돌려받는 겸 땅굴도 막아주마!'

남궁성은 이마를 짚으며 모닥불에서 갓 꺼낸 고구마를 손으로 쥐었다.
"앗! 뜨거!"
상상을 초월하는 고열에 손가락이 데인 남궁성은 비명을 지르며 고구마를 떨어뜨렸다.

데굴데굴데굴…… 쏙!

고구마는 기가 막힌 각도로 굴러가더니, 모닥불 바로 옆 수풀 사이에 숨겨져 있던 작은 쥐구멍 크기의 공기 배기공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내 고구마가!!! 안 돼!!!"
남궁성은 절규했다. 배고픔과 분노가 극에 달한 그는 다리가 풀려 비틀거리면서도, 모닥불 옆에 놓여 있던 길쭉한 무쇠 부지깽이를 꽉 쥐었다.
그리고 배기공 구멍 속으로 부지깽이를 사정없이 집어넣어 미친 듯이 쑤셔대기 시작했다.

쑤셔라! 쑤셔! 내 고구마를 찾아내라!

"어디 갔어! 내 황금 고구마 내놔!"
남궁성이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눈물콧물을 흘리며 부지깽이를 구멍 안쪽 깊숙이 밀어 넣고 세차게 휘저었다.

그 순간.
구멍 안쪽 깊은 곳에서 툭! 하는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무언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렸다.

빠드득! 콰르르르릉---!!!

찰나의 순간, 남궁성이 앉아 있던 사령부 앞뜰 바닥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어서 맹주 막사 방향의 지하 깊은 곳에서 쿠쿠쿠쿵! 하는 거대한 붕괴음과 함께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으아아악! 땅이 무너진다! 살려줘!"
"흙더미에 깔렸다! 퇴로가 막혔다!"

남궁성의 부지깽이질 한 번에 지하 갱도의 핵심 쐐기돌이 부서지면서, 마교 지륭대가 심혈을 기울여 판 수백 장 길이의 땅굴이 통째로 붕괴해 버린 것이다.
땅굴 속에 갇힌 마교 살수들은 흙더미에 깔려 꼼짝달싹 못 하게 되었고, 지상으로 무너져 내린 구멍을 보고 달려온 남궁휘와 무림맹 무사들은 땅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적들을 아주 손쉽게 끌어내어 포박했다.

"땅굴 습격조다! 마교의 정예 부대가 지하로 침투하려다 몰살당했다!"

소란을 듣고 옷을 대충 걸친 채 뛰어나온 무림맹주 혁련진은 부지깽이를 든 채 멍하니 서 있는 남궁성을 바라보았다. 맹주의 눈에는 경외와 충격이 가득 차 있었다.

"남궁 소협……! 적들이 지하 갱도를 통해 내 막사로 침투할 것을 간파하시고, 한 자루 부지깽이로 천지의 지맥을 흔들어 적들의 땅굴을 통째로 붕괴시키신 것이오?! 이 어찌 풍수와 지리를 손바닥 안의 공기처럼 다루는 경지란 말이오!"

남궁휘 역시 무릎을 꿇으며 흐느꼈다.
"형님…… 고구마를 떨어뜨려 적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부지깽이 하나로 지맥을 무너뜨려 자객들을 일망타진하시다니, 소생은 평생 형님의 발끝만도 못 따라갈 것입니다!"

남궁성은 흙먼지가 묻은 부지깽이를 쥔 채, 쪼개질 듯한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고구마 다 뭉개졌잖아…… 내 야식…… 나 진짜 배고파서 고구마 찾으려고 쑤신 건데…… 땅은 왜 꺼지고 난리야…… 집에 갈래…….'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숭산의 포위망 깊은 밤마저 부지깽이 쑤시기 하나로 적의 지하 침투 부대를 생매장해 버리며, 무림 역사상 전무후무한 '지리신군(地理神君)'이자 대지의 천재로 다시 한번 신화에 박제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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